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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마을] 지하수, 지킬 해법 있다
    [기후+마을] 줄어드는 지하수, 지킬 해법 있다 세계 곳곳에서 담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는, 이제 너무 많이 들어서 지겨우실지도 모르겠어요. 1960년대 이후 세계 물 사용량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하지요. 이대로라면 2050년에는 지금보다 30억 명이 더 물 부족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고요. 해마다 담수가 평균 4기가톤씩 사라졌다는 연구 결과나, 인류가 지하수 2조 1,500톤을 퍼 올려서 지구 자전축이 동쪽으로 80㎝ 기울어졌다는 연구 결과 같은 암울한 얘기는 인제 그만 듣고 싶으실 거예요. 담수 문제, 특히 지하수 고갈 문제에서 희망을 찾을 수는 없을까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담수가 줄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지하수 고갈이 늦어지는 모습이 보였다고 해요. 물 부족 현실 속, 희망을 찾아서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 환경과학과 스콧 야세코 교수 연구팀은 40개 나라 우물 17만 개와 대수층 1,700곳에서 지하수 데이터를 모아 분석했습니다. 여기서 대수층이란, 모래와 자갈과 점토 등으로 이뤄져 지하수를 머금고 있는 지층을 말해요. 눈과 비와 녹은 얼음이 지하로 스며들어 대수층이 만들어지지요. 그들이 연구한 결과 대부분 지역에서 대수층이 줄어들었지만, 지하수가 사라지는 속도가 늦춰진 지역도 있었다고 해요. 가장 두드러진 사례를 보자면,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지역 대수층은 2000년 이후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는 속도가 줄어들었어요. 또, 태국 방콕 분지의 대수층에서 벌어지던 담수 손실 현상이 21세기에 들어 역전됐다고도 해요. 이란의 압바스 에샤르기 분지 서부 지역에 있는 대수층에서도 수위가 복구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하고요, 이 외에도 스페인과 미국 일부 대수층에서도 지하수 감소 속도가 늦춰졌어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어떻게 지킬 수 있나 연구팀은 ‘수자원 관리’가 담수 손실을 줄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발표했어요. 예를 들어, 사우디 정부는 물이 많이 필요한 작물을 재배하지 못하게 하는 등 지하수 관리 정책을 쓴 덕분에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는 속도를 늦췄습니다. 태국은 지하수를 퍼 올리는 사업자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여 지하수가 마구잡이로 퍼 올려지는 걸 제한했지요. 지하수 감소 속도가 역전된 사례들을 통해 지하수와 지표수 관리 정책들이 무척 중요하다는 걸 연구팀은 강조했습니다. 이제껏 함부로 뽑아 쓰던 지하수를 더는 무분별하게 퍼 올리지 못하도록 막는 정책 개입이야말로 아주 중요하고 효과적인 물 부족 해결 방안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산청에서 이상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지하수 취수 증량 정책, 제정신인가? 그거 아세요? 산청군에 있는 4개 생수 공장 하루 취수 허가량은 5,264톤으로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제주 삼다수보다 약 1,000톤이나 많다고 해요. 여기에 하동까지 포함하면 6개 생수 공장에서 하루 6,364톤을 취수하는 셈인데요, 물 1톤은 보통 4인 가구가 약 이틀 동안 사용하는 수돗물 양이니, 6,364톤은 4인 가구가 12,728일 동안 쓸 물이고, 이를 지리산권에서 하루 만에 퍼 올리고 있다는 말입니다. 지금도 이렇게 물을 많이 뽑아 올리는데, 얼마 전 경상남도는 여기에 더해서 하루 272톤을 더 취수할 수 있게 허가해 주었습니다. 산청군 삼장면 덕교리에 본사를 둔 ㈜지리산산청샘물은 하루 취수량을 기존 용량을 포함해 1,050톤까지 늘리겠다며 ‘450톤 증량안’을 경남도에 제출한 데 대해, 경남도는 앞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진행한 환경영향심사에서 272톤 증량이 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취수 증량을 허가해 주었습니다. 주민과 환경단체는 “특정 업체가 지하수를 싹쓸이하도록 허가하고, 이 과정에서 불법과 편법이 벌어졌다”며 “지하수 취수 증량 허가를 철회하라”며 경상남도에 요구했어요. 몇 해 전부터 흙탕물이 나와서 마실 물도 모자란다고 하소연하는 주민들은, 환경영향조사에 주민들이 참여할 기회가 전혀 없었고, 과정도 모두 비공개되었으며, 이 조사의 비용조차 기업이 대고 있어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어요. 게다가 경남도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주민 참여하에 동시 양수시험을 재진행하고, 최종심의 자료를 공개해 재논의하라”고 한 사회대통합위원회의 권고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환경영향조사서 심의내용에 “지하수 고갈 위험”이 분명히 지적되었는데도 이를 외면한 채 취수 증량을 허가하여 더 문제가 되고 있어요. 이미 전 세계 대수층이 고갈되는 상황에서, 물 부족 국가인 한국은 2080년에 약 300만 명이 지하수 부족을 경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요. 물 부족 위기가 해마다 심해지는 이때, 대체 지하수를 마구 퍼 올리게 놔두는 정책들이 쉽게 만들어져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요? 대수층이 마르는 일은 개인이 물을 절약하는 일만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미 물을 돈벌이로 이용하는 이들이 계속 모두의 것을 함부로 쓸 수 없도록 막는 정책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막을 수 있을 때 막아야 합니다. 사진 : 증량 허가 결정이 나기 전, 주민과 환경단체는 여러 번 경남도청에 찾아가 ‘취수 증량을 불허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1월 29일 경남도청은 한 기업이 하루에 272톤을 더 취수하도록 허가해, ‘편법과 불법으로 지하수 싹쓸이 허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글쓴이 : 홍버들 지리산인 편집위원입니다. 이 글은 <봉성신문>에도 함께 싣습니다.
    • 기후위기
    2026-02-15
  •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파괴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법 독소조항 삭제하라!
