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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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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개 유감
    「섬진강 편지」 -안개 유감 2023년 10월 22일 안개, 10월 23일 안개, 10월 24일 안개, 10월 25일 안개, 10월 26일 안개, 내리 닷새 아침 안개가 점령군처럼 구례를 장악했습니다. 안개가 옅은 날은 9시쯤이면 걷히지만 독한 날은 11시가 되어서야 해를 볼 수 있습니다. 섬진강과 서시천, 그리고 지리산 골짜기 아래마다 하나씩 있는 저수지들이 봄가을이면 구례를 안개의 마을로 만듭니다. 구례로 이사를 와서 8년이 지나고 나서야 안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다. 구례 사람이면 다 알고 있는 안개의 피해를 모르고 아침마다 안개 예찬론을 펼쳤으니 얼마나 철부지로 보였을까요! 봄, 가을이면 일조량이 현저히 부족하고 습도가 높아 농작물들은 병에 취약하고 강마을 노인들은 기관지, 천식 등으로 고통을 받는답니다. 오죽하면 안개를 피해 산동으로 이사를 가려고 하겠느냐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그런데 최근에 지자체가 유치 신청한 양수발전소가 건설되게 된다면 구례는 그야말로 안개공화국이 되고 말겠지요. 섬진강댐보다 큰 규모의 댐이 2개나 들어선다면 1년 내내 안개에 시달리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거기다가 양수발전에 부족한 물은 섬진강에서 끌어 쓰게 된다니 그렇지 않아도 바닥으로 겨우 기어가는 섬진강물은 더 마를 것이고 가둬둔 물을 흘려보내게 되면 섬진강 하류의 오염은 뻔하지요. 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이 만들어 내는 때 묻지 않은 풍광들이 있어 귀촌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입니다. 귀촌 인구가 감소 추세인 최근에도 705명(2022년, 구례군 자료)이 귀촌했을 정도로 구례는 3년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나를 포함한 구례지역 귀촌자들의 특성은 주로 자연환경을 중시하는 사람들로 최근 우리 마을에 7명의 젊은이가 이사를 왔는데 다들 구례의 천연 풍광에 매료되어 온 친구들입니다. 진정 애향 애민의 위정자들이라면 국비 1조 원이란 곶감으로 지역민들을 현혹하지 말고 “자연으로 가는 길, 구례”의 본심을 잊지 않도록 고심해야 할 것입니다. 댐이 들어서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 수 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잠시만 시간을 내어 30여 년 전에 댐이 건설된 순천 주암댐 주민들의 호소를 들어보시라! "자욱한 안개에 폐암까지"‥주암댐 주민 피해 호소 https://ysmbc.co.kr/article/d4H__7afKF797L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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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3-10-27
  • 지리산 법화종주
    「섬진강 편지」 -지리산 법화종주 천왕봉,제석봉,연하봉,촛대봉,영신봉,칠선봉, 덕평봉,형제봉,삼각봉,명선봉,토끼봉,삼도봉 2박 3일, 지리산 품으로 출가를 했습니다 40km 지리능선 수많은 봉우리를 오르내린 수행길 절뚝이며 휘청이며 30시간을 걸으며 우리네 삶도, 사랑도 이렇게 숱한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깊어지는 것임을 온몸으로 배웠습니다. 폐절제 수술 3년이 지나고 망설이던 지리산 종주까지 무사히 마치고 나니 폐가 잘려 나간 자리에 새로운 기운이 차오르는 것 같습니다. 넘어지면 손잡아 주고 가파르면 끌어주고 카메라 짐을 나누어지어 준 지리산사람들 길동무님들이 있어 힘들다는 겨울 지리산 종주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마칠 수 있어 참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섬진강 /김인호 *지리산 법화종주 ; 법계사에서 화엄사까지 오는 종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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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3-01-26
