• 최종편집 2024-05-0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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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문화 검색결과

  • 이길 수 없는 싸움
    수업 일기 1 -이길 수 없는 싸움 박 일 환 넌 맨날 지각이냐? 지각 안 한 날이 더 많은데요? 그래서 잘했다는 거냐? 선생님이 말은 똑바로 하라고 하셨잖아요. 남아서 벌 청소 하고 가. 청소 말고 다른 거 하면 안 되나요? 오늘은 일찍 가야 해서요. 갈 데가 왜 그리 많아? 학교만 아니면 갈 데야 많죠. 그럼 학교는 왜 오는 거냐? 졸업하려고요. 졸업은 해서 뭐 하게? 지금까지 다닌 게 억울하잖아요. 억울하면 청소하고 가. 한 번만 봐주세요, 어차피 도망갈 건데. 니가 나를 좀 봐줘라. 헤헤헤― 허허허― --------------------------------------------------------------- 이 시를 읽으면 대화하는 학생과 선생의 표정과 몸짓, 그리고 그 심리까지도 세밀화처럼 그려져 떠오른다. 나는 사실 이런 애들이 맘에 든다. 그냥 삐딱하고 순종적이지 않아서라기보다는 자기 삶을 향한주체적 대응이 맘에 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응이 매우 논리적이다. 물론 그건 논리라기보다는 말대답일 뿐인데 그게 자신의 주체적 삶에 강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맘에 든다.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 어쩌면 진솔한 자신의 삶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주체적 삶과 연계된 진솔함은 사실 우리 현실 사회의 삶에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 가운데 하나이지 않은가. 이처럼 진짜 교육은 학교나 교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늘 부딪히는 현실 삶에 더 많이 있다. 그래서 교사의 교육은 수업 시간보다 수업 외의 시간들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좋은 교사란 수업을 잘하는 것보다는 제대로 된 사람 냄새를 풍기는 사람이 아닐까. 교육이 무엇인가. 결국은 사람을 사람답게 길러 내자는 것이 아닌가. 달라이라마가 교육에 대해 이야기한 대목이생각나 인용해 본다. “언제고 공교육 기관들이 내가 ‘가슴 교육(Educating Heart)’이라고 부르는 내용에 관심을 갖는 것이 나의 희망이다. 기본적인 학문에 적절히 숙달될 필요를 우리 모두 인정하듯이 아이들이 학교 커리큘럼으로 사랑, 자비, 정의, 용서 같은 내적 가치들의 필요불가피성을 배우는 그런 때가 오기를 나는 희망한다.” 달라이라마가 말하는 내적 가치들을 학교 커리큘럼으로 넣어서 가르치는 시절이 온다면 위 시 속의 화자 박일환 선생 같은 사람이 바로 적임의 교사일 것이다. ‘니가 나를 좀 봐줘라’ 라는 말에 담겨 있는 것처럼 아이들과 동등한 눈높이에서 가장 적절한 대화를 거짓 없이 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박두규. 시인)
    • 지리산문화
    • 시를 찾아서
    2024-04-10

지리산 오늘 검색결과

  • 우리 세금이 산림 파괴에 사용되는 것을 멈춰주세요.
    우리의 아름다운 백두대간 숲이 국민의 세금으로 파괴되고 있습니다. 매년 수천억 원이 넘는 우리 세금이 수십, 수백 년간 뿌리내린 거대한 숲을 베는 데 낭비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이 규모는 소방청 예산의 9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숲을 보호해야 하는 대한민국 산림청이 나무를 베어내고 숲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명목은 ‘숲 가꾸기’이지만 그 내용은 대규모의 나무를 베어내는 숲 파괴 정책입니다. 거대한 숲이 ‘돈이 되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베이고 뿌리째 뽑히고 있습니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우리 후손에게 남겨야 할 산림 생태계를 파괴하는 산림청의 정책이 산림을 보존할 수 있는 정책으로 바뀔 수 있도록 청원으로 함께 막아주세요. 클릭 -> 우리 세금을 산림파괴에 쓰는 것을 멈춰주세요! | 그린피스 (greenpeace.org)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위기
    2024-04-05