    전남광주가 통합을 하면서 만들어진 전남광주통합특별법에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독소조항등이 가득합니다. 자연공원법의 공원시설을 설치함에 있어 공원관리청과의 협의가 없어도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제93,제94조는 국립공원을 보전이 아닌 유원지화 할 것이며 제264조에는 '공익사업'의 경우 특별도지사가 국립공원 해제를 요청할 수 있고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에 따라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어 과거 흑산도공항을 허가해주었던 것처럼 지리산의 일부 지역을 국립공원에서 해제하여 케이블카던 리조트, 그 무엇이든지 건설할 수 있게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제271조는 백두대간보호법까지 무력화 시켜서 국가의 정맥인 백두대간까지 파괴할 수 있게 하는 법입니다. 이에 지리산사람들/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민주당과 전남, 광주 지자체장의 지리산 파괴 행위를 강하게 규탄합니다. 성명서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파괴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법 독소조항 삭제하라! 민주당은 민족의 영산을 파괴하려는 공작을 멈추라! 지리산은 전남도의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의 영적인 존재이다. 지자체와 민주당이 마음대로 개발하고 파괴해도 되는 일부 집단의 소유가 아니다.그러나 전남,광주를 통합하며 만들어지고 있는 특별법(제264조)에는 ‘공익사업’이라는 모호한 내용으로 국립공원에 대한 해제를 요구할 수 있고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특별한 경우가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는 기속력을 부여하고 있다.이와 연계하여 제271조(산림이용진흥지구 내 적용의 특례) 3항에 자연공원의 공원시설(제18조제2항제1호나목)로 들어가 있는 [공원자연보전지구에서 허용되는 ‘최소한의 공원시설’]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는 최소한의 공원시설에 들어가 있는 궤도,삭도(케이블카)를 포함한 것으로. 이는 지리산을 겨냥한 법 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민족의 영산에 쇠말뚝을 박기 위한 법을 만든 것이다. 민주당은 민족의 영산을 파괴하는 악법의 독소조항은 삭제되어야 한다. 여기에 더 나아가[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에 대한 대규모 규제 완화역시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산림청과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산림이용진흥사업을 적극 협조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이는 산림청과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규제를 원천 차단하고 지리산을 산림이용진흥지구로 지정하여 케이블카를 추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별법이다.같은 법 4항을 보면 궤도운송법이 명시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지리산의 그 어디든지 케이블카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만든 것이다. 이런 악법은 독소조항을 즉각 삭제하고 이 법안을 만든 민주당은 국민 앞에 사과하여야 한다. 국립공원 유원지화 하는 제93조, 제94조에 있는 자연공원법에 대한 무력화 시도를 삭제하라! [제1장 ‘전남광주통합특별법’ 개발 계획]의 제93조, 제94를 보면 ‘개발사업을 하려는 자는 통합특별시장의 시행승인을 받아야 한다.’라고 되어있다. 같은 법 제94조를 보면 ‘개발사업을 시행하려는 자가 제93조에 따른 개발사업의 시행승인을 받거나 의견을 들은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허가, 인가, 지정, 승인, 협의, 신고 등을 받은 것으로 본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지자체장의 행위 허가와 국가기관의 행위 허가가 나누어져 있는 것은,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기 위해 이해 관계자가 아닌 제3의 기관에서 관리, 감독, 제제를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별법에 따라 인허가, 승인 등을 생략할 수 있다면 이는 규제 기관이 사라지는 것으로 ‘심판’ 없는 경기장으로 묻지마식 난개발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여기서 더 큰 문제는 같은 법의 33항에 [자연공원법 제71조 제1항에 따른 공원관리청의 협의]가 포함되어 있다.공원구역의 행위 허가를 모두 특별시장이 가져가겠다는 것으로 이는 국립공원의 이용과 보전을 위해 최소한의 시설만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자연공원법]을 무력화 시키는 것이다.국립공원에 대한 난개발의 빗장을 열어주게 될 것이고. 이는 국립공원의 지정 이유를 훼손하는 것이다. 지리산에 산림을 훼손하는 태양광 난개발 조항 삭제하라! [제2장 에너지사업의 제109조 영농형 태양광 지구 지정 특례]를 보면 자연공원 안에도 제2항에 따라 통합특별시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 [자연공원법]을 무시하고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고 되어있다. 이는 공원구역 안에도 나무를 베어내고 생명들의 집을 파괴하여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보전이 우선시되는 자연공원의 지정 이유를 훼손하는 것이다. 지리산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줘야 하는 곳이다.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은 민족의 영산으로 전 국민과 지리산에 살아가는 생명들의 쉼터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개발과 케이블카 추진으로 위협에 놓여있다. 그나마 [자연공원법]이 지리산을 지켜내고 있었으나 전남과 광주가 통합되며 만들어진 법안이 [자연공원법]을 무력화시켜 지리산에 칼을 겨누려 하고 있다. 이는 미래 세대에게 칼을 겨누는 것으로 미래 세대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다. 지리산은 반달가슴곰, 삵, 담비, 고라니와 같은 생명들의 마지막 남은 보금자리이다.보호지역을 늘리고, 자연을 보전하자는 세계적 흐름 속에 이 흐름을 역행하는 ‘난개발 특별법’은 국가적으로 부끄러운 일이며 전남 도민으로써의 수치이다. 그리고 보호지역을 확대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과도 반하는 행위이다. 하나,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훼손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남광주통합특별법의 [국립공원 해제 요구] 항목 즉각 삭제하라! 하나, 특별법에 들어가 있는 행위 허가 생략에서 [자연공원법] 항목을 삭제하여 지리산을 향하는 난개발 계획을 즉각 멈추라! 하나, 자연공원법, 환경영향평가법, [백두대간 보호법]을 무력화시키는 조항을 삭제하라! 하나, 제93조, 제94조, 제109조, 제206조, 제264조, 265조, 제271조에 자연공원법을 무력화하는 난개발을 할 수 있게 하는 조항을 삭제하라! 2026년 2월 9일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문의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 사무국장 정정환(010-2972-3398)
