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우드와이드웹
'어머니 나무를 찾아서'를 읽고
생명이란 어떤 질서를 가지고 있고 그 작동원리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사람들은 항상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옛 현인들의 통찰이나 종교 역시 여기에 대한 나름의 설명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과학도 마찬가지로 이 문제에 대한 해명을 내놓기 위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거듭해 왔습니다. 그 결과 최근 들어 특히 미시적인 측면에서의 생명현상을 밝혀내는데 상당한 성과가 있지 않았나 합니다.
<어머니 나무를 찾아서>라는 책은 숲과 나무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생명현상을 먼저 꺼내는가? 순전히 제 주관적인 해석일지 모르겠으나 이 책이 보여주고 있는 숲의 질서는 모든 생명의 질서, 인간이라는 생명체의 존재방식까지도 유추할 수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 어떤 생명체도 홀로 존재할 수 없고 다양한 다른 생명체들과의 협력과 공생을 통해서만 존속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갈등과 투쟁도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또 다른 측면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모든 존재가 서로 의지하고 있다는 점이 보다 본질적인 축을 이루고 있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이 책은 숲을 우드와이드웹(WWW)으로 정의합니다. 이때 나무들을 연결해주는 존재는 미생물입니다. 나무마다 처한 환경과 성장단계가 다르기 때문에 역할들은 다양합니다. '어머니 나무'는 숲의 건강성을 이끄는 핵심적 존재입니다. 그래서 나이 든 나무가 함께 있는 숲이 비슷한 나이대의 나무들만 있는 숲보다 훨씬 건강합니다.
책은 저자의 성장과정과 연구의 구체적인 모습들을 묘사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소설처럼 흥미롭게 읽힙니다. 책을 다 읽은 후 저는 마치 생명의 바다를 유영하고 온 것만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