이야기 검색결과

  • 지리산 화엄사 석축에 담긴 석공의 손길, 잉카의 기술인 듯
    4월 초순 한식 절기에 지리산 화엄사로 향하는 도로와 강변 둑에는 벚꽃이 만개하였다. 구례군 마산면에 있는 이 사찰은 지리산 노고단으로 올라가는 등산 코스의 출발점이다. 국보와 보물 등 많은 문화재를 보존하고 있는 사찰 도량에서 으뜸 건축물인 대웅전과 각황전은 태산처럼 드높은 위용으로 중생에 대한 자비로움을 표상하고 있다. 지리산 화엄사 일주문 (사진: 이완우) 법고루 아래 터에서 당간 지주 두 돌기둥을 살펴보다가, 잉카의 마추피추 석벽과 같은 겹쌓기 석축이 눈에 띄었다. 규모가 제법 큰 바위 표면을 평평하게 다듬고 모서리를 사각, 오각 및 육각으로 정과 망치로 균일하게 쪼아서 이웃 바위와 맞대어 촘촘히 쌓아 올렸다. 아랫돌과 윗돌을 곡면으로 쪼아 맞춘 맞댐은 곡선미가 드러났다. 이곳 석축을 쌓았을 석공의 정성과 기량에 감탄하면서, 기하학적 무늬로 퍼즐 맞추듯 이어지는 이웃 돌과 만나는 조화를 살펴보았다. 석축을 구성하는 바위 조각들의 배열에서 무생물인 바위들도 중생들처럼 얼기설기 인연을 맺고 석축으로 한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지리산 화엄사 법고루 앞 석축 (사진: 이완우) 각황전의 오른편 도량 뜰에 천연기념물 '구례 화엄사 화엄매'가 이슬비를 맞으며 활짝 피었다. 이슬비를 맞으며 꽃잎들을 떨구고 있는데도, 청아한 기상은 여전했다. 임진왜란 때 전소된 이곳 사찰의 중건과 함께 300여 년의 역사를 같이했던 홍매화 나무는 3월 중순이면 따뜻한 자비의 색채가 어린 꽃망울을 매년 어김없이 터트려 왔다. 무소유의 법정(法頂, 1931~2010) 스님은 "피어있는 것만이 꽃이 아니라, 지는 것도 또한 꽃이다."고 했다. 꽃이 피는 순간도 아름다운 절정이고, 꽃이 질 때도 역시 아름다운 절정임을 화엄사 홍매는 낙화(落花)로써 말없이 이야기했다. 지는 꽃잎을 배웅하면서 청순한 새싹을 돋우는 홍매화가 함초롬히 비에 젖었다. 지리산 화엄사 각황전 옆 홍매화 낙화 중 (사진: 이완우) 화엄사 명부전 옆 오른쪽 도량 뜰에 보리수나무가 연두색 싹을 틔우고 있었다. 연두색의 밝은 색조에 마음이 환해진다. 2천5백여 년 전에 싯다르타 태자는 출가하여 오랜 세월의 고행과 수행을 하였어도 생사에 대한 고뇌와 번민은 여전하였다. 태자는 보리수 아래에 자리 잡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수행을 시작하였다. '깨달음에 이르지 않으면 결코 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라.' 태자의 희망 어린 초발심은 결국 보리수 열매 같은 굳은 깨달음에 도달하였다. 불교에서 불상이 나타나기 이전에, 보리수나무는 부처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상징물의 하나였다. 화엄사 보리수나무의 새싹에서 수행의 도구인 108 염주로 성장할 꽃눈을 찾아 보았다. 도량에서 보리수나무는 참배객들에 의미 있는 성스러운 나무인데 보리수나무를 알리는 안내판은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다. 지리산 화엄사 보리수 새싹 (사진: 이완우) 화엄사 입구의 산기슭 아래 후미진 곳에 앞면 3칸, 옆면 2칸의 맞배지붕 형식 건물인 남악사(南岳祠)를 찾아가 보았다. 남악(南岳)은 신라 시대 지리산을 일컫는 것으로 남악사는 삼국 시대부터 지리산 산신제를 올렸던 곳이었다. 남악사는 삼국 시대에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고려 시대에는 노고단에서, 조선 시대에는 남원부 산동의 갈뫼봉 아래 당동에서 성모 여신(聖母 女神)인 지리산 산신제를 올렸다. 지리산은 두류산(頭流山), 방장산(方丈山), 방호산(方壺山) 및 불복산(不伏山)이라는 여러 이름이 있다. 불복산은 고려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건국하려는 이성계의 기도를 지리산 산신이 반대하였다는 전설에서 유래한다. 이 전설은 지리산 산신의 정체성을 상징한다고 보겠다. 신라 시대에 화랑들의 수련장이었던 노고단과 천왕봉 등 수많은 영봉을 품은 지리산은 생명력 풍부한 30대 연령의 여신이 품어주는 듯 역동적인 영산(靈山)이다. 지리산의 그 역동적인 여신이 노고단의 노고 할미 이미지로 변형된 때는 언제부터일까? 그늘진 곳에서 이끼가 잔뜩 낀 남악사는 돌길이 이슬비 내린 날씨에 미끄러워서 걷기에도 조심스러웠다. 매년 4월 중순의 '구례 군민의 날'에 남악제(약수제)가 이곳에서 거행된다. 남악사 마당에는 300년 수령으로 추정되는 느릅나뭇과의 팽나무가 밝은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웠다. 남악사가 밝게 단장되고, 노고할미가 아니라 신라 시대 원화(源花)와 같은 밝고 역동적인 지리산 산신의 이미지를 희망해 본다. 지리산 남악사 팽나무 새싹과 꽃 (사진: 이완우)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 게재(2024.04.08) 되었습니다. 이 기사를 쓴 기자는 문화관광해설사입니다. 향토의 사회, 문화, 역사, 설화와 자연에서 사실을 확인하여 새롭게 인식하고 의미와 가치를 찾아서 스토리텔링으로 간략히 엮어갑니다.
    • 이야기
    • 류오선의 지리산이야기
    2024-04-08

2024 산청의 해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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