    • 기후위기
    2026-02-09
  • [기후+마을] 기본소득, 못 받아서 억울한가요?
    기본소득, 못 받아서 억울한가요?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는 2026~2027년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지역으로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남 청양과 옥천, 전북 순창과 장수, 전남 신안과 곡성, 경북 영양, 경남 남해 10개 군을 뽑았습니다. 선정된 지역은 2년 동안 달마다 15만 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게 됩니다. 구례군은 이번 사업에서 똑 떨어졌지요. 불만과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분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옆 동네 곡성이 월 15만 원씩 받게 되자 상대적 박탈감이 더 큰 듯해요. 저도 구례군민으로서 무척 안타깝더라고요. 그러나 우리 지자체가 선정되지 못한 것보다 더 안타까운 게 있어요. 기본소득이 성장의 도구로 동원되고 있다는 점이에요. 그게 뭐가 안타깝냐고요? 기본소득은 성장이 멈춰도 괜찮은 사회를 위해 쓰여야 기본소득은 정부가 시혜적으로 주는 공짜 돈이 아니에요. 우리가 응당 받아야 할 돈이죠. 기본소득은 시민의 권리입니다. 토지를 예로 들어 볼게요. 토지는 원래 인간의 것이 아니에요. 누구의 것도 아니지요. 굳이 따진다면 모두의 것이라고 해 두죠. 누구의 것도 아니던 토지를 사유화해서 이득을 얻은 이들은 ‘모두의 것(공유부)’에서 얻은 이익을 혼자만 가져가서는 안 됩니다. 여기까지 동의하시지요? 모두의 것을 이용해서 얻은 이익을 혼자만 가져가는 구조에 이의를 제기하며 나온 게 바로 기본소득이에요. 모두의 것을 이용해서 얻은 이익을 모두에게 되돌려 주자는 기본소득은 당연히 우리가 받아야 할 권리인데, 지금까지 사유화되고 있는 거죠. 토지세든, 기후위기세든, 자본세의 형태로든, 모두의 것에서 얻은 이익을 거두어, 기본소득으로 모두에게 다시 돌려주어야 합니다. 일을 잘하든 못하든, 어디서 태어나든, 얼마나 일했든 ‘조건 없이 누구에게나 일정 기간에 나누어 현금으로 각자에게 지급하자’는 기본소득의 다섯 가지 원칙은 모두의 몫을 모두에게 돌려주는 기본소득의 철학에서 나왔습니다. 또 이러한 철학은 산업자본주의와 임금노동 중심 사회가 만들어 낸 구조적 불안정과 생태 파괴를 비판한 결과이기도 해요. 생태적 전환이 절실하게 필요한 오늘날 기후위기 시대에는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지요.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기본소득(엄밀하게 말하면 기본소득이라고 볼 수 없지만)을 성장의 도구로 쓰려고 해요. “나쁜 성장이 아니라 좋은 성장” “불균형 성장이 아니라 균형 성장” 같은 표현을 쓰며, 이재명 정부가 말하는 성장은 신자유주의 시대 성장과는 다를 것처럼 이야기하죠. 그리고 그 균형 성장의 수단으로 기본소득을 말하고 있는데요, 이재명 정부의 기본소득이 그저 소비를 유지하고,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보완하며, 성장 동력을 안정시키려는 수단이 돼 버릴까 봐 안타깝다는 거예요. 성장은 화석연료와 자원 채굴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는 기후위기 시대에 더 이상 지속 불가능할 뿐 아니라, 진짜 기본소득을 통해 만들 수 있는 멋진 세상을 포기하는 일이니까요. 시민들이 바라는 건 성장 아닌, 불안 없는 사회 오래전부터 기본소득에 관심 두고 기본소득을 주장해 온 이재명 대통령이 기본소득의 철학과 원칙조차 모를 리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도 왜 그는 기본소득을 균형 성장의 도구로서 주장하는 걸까요? 이 역시 알 만하지요.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성장은 표심과 연결되고, 사람들은 탈성장을 혐오하는 대신 성장을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더 파고들면 사람들은 성장을 사랑하기보다는 불안을 두려워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월세, 대출, 의료비, 노후, 실직을 걱정하며 불안해하는 것이지 성장을 사랑하는 게 아니잖아요. 대통령과 정치인들은 시민들이 마치 성장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줄로만 아는 것 같아요. 성장은 사람들의 불안을 잠재우기는커녕 오히려 불안을 부추겨요. 기본소득으로 더 소비하고, 더 유연하게 일하고, 더 성장한다고 해도 우리는 계속 불안할 텐데, 대체 무엇을 위한 기본소득인지. 이렇게 성장에 매달리기만 하면 우리의 정치적 상상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이재명 정부가 정말 애써서 풀어야 할 국정 과제가 ‘좋은 성장, 균형 성장, 진짜 성장’인가요? 시민들이 불안해하는 요소들을 없애서, 성장 없이도 살 만한 나라를 만들어 가는 것이, 더 이상 자원과 생명을 약탈하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지금 우리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국정 과제여야 해요. 탈성장은 돈 없이 살자는 얘기가 아니에요. 불안을 부추기는 경쟁과 과시 소비에서 벗어나자는 거예요. 성장해야 하는 압박에서 벗어나, 성장하지 않아도 되는, 나를 갈아 넣지 않아도 되는, 일하다가 죽지 않아도 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원하는 만큼 일하며, 적게 벌고 적게 쓰는, 덜 버리고 덜 소비하는, 모두에게서 얻은 이익이 모두에게 돌아가며, 모두의 것이 누군가에 의해 독점되거나 착취되지 않는 사회에서 살자는 거예요. 그게 탈성장 사회예요. 기본소득은 바로 이 탈성장 사회를 위한 도구예요. 다른 성장을 위한 도구가 절대 아니에요. 사람들이 덜 일하고 다르게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도구여야죠. 기본소득은 성장을 더 잘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성장에 덜 의존하기 위한 제도로 사용되어야 해요. 그러니 옆 동네가 15만 원씩 받아서 배 아프시더라도, 우리는 못 받아서 억울하시더라도, 지금 우리가 열받아야 할 핵심을 헷갈리지 마세요. 지금 화내야 할 것은 물 건너간 15만 원 혜택이 아니라, 모두의 것으로부터 얻은 이익이 특정인에게 돌아가는 이 자본주의 구조입니다. 그리고, 기본소득이라는 제도를 또 하나의 성장 도구로 삼아 우리를 불평등과 불안 속에 계속 머물게 하려는 정부의 ‘눈 가리고 아웅’ 정책에 이의를 제기해야 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건 ‘진짜 성장’이 아니라 ‘진짜 기본소득’이자 ‘진짜 다른 삶’이어야 하는, 기후위기 시대니까요. 홍버들 (독립연구자) 사진 설명 : 18세기 말 『토지 정의(Agrarian Justice)』를 통해 최초로 체계적인 기본소득 개념을 제안한 토머스 페인(Thomas Paine). “내가 주장하는 것은 자선이 아니라 권리이며, 박애가 아니라 정의다.” (이미지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5269404 ) 이 글은 <봉성신문>에 연재되는 글입니다.
    • 기후위기
    2026-01-08
  • 지리산X설악산=케이블카절대안돼
    지리산X설악산=케이블카절대안돼 설악산 오색케이블 사업 시행 연장 불허 촉구 천막농성장을 찾은 지리산사람들, "지리산과 설악산 어디에서도 케이블카 절대 안 된다!" 12월 26일, 강원도 원주 국립공원공단 앞에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시행 허가 연장 불허를 촉구하며 천막농성을 펼친 이들을 찾아가 기자회견에 함께하고 피켓 시위를 벌였습니다. 유난히도 추위가 매서웠던 26일 지리산사람들은 설악산을 지키는 이들과 만나 연대했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은 거짓과 불법으로 얼룩진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허가 연장을 즉각 불허해야 하며, 더는 설악산과 지리산 그 어디에서도 숲을 파괴하는 시설물이 들어서지 않아야 합니다. 추위에 손가락과 발가락이 떨어질 듯했지만, 우리의 목소리를 더 많은 이에게 전하고 올 수 있었습니다. "12월 31일, 국립공원공단의 '공원사업시행허가' 기간이 만료된다. 우리는 단호히 선언한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이미 회복 불가능한 '총체적 불능' 상태에 빠져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았다." "사업자 양양군은 붕괴 위험이 있다는 교통안전공단의 경고를 2개월간 은폐하며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도박을 벌였다." "사업의 핵심 전제였던 '양양관광개발공사' 설립이 최종 문산되고 숨겨온 1,419억 원 규모의 산업단지 계획까지 들통나며 운영 주체도 없는 유령사업임이 입증되었다." "완벽하다던 희귀식물 이식 공사마저 실패하여 환경을 지킬 능력조차 없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갈등 해결을 위해 찾아온 사회원로들을 문전박대하고 불통으로 일관한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의 오만한 관료주의를 규탄한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까닭은 차고 넘칩니다. 국립공원공단은 케이블카 카드 그만 만지고 얼른 '시행연장불허!'를 선언해야 합니다. 이재명 정부는 책임 회피하며 내가 나설 일 아니라고 발뺌하지 말고, 국립공원공단이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더 연장하지 않게 기후위기 정책을 최우선에 두어야 합니다. 또한, 최상목 대행이 앉혀 놓은 주대영 이사장의 오만과 기만 행태도 그대로 넘어가서는 안 될 일입니다. 먼 길을 다녀오며 느낀 것은 역시나 '생명의 편'에 서야 마음이 편하다는 것입니다. 돈의 편에 선 사람들 모두 발 뻗고 잘 수 없을 일입니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 기후위기
    2025-12-27
  • 한국 농산물 가격이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농산물은 다른 나라에 비하여 가격이 꽤 높은 편이다. 하지만 농산물만 비쌀까? 아니다. 대한민국은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가 OECD 전체 2위다. 1위인 스위스를 제외하면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교통비를 제외한 다른 모든 생활비용 또한 최상위권이다. 그러니 농산물 가격이 비싼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더구나 한국은 농지 가격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일본이나 북유럽 대부분의 나라보다 비싸다. 한국보다 농지 가격이 높거나 대등한 나라는 대만, 몰타, 덴마크, 룩셈부르크 정도뿐이다. 몰타와 룩셈부르크는 국토가 아주 작아 개발 압력이 극심하고, 덴마크는 스마트팜과 유리온실 등 고부가가치 시설 농업이 집중된 세계적 물류 허브 국가이면서 국토가 좁다. 우리나라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지대가 높으니, 높은 토지 가격이 농산물 원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임대료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는 더욱 선명하다. 전남 구례의 중심지 10평 상가 임대료가 월 50만 원 수준이라면, 서울 명동 메인 로드는 월 3,500만 원에서 5,000만 원에 달한다. 명동은 전 세계 상권 임대료 순위에서 9위를 기록할 만큼 비싸다. 땅값이 세계 5위권, 핵심지 임대료가 세계 9위권인 나라에서 농산물 가격만 저렴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주변국인 일본, 대만과 비교해도 한국 농산물은 비싸다. 일본은 우리보다 농지 가격이 저렴하다. 반면 대만은 세계에서 지대가 가장 비싼 나라임에도 농산물 가격은 우리보다 30~50% 이상 저렴하다.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대만은 겨울이 없어 3모작이 가능하다. 같은 땅에서 세 번 농사를 지으니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월등히 높다. 또한, 국가가 농지 임대료 상한선을 정하고 엄격히 관리한다. 공판 가격 결정 역시 국가와 대만 농협(농회)이 주도하며 낮은 수수료 체계를 유지한다. 대만의 농산물 공판을 담당하는 타이베이 농산물운송공사는 공익성을 최우선으로 한다. 한국의 공판 수수료는 약 7% 수준이지만 대만은 3~4%에 불과하다. 심지어 한국은 농산물이 공판장에 도착하면 발생하는 하역 수수료를 농민이 부담하지만, 대만은 이 비용이 수수료에 포함되어 있다. 가장 큰 차이는 한국의 도매법인을 농업과 관련 없는 대기업들이 운영하며 수익을 챙기는 반면, 대만은 정부와 농협의 합작법인이 운영한다는 점이다. 한국 농협은 규모 면에서 대만 농협보다 6~7배 이상 크다. 하지만 한국 농협의 매출은 대부분 금융업과 수수료 장사에서 나오고, 대만 농협의 이익은 농산물 판매와 유통이라는 본연의 업무에서 발생한다. 한국 농협은 '돈 장사'에 치중하고 있고, 대만 농협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 셈이다. 한·일·대 3국은 모두 2차 세계대전 이후 농지개혁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본은 미군정이, 한국은 미군정이 시작한 것을 이승만 정부가 완료했다. 대만 국민당 정부는 본토에서의 패배를 거울삼아 미국의 도움으로 철저한 농지개혁을 단행했다. 세 나라의 개혁 규모가 가구당 1헥타르(3,000평)로 균일한 이유는 미군정 소속 농업 전문가 울프 라데진스키가 설계한 '성공 공식'을 이식했기 때문이다. 당시의 기술력으로 한 가구가 가장 효율적으로 경작할 수 있는 면적을 계산한 결과였다. 오늘날 이 세 나라가 아시아에서 독보적으로 번영한 기초에는 이 평등한 토지 분배가 있었다. 만약 지금까지 대지주 밑에서 소작을 하고 있었다면 한국은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농업은 지속적으로 몰락하고 있다. 지대가 워낙 높다 보니 신규로 진입하려는 젊은 농민이 없다. 우리 동네나 내 고향에서 농사짓는 가장 젊은 층이 60대 중반이다. 그 아래 세대 농민은 찾아보기 힘들다. 농산물 가격은 비싼데 농민은 부자가 되지 못한다. 높은 지대와 인건비, 자재비 상승에 기후 변화라는 변동성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유통 문제 또한 심각하다. 금융업의 달콤함에 빠진 한국 농협이 농민과 진정으로 연대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대만 농협처럼 금융 수익을 농업에 재투자하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수수료 체계도 개선이 시급하다. 일본은 농협이 수거, 검품, 포장, 물류를 전담해 농민이 농사에만 전념하게 하지만, 한국은 농민이 이 모든 작업을 개별적으로 수행하며 비용을 추가로 부담한다. 결국 한국 농협은 농민에게 가장 비우호적이면서 수익은 가장 많이 챙기는 조직이 되었다. 일본은 직거래 비중을 높여 공판장 의존도를 낮췄고, 그 결과 공판 수수료가 자유화되어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한국 농산물 가격이 비싼 이유는 단순히 농민의 탓이 아니다. 높은 지대와 낙후된 유통 구조라는 거대한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전 세계 최고 수준의 농산물 가격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다.
    • 기후위기
    2025-12-26
  • [기후+마을} 송전선로는 싫고, 반도체 산단은 좋다? (2)
    송전선로는 싫고, 반도체 산단은 좋다? (2) (지난 글에 이어서) 앞선 글에서 반도체 산업의 어두운 그림자를 이야기했어요. 그럼에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반도체 산단을 우리 지역에 유치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정말 반도체 산단이 우리에게 장밋빛 미래를 가져다줄 수 있을지 따져보는 게 어떨까요? 반도체 산단에 나랏돈 쏟아부을 까닭 없어 반도체는 미래 먹을거리 될 수 없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9월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며 국가 전략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다 보니 생산량이 급격히 늘어나 출혈이 불가피하다’며 ‘막대한 보조금을 받아 건설되는 시설들의 장기적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어요. 국내 반도체 생산능력은 세계 수요의 21.9%(2028년 기준)에 달할 수 있으나, 국내 수요는 5.4%(2026년 기준)에 머물러서, 국내에서 만든 많은 양을 해외에 팔아야만 해요. 그러나 미국과 중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경쟁국들도 국가 안보 운운하며 국내 생산을 늘리고 있죠. 정부와 반도체 기업들이 떠드는 장밋빛 미래와는 달리, 과잉생산이 반도체 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말이지요. 실제로 최근 5년간 한국 반도체 수출은 2018년 830억 달러에서 2023년 429억 달러로 반 토막 났다고 해요. AI 반도체 호황에도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줄어들었어요. 글로벌 투자은행도 한국 반도체 산업이 정점을 지나 내리막길로 가고 있음을 경고해요. 이렇게 시장 상황이 변하면 대기업은 어떻게 할까요? 다 지어 놓고 투자 철회하면? 지역 공동화, 경제 악화는 어쩔 건가? 만약 대기업이 투자에서 손을 뗀다면? 그 거대한 산단과 인프라는 흉물스러운 빈 껍데기로 남겠지요. 투자 계획은 언제든 조정될 수 있지만, 한 번 깔린 인프라와 지역 의존 구조는 쉽게 되돌릴 수 없어요. 멀리 볼 필요도 없이, 평택을 보세요. 최근 다시 시작하긴 했지만, 2023년 기초공사에 들어갔던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공장 P5는 지난해 초 갑자기 공사를 멈췄어요. 적자와 업황 악화를 내세웠죠. 그래서 평택이 어떻게 됐나요? 북적거리던 주변 상권은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결국 상가와 주택 등에 투자하거나 확장했던 사람들은 빈 상가와 빈방을 바라보며 한숨만 쉬는 상황이었죠. 아파트 과잉 공급에 상수원 보호 구역 해제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요. 이재명 대통령도 강조했듯, 현재 AI 시장은 시간 단위로 기술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지요. 반도체 공정 역시 기술 패러다임이 급격히 바뀌고, 지난해 기술이 올해 구형이 될 수 있는 시장이에요. 시장 판도를 예측하기 어렵죠. 최근 삼성전자가 멈췄던 공사를 다시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생산 조건과 상황이 변하면 또 언제 공사를 멈출지 모르는 일이죠. 그럼 거대한 산단과 인프라는 텅 비고, 지역 경제는 나빠질 수밖에 없어요. “반도체 지원 30년 투자 계획 속에서 발생할 수요 변동, 산업 변동, 투자 계획 변동은 한국경제 전반에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오는 까닭이에요. 이익은 기업이, 피해는 주민이 재벌 특혜를 국익-지역발전으로 포장하는 짓, 인제 그만 우리나라는 특히 다른 나라보다 국가의 반도체 산업 지원이 막대해요. 미국의 칩스법, 일본의 라피더스, 대만의 TSMC 사례를 보면 사기업의 장악을 막고 공적 성격을 유지하려는 장치들이 있지만, 한국의 지원 정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민간 대기업 재벌 중심으로 공적 성격이 매우 약하다고 비판받아요. 대기업에는 막대한 세제 혜택과 보조금이 주어지지만, 공공적 통제나 이익 환수 장치는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어요. 게다가 이런 대규모 대기업 지원은 정작 당장 필요한 부분에 소홀해지게 하지요. 기후위기 대응, 복지 확대, 사회안전망 마련, 산업 다각화 등 중요한 분야는 뒷전으로 밀려나니까요. 이익은 사유화하고, 피해는 사회화하는 나쁜 구조조차 바꾸지 않은 채, AI와 반도체 산업에만 열 올리는 국정 기조와 지역 발전 몽상에 빠진 산단 유치전이 정말 올바른지 다시 생각해야 할 때예요. 이래도, 우리 지역이 반도체 산단만 먹으면 장땡? 성숙한 시민사회와 좋은 정부를 바라며 다시 묻고 싶어요. 반도체 산업을 위해 이렇게 모든 걸 다 쏟아부어 물과 전기를 대 주고, 혜택을 몰아주고, 위험과 오염을 참아 주어야 하나요? 우리 삶터를 뚫고 지나갈 초고압 송전선로를 박아 주민들을 몰아내서라도 세워야 할 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초고압 송전선로는 싫지만, 반도체 산업은 우리 지역에 들어오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일단 우리 지역에 먼저 산단 만들어 달라는 소리는 그만하기로 해요. 그보다는, 소외되는 이 없이 기후위기 시대에 대비해 나가자고 요구하면 좋겠어요. 무턱대고 재생에너지만 늘리자고 주장하지 말고, 우리 사회 전반에 드는 에너지 수요를 줄일 방안을 먼저 찾는 성숙한 시민사회가 되면 좋겠어요. 그러한 시민사회를 받들어, 에너지를 많이 쓰는 산업에서 에너지를 적게 쓰는 산업으로 정의롭게 전환할 기반을 만드는 정부가 되면 좋겠어요. 그러니, ‘우리 지역에 산단 달라’는 말이 더는 들리지 않으면 좋겠어요. 버들 (독립연구자) 사진 재벌 특혜, 불확실한 고용효과, 노동권 침해, 기후·환경적 악영향 등의 논란을 낳은 ‘반도체특별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어요. 사실상 반도체 대기업에 거의 모든 공공 자원을 몰아주는 구조를 만들면서까지 반도체 산업을 떠받들어야 하는지 묻고 싶어요. 사진은 반도체특별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11월 4일) 모습.(사진 출처:반올림)
    • 기후위기
    2025-12-21
  • [기후+마을] 송전선로는 싫고, 반도체 산단은 좋다? (1)
    송전선로는 싫고, 반도체 산단은 좋다? (1) 345kV 특고압 송전선로가 구례를 지나갈 예정이에요. 한국전력공사가 전남 광양시에서 건설할 굵직한 송전선로 4건 가운데 하나죠. 광양~신장수 변전소 노선인데요, 2032년 12월 준공 예정인 이 노선은 전북 장수와 남원, 경남 함양과 하동 그리고 우리 전남 구례 등 약 99km를 거쳐 가요. 반도체 산업단지를 위한 ‘의미 있는 희생’? 새로 만들어질 송전선로는 총 14개 노선 1,153㎞에 달해요. 이 송전선로들은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전기를 보내기 위해 만들어져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728만㎡ 부지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 공장(팹) 6기와 발전소 3기, 소재·부품·장비 협력기업 60개 등이 들어오는 대형 국가 전략사업이에요. 송전선로가 지나갈 지역에서는 반발이 커지고 있어요. 여러 지역에서 '송전탑 건설 백지화 운동'이 펼쳐지고 있으며, 환경 훼손, 삶터 파괴, 지역 불균형 등을 지적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요. 내 지역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목소리가 아니에요. 폭력적인 국가 에너지 정책을 정의롭게 바꿀 것을 주문하고 있어요. 그런데 송전선로 반대 목소리는 이렇게 높은데, 어마어마한 전기를 쓰는 반도체 산업단지에 대한 반대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으니, 이상해요. 오히려 반도체 산단을 서로 자기 지역에 유치하고 싶어서 목청껏 소리치는 이들까지 있어요. 반도체 산단, 우리가 먹으면 장땡? 어디에 둘 것인지 묻기 전에, 정말 필요한지 따져봐야 윤석열 정부가 졸속으로 추진한 사업인데도, 이재명 정부가 용인 반도체 산단을 더 빨리 밀어붙이자, 여기저기서 이 사업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어요. 이들 가운데 일부에서는 용인 말고 다른 곳, 특히 전남에 반도체 산단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해요. 전력도 물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없는 용인에 산단을 지을 까닭이 없으니까요. 반도체 산단이 전남으로 오면 대규모 송전선로 건설도 필요 없고 냉각수도 더 쉽게 끌어 쓸 수 있으며 지역 균형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죠. 타당한 부분도 있어요. 그러나 반도체 산단이 정말 없어서는 안 될 시설인지 먼저 물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왜 반도체 산단이 꼭 필요하다는 전제를 깔아야 할까요? 반도체 산단은 우리나라 전체가 두 손 들고 환영해야 하는 게 맞나요? 어디에 세울 것인가를 고민하기 전에, 왜 세워야 하는지부터 고민해야 해요. 그러나 정부는 고민 없이 밀어붙이고, 지자체는 고민 없이 자기에게 달라고 아우성치고 있어요. 반도체의 무서운 그림자 안전·지역·환경·에너지·기후 전반에 악영향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에는 황산, 질산, 불화수소 등 유해화학물질이 남아 있을 위험이 있으며, 폐수·휘발성 화합물 및 가스·고형폐기물을 인근에 배출해서 주민 건강과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카메라의 필터에도 잡히지 않는 투명한 불소계 온실가스(F-gas)도 방출된다니, 용인·평택·안성 일부 주민들이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사업에 반대하고 나선 까닭을 알겠어요. 그뿐인가요. 반도체 산업은 아무리 예쁘게 포장해도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어 보여요. 특히 이번 용인 산단은 ‘3GW LNG 화력발전소 6기 신설, 강원·경북·수도권 고전압 직류송전선로(HVDC) 추가 건설, 석탄화력발전과 원전 전력 공급, 호남-수도권 연결 서해안 해저 HVDC 건설, 1.4GW 대형 원전 3기와 0.7GW 소형모듈원전 1기 신설’ 등 기후위기 시대 에너지 전환과는 동떨어진 전력 공급 정책을 내놓아 더욱 문제가 되고 있어요. 물 부족 문제는 어떻게 하죠? 국내 삼성 반도체 생산의 물 사용량은 하루 평균 31만 톤이라는 걸 아시나요?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용인반도체클러스터의 2050년 용수로 하루 76만 톤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며, 해마다 물 3.5억 톤이 부족할 거라는 보고서도 있어요. 그런데 여기에 또 거대한 반도체 산단이 들어온다고요? 반도체 산단은 정말 꿀단지일까? 이런 문제를 알고도, 반도체 산단이 우리나라에 장밋빛 미래를 가져다줄 것처럼 믿는다면, 다음 편에 이어질 기사를 꼭 봐 주세요. 특고압 송전선로를 우려하면서 반도체 산단은 환영하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도 함께 생각해 주시길 부탁드려요. 버들 (독립연구자) Ⓒ전북환경운동연합. 5월 7일 전북특별자치도청 앞 '송전탑건설백지화전북대책위' 출범식 모습. “송전선로를 이웃 지역에 떠넘기지 않고,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한전과 정부, 그리고 부당한 사업 추진 세력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을 외쳤다. 이 글은 구례 <봉성신문>에도 실렸습니다.
    • 기후위기
    2025-11-22
  • 산림 난개발 촉진하는 산불특별법 꼭 개정해야 합니다
    대형 산불이 경남과 경북을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그 상처가 아직 아물지 못했고, 주민들은 아직도 임시주택에서 거주하거나 숙박업소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불탄 집은 아직 정리되지 못했고, 불탄 산 역시 아직 끙끙 앓으며 자신을 치유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에 제대로 된 지원이 없던 와중에 국회에서 ‘산불특별법’을 만들었습니다. 피해 주민에 대한 지원이 확대될 기회이기에 환영할 일이지만 국회는 이 긴급하고 절박한 주민들의 상황을 볼모로 피해 주민들을 위한 특별법을 마치 반값 할인 상품에 끼워파는 상품처럼 교모하게 난개발을 위한 법안을 끼워 발표하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철우 경북 도지사는 ‘불난 산에 골프장, 호텔, 리조트를 만들자’ 라거나 ‘돈이 된는 산’을 운운하며 산림 난개발을 예고하였습니다. 이에 산불문제에 대응하고 있던 각 단위의 환경단체는 긴급 성명서를 내고 법 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지리산에서도 경남도청에서 동시에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주민들의 절박함을 이용한 악법을 개선할 시행령이 잘 만들어져서 난개발을 규제할 실질적인 대안이 나와야 할 것입니다. 아래는 전국 공동 기자회견문입니다. [기자회견문] 보호지역 개발? 무동의 벌목? 산림 난개발의 패스트트랙! 산림 난개발 촉진하는 산불특별법 공포 규탄 ‘난개발 특혜법’ 산불특별법 독소조항 공포 규탄한다! 산불피해 지역과 전국 116개의 시민·환경 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10월 21일 국무회의에서 「경북·경남·울산 초대형 산불 피해 구제와 재건을 위한 특별법」(이하 산불특별법)이 대통령 재가를 거쳐 의결되었다. 이는 산림 보호와 피해 주민의 회복이라는 국가의 책무를 저버린 것이며, 결과적으로 난개발을 방조한 것이다. 그간 산불피해 지역과 전국의 시민·환경 단체는 이 법안의 구조적 결함과 난개발 우려를 표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요구해왔다. 산불특별법은 ‘피해 주민 지원’이라는 명분 아래 각종 개발 특례를 포장해 담았다. 법 제41조부터 제61조까지는 사실상 ‘산림투자선도지구 개발 패키지’라 불러도 무방하다. 골프장·리조트·호텔·관광단지 같은 사업을 공익사업으로 둔갑시켜 각종 인허가를 일괄 의제하고, 환경영향평가 심의기한을 45일로 단축해 검토 절차를 무력화한다. 심지어 제55조는 민간사업자에게 토지를 수용하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제56·57조는 보전산지의 행위제한과 보호구역 지정 해제를 가능케 한다. 제30조는 산림 소유자의 동의 없이 ‘위험목 제거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해 사유재산권과 생태적 회복권을 침해한다. 이 법은 피해 회복이 아니라 지자체의 개발 드라이브를 위한 패스트트랙으로 작동할 위험이 크다. 시·도지사가 선도지구를 지정하고, 같은 시·도지사 산하 심의회를 통해 스스로 승인하는 구조다. 법안 발의·통과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관계부처 협의와 산림청 심의, 주민 의견수렴 절차를 의무화했으니 난개발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심의회는 독립적 통제기구가 아니라 지자체 내부기구이며, ‘관계부처 협의’도 단순 통보 절차로 아무런 거부권이나 제재수단이 없다. 이는 중앙의 견제가 사라진 자기심의 체계이며, 행정절차라는 외피 속에 지자체 중심 개발권의 폭주를 제도화한 것이다. 그럼에도 임미애 의원은 “난개발을 철저히 차단했다”, “법안은 대폭 수정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이는 ‘좋은 취지’로 ‘나쁜 설계’를 덮으려는 자기면피에 불과하다. 형식적 심의와 협의가 난개발을 막을 수 있다는 발언은 현실을 모르는 공허한 주장이다. 관계기관 협의가 시한만 넘기면 자동 통과되고, 환경영향평가가 요식행위로 전락한 현실에서 이런 제도들이 어떤 실효성을 가지겠는가? 산불특별법은 공익을 빙자한 개발특례법으로 전락했다. 대통령과 국회 모두 이 결과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산불특별법의 문제를 인지하고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행정편의와 지역개발 논리를 따지지도 못했다. 산불의 상처 위에 골프장과 리조트를 세우는 것이 과연 재건인가? 대통령은 “피해 회복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말하지만, 법은 오히려 보호지역 해제와 산지 훼손, 주민 소외를 합법화했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을 공언한 정부의 책무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런 정책으로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제시한 ‘육상 보호지역 30% 지정’ 목표도, 후보 시절 약속했던 ‘산불 피해지역의 생물다양성 복원’ 공약도 지킬 수 없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 역시 이전 정부들이 반복해온 ‘선거가 끝나면 약속을 잊는 정치의 습관’을 되풀이하고 있다. 우리는 요구한다. 첫째, 국회는 즉시 산불특별법 개정 논의에 착수해 제30조, 제55조, 제56·57조, 제60조 등 개발특례 조항을 전면 삭제하라. 둘째, 산림청과 환경부는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난개발을 실질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통제 장치와 주민동의 절차를 마련하라. 셋째, 이재명 대통령은 산불특별법 거부권 포기 결정에 대해 국민 앞에 입장을 밝히고, 개발특례 조항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재검토하는 책임 있는 후속 조치에 나서라. 산불특별법이 진정한 피해지원법으로 거듭나려면, “속도가 곧 동의”가 되는 현재 구조를 반드시 바꿔야 한다. 시민사회는 시행령 과정에서 이 법의 독소조항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끝까지 감시할 것이다. 불탄 숲의 회복은 투자사업이 아니라 생태복원의 문제이며, 피해 주민의 삶은 개발의 명분이 될 수 없다. 정부와 국회는 지금이라도 법의 본래 취지를 되살려야 한다. 산불특별법을 진짜 ‘회복과 재건의 법’으로 만들 마지막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2025년 10월 22일 산불특별법 독소저항 저지 공동행동 경남환경운동연합,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지리산사람들 산불특별법의 문제를 정리한 카드뉴스
    • 기후위기
    2025-10-26
  • [기후+마을] 풍성한 추석, 음식물쓰레기도 풍성?
    [기후+마을] 풍성한 추석, 음식물쓰레기도 풍성? 추석엔 평소보다 음식물쓰레기가 훨씬 늘어난다는 사실, 아시나요? 2022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평소보다 추석 명절 주간 음식물쓰레기가 20% 늘었대요. 음식을 넉넉하게 준비하다 보니 음식물쓰레기도 많이 나오나 봐요. 뭐 음식물쓰레기 좀 느는 게 무슨 큰 문제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쓰레기 가운데 약 30%가 음식물쓰레기로, 하루 1만 4,000t이나 된다고 하니, 반대로 음식물쓰레기만 줄여도 환경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거지요. 음식물쓰레기, 우습게 보면 안 돼요 음식물쓰레기를 한 국가로 가정한다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내뿜는 국가가 된다고 해요. 농산물을 길러서 처리하고, 보관하고, 가공해서, 운송하고, 소비하기까지 모든 처리 과정에서 음식물이 버려지고 쓰레기가 생기다 보니 이렇게 지구에 큰 부담이 되고 있어요. 음식물쓰레기 때문에 숲과 토양에 주는 부담까지 따지면 훨씬 심각하다고 해요. 우습게 볼 일이 아니지요? 우리 구례는 음식물쓰레기가 얼마나 나올까요? 2020년 구례기후위기행동 “쓰레기간담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음식물쓰레기가 하루 평균 6t 정도 생기는데, 이를 처리하려면 다 모아서 화순까지 싣고 가야만 하고, 수거 운반비만 월 47,542,000원, 처리비는 톤당 140,000원이 든다고 해요. 와, 하루에만 6t이 나온다는 것도 놀라운데, 이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러 멀리까지 가져가느라 에너지와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니. 추석뿐 아니라 평소에도 음식물쓰레기를 줄여서, 아낀 예산을 더 나은 복지 정책에 쓰면 얼마나 좋을까요. 음식물쓰레기 줄이는 방법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실 우리 모두 이미 알고 있어요. 필요한 만큼만 사서 필요한 만큼 만들고, 남기지 않고 다 먹는 거죠. 될 수 있으면 껍질과 자투리도 알뜰하게 먹고요. 그런데도 어쩔 수 없이 음식물쓰레기가 나왔다면, 물기를 잘 없애서 버려야 처리비도 줄이고 재활용하기에도 좋아요. 음식물쓰레기는 살균과 고온건조 같은 가공 과정을 거쳐 퇴비, 바이오 가스, 동물 사료 등으로 재활용되니까요.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때는 일반 쓰레기와 분리해서 버려야 하는데, 이게 좀 헷갈리죠. 그럴 땐, 동물이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따져 보면 구분하기 쉬워요. 음식물쓰레기처럼 보이지만 일반 쓰레기로서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하는 대표 음식물은 달걀껍데기예요. 또 소, 돼지, 닭의 뼈와 먹다 남은 생선 가시, 조개나 전복 껍데기, 게딱지 등도 동물 사료로 쓸 수 없으니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합니다. 단, 음식물 냄새가 나면 길고양이나 개가 와서 봉투를 마구 파헤칠 수 있으니, 잘 헹구거나 음식물이 남은 부분을 없애서 버려 주세요. 여기서 문제, 마늘과 양파의 마른 껍질은 음식물쓰레기일까요, 일반 쓰레기일까요? 이렇게 묻는 걸 보니 음식물쓰레기가 아니라 일반 쓰레기라고 짐작하셨겠지요? 맞아요, 섬유질이 많아 분쇄하기 어려운 채소의 마른 껍질도 일반 쓰레기래요. 파인애플과 아보카도의 딱딱한 껍질, 복숭아나 자두나 감의 씨앗도 분쇄 기계를 고장 낼 수 있으니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답니다. 또 양념이 많이 된 음식은 염분을 씻어 없앤 뒤 음식물쓰레기로 버려 주세요. 아, 복잡해요, 남은 음식물이 쓰레기가 되지 않을 방법은 없을까요? 음식물쓰레기로 돈을 버는 마을 있어요! 사실 마을마다 음식물 퇴비장이 있으면 이렇게 음식물쓰레기 때문에 예산도 쓰고 에너지도 쓰고 머리도 써야 할 일은 별로 없을 거예요. 음식물 퇴비로 돈을 버는 사람도 있으니, 어쩌면 마을의 수입원이 될 수도 있지요. 일본 기후현 시라카와초에 사는 카타야 유이치로 씨는 마을 청년들과 함께 닭장을 음식물 퇴비장으로 바꾸어 그곳에서 유기 퇴비를 만든다고 해요. 농사로 버는 돈은 전체 수입의 반이고, 나머지는 음식물로 만든 유기 퇴비를 팔아 버는데, 해마다 20리터짜리를 2,000포 생산하고, 1포에 1,400엔(10월 초 기준 우리 돈 약 13,400원)에 판다고 해요. 지역의 두부 가게 두 곳에서 두부를 만들고 남은 비지를 처리하는 데만 달마다 5만 엔(약 48만 원)을 쓴다고 해서 카타야 씨가 그 비지를 가져와 퇴비를 만들기 시작했대요. 마을에 맥주 공방에서 나오는 맥주 찌꺼기와 8개 학교에서 나오는 음식쓰레기도 퇴비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고요.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아요. 음식물과 왕겨를 잘 섞어 3차에 걸쳐 발효시키면 돼요. 카타야 유이치로 씨의 음식물 퇴비장(위)과 완성된 퇴비 모습(아래). (사진: 삼선재단) 카타야 씨 사례처럼 마을마다 공동 유기 퇴비장이 있거나 유기 퇴비를 만드는 마을기업이 있다면 음식물쓰레기를 지혜롭게 땅으로 다시 돌려줄 수 있을 텐데 말이에요. 적어도 텃밭이 있는 분들은 텃밭에서 음식물을 퇴비로 만들 수 있으니 남은 음식물을 쓰레기로 버리지 않고 퇴비로 만들어 써 보셔요. 화학 비료를 사다가 쓰지 않아도 되고, 환경에도 좋고, 음식물쓰레기 처리비도 아낄 수 있답니다. 무엇보다, 날마다 내가 하는 행동이 나와 더불어 사는 이들에게 이로움을 줄 수 있으니 얼마나 뿌듯한가요, 이게 진짜 풍성한 명절 같은 마음이겠죠. 음식물쓰레기 퇴비통 만들기 : 텃밭 한쪽에 땅을 파고 아래에 구멍을 뚫은 통을 1/5쯤 땅에 묻고, 공기가 통하게 뚜껑에도 작은 구멍을 뚫어 준비하세요. 미생물이 살아 있는 건강한 흙을 통 바닥에 살짝 깔고 음식물쓰레기를 통에 모아 흙과 잘 섞은 뒤 기다리면 돼요. 양에 따라서 몇 주에서 몇 달 정도 발효 시간이 필요해요. 틈날 때마다 잘 뒤집어 주세요. 이때 낙엽, 왕겨, 지푸라기 등을 함께 섞으면 더 발효가 잘돼요. 잘 발효된 퇴비에서는 절대 나쁜 냄새가 나지 않아요. 버들 (독립연구자) (이 글은 <봉성신문>에도 함께 실립니다.)
    • 기후위기
    2025-10-20
  • 927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 그날 이야기
    927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 그날 이야기 아주 작은 목소리로도 2025년 9월 27일 산청 조산공원에서 927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이 펼쳐졌습니다. 서울을 본 무대로 펼쳐지는 기후정의행진에 더해서 여러 지역에서도 연대 행진이 이어졌는데요, 우리 지리산권 5개 시군-그러니까 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ㄱㄴㄷ순)-은 올해 산청에 모여 기후정의행진을 벌였습니다. 이날 행진을 준비하고자 여러 날 전부터 많은 이가 머리를 모았고, 누구 하나 가릴 것 없이 손을 보탠 덕에 927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이 무사히 이루어졌습니다. 준비하신 분부터 참여하신 분까지 모두 우리의 목소리를 만드는 데 함께했습니다. 멋집니다. 사랑합니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듯, 아주 작은 목소리로도 변화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아니, 아주 희미한 빛과 아주 작은 목소리가 없다면 커다란 빛과 커다란 목소리도 나오기 어려울 거예요. 그러니 지치지 말아요! 광장을 이어갑시다! 927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 날의 감동을 담은 사진을 전합니다. 1부 사회자인 온빛과 오픈마이크에 참여해 주신 분들 모습 살래재즈트리오, 간디고풍물패의 멋진 공연 기후정의 부스 : 달맞이 팀의 면생리대, 부부공작단 조해미 님의 타코 라이스, 가지마켓의 아나바다, 빵과장미의 비건빵, 다람쥐점빵의 농수산물, 나니조아의 덜어가는 천연세제, 간디고와 지리산사람들의 기후정의 피켓 만들기, 은진과 간디고의 모두의 놀이터, 간디고 - 작약 동물권, 기후정의 포토존, 기후재난 사진전, 키링 만들기, 니들모어의 제로웨이스트 용품, 전찬양 님의 실크스크린 (사진을 다 넣지 못했어요ㅠㅠ) 오후 3시 반, 산청읍에 기후정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함께했습니다. 2부 행진 진행자 상글과 927지리산행동 준비팀에 모여 애써 주신 분들, 십시일반 후원해 주신 분들, 그리고 산청 주민들과 멀리서도 와 주신 모든 분들까지 927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을 빛내 주셨습니다. 아주 작은 목소리가 함께 모이니 아주 큰 목소리가 되었습니다. 927 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 선언문 지난 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메마르고, 뜨거웠습니다. 전국에서 산불로 고통을 겪었고, 지리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번 여름도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고, 쏟아붓듯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전국에서 무더위와 가뭄, 홍수로 고통을 겪었고, 지리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물에 잠긴 논밭들과 집, 산사태로 사라져버린 길과 마을은 아직도 그대로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자연이 하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인간으로 인해 기후위기는 점점 속도와 강도를 더해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거나 벗어날 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 봄의 산불로 약 30명의 인간과 약 6만 명의 비인간 동물이 희생되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 까닭도 모른 채 수많은 생명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적어도 ‘정의롭지 않은’ 죽음의 행렬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이 우리가 행동해야 할 마지막 기회일지 모릅니다. 지리산 사람들이 오늘 산청에 모였습니다. 모든 산과 들, 강과 바다가 그렇듯, 이곳 지리산 역시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생명을 품어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지리산이 본래 모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끝없는 개발과 기후위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지리산에서 기후정의를 외칩니다. 기후정의는 거창한 구호가 아닙니다. 지리산에 살아가는 모두가 눈앞의 현실을 똑바로 보길 바라는 목소리입니다. 동시에 기후정의는 비참한 외침입니다. 까닭도 모른 채 죽어가는 비인간 동물들, 나무와 풀, 흙과 바위의 비명이며,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농민들의 눈물이기도 하니까요. 기후정의행진은 지난 겨울, 민주주의의 위기를 불러온 정치적 폭력에 맞선 광장 투쟁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그 투쟁은 모든 존재가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간절한 바람이었습니다. 민주주의의 위기와 기후위기 그리고 모든 존재 사이의 불평등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모든 존재가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기후정의는 기후변화가 불러온 위기에 정의롭게 대처하는 것입니다. 계급·인종·성별·연령·직업·국가 간 불평등은 기후 적응에서도 반복되며, 이는 인간이 다른 생명종과 맺어온 폭력적 관계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자본주의는 자원과 에너지의 독점과 착취로 불평등을 키우고 탄소배출을 끝없이 늘려,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기후변화를 인류 생존의 위기로 만들었습니다. 기후정의는 단지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의 평균기온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인류와 지구가 직면한 이런 불평등한 현실을 인식하고, 모두가 존엄하게 살아가는 평화로운 세상을 실현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고, 변화하는 기후에 안전하게 적응하는 것입니다. 기후정의는 그저 에너지원을 석탄에서 태양이나 바람 같은 재생에너지로 바꾸자고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덜 쓰는 삶으로 바꾸고, 공공성을 강화하고, 지역 에너지 자립의 기반을 만들고, 나아가 지구를 덥히고 멸종을 부추기는 기후위기를 생명, 돌봄, 평등, 순환, 자립의 가치에 어긋나지 않게 풀어가자는 것입니다. 모두가 차별 없이 정의롭게 기후문제를 푸는 것이 바로 기후정의입니다. 우리는 모든 존재가 존엄한, 평화로운 세상을 바랍니다. 더 이상 늦출 수 없습니다. 지금 당장 기후정의를 위한 변화와 이를 위한 실천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기후정의행진으로 지리산을, 기후정의를, 민주주의를 그리고 평화로운 세상을 지키고자 합니다. 9월 27일, 지리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여, 모두가 존중받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아가고픈 사람들이여. 모입시다. 그리고 함께 기후정의를 외치고, 행동합시다. 927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 동영상 https://www.youtube.com/shorts/5nms3gboOME?si=cHxwx7y4oAR0RZu1 우리, 또 만나요!
    • 기후위기
    202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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