  • 다퍼강
    「섬진강 편지」 - 다퍼강 진안 데미샘에서 광양 망덕포구까지 550리 맑은물길 곱디고운 모래로 유명하여 섬진강 옛 이름은 다사강(多沙江)이었다. 반짝 반짝 은빛모래를 바지게나 소달구지로 퍼내던 옛적은 그야말로 소꿉장난이었다. 요새는 *일각수가 덤프트럭을 거느리고 들어와 며칠만 퍼내도 거대한 모래산을 쌓는다. 이 고운 모래를 안 퍼가는 놈만 병신이라 앞 다투어 이 놈 퍼가고 저 놈 퍼가고 경상도 것이 퍼가고 뒤질세라 전라도 것이 퍼갔다 그래도 양심이라는게 쬐끔 남았던지 2004년에는 섬진강길 11개 시군 대표들이 ‘섬진강 환경협의회’라는 것을 만들어 섬진강 모래를 더 퍼냈다가는 큰일 나것다 인자 더 이상 섬진강 모래 퍼내지 말자고 도장을 찍었다 옛 모습은 되찾을 수는 없지만 흰모래가 조끔씩 쌓여 가는가 싶었는데 어느 손모가지가 근질거려 참을 수 없었던지 협약이고 나발이고 또 퍼내기 시작한다. 수해침수 복구 명분으로 이 놈이 먼저 퍼내기 시작하니 저놈도 달라든다. 여름에는 아랫동네서 퍼내더니 가을에는 가운데 동네서 퍼낸다. 윗동네는 가마니라서 가만히 있을까 모래가 많아 이름이 다사강이었으나 이 놈 퍼가고 저놈 퍼가서 모래 씨가 말라가는 다퍼강, 훗날 섬진강의 이름은 다사강이 아니라 다퍼강이라 불리겠구나 *일각수 : 뿔이 하나 달린 괴물이라 뜻으로 법정스님이 포크레인을 지칭한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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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2-11-20
  • 늦반딧불이와 놀다
    「섬진강 편지」 - 늦반딧불이와 놀다 저녁 후에 강아지와 마을 앞 들판길 산책을 하곤 하는데 요 며칠은 반디불이 만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작년까지는 몇 마리 보이지 않던 반딧불이가 많이 늘어나 길을 멈추고 하나, 둘, 셋 ~~ 헤다가 저만치 날아가는 반딧불이를 쫓아 엉뚱한 길로 가기도 한다 이제껏 반딧불이는 암수가 함께 날며 혼인비행을 하는 줄만 알았는데 암컷들은 날개가 퇴화되어 날지 못하고 풀섶에서만 빛을 낸다는 것이다. 이 나이가 되어서도 반딧불이 암수 구분도 못하는 내가 참 우습기도 하지만 이 반딧불이 빛을 보여주고 싶은 외손주녀석이 멀리 사는 게 아쉽기만 한 밤이다. 저 아름다운 반딧불이들이 어디서 왔을까 하고 하늘을 보니 반딧불이 숫자만큼 별의 숫자 모자라는 것도 같다. 반딧불이가 없어지면 또 하늘 별의 숫자가 늘어나겠지. 여기 또 아름다운 빛을 내는 반딧불이들이 있다. 남원시청 앞에서 '지리산 산악열차 반대 운동'을 하고 있는 지리산 산악열차반대 남원대책위 사람들이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꼭 지켜야 할 국립공원을 깎아내고 쇳덩어리 기찻길을 놓겠다는 정신 나간 사람들을 향해 그 길로 가면 안 된다고 비가와도 바람이 불어도 시청 앞에 나와 깜박깜박 빛을 밝히고 있다. 심심하면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산악열차를 놓겠다는 사람들에게 묻는다. 지리산의 구상나무가 말라죽고, 반달곰이 떠나고, 아흔아홉 골짜기가 마르고 새들이 떠나가면 산악열차와 케이블카가 무슨 소용일까? -섬진강 / 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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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2-09-16
  • 지리산 토끼가 그럽디다
    「섬진강 편지」 - 지리산 토끼가 그럽디다 왜들 이리 지리산을 달달 볶아대는지 어제 만난 정령치 숲 토끼에게 물었더니 그럽디다 용왕님한테 토끼 간을 갔다 바치고 존자리 하나 얻고 싶나보다 왜들 이리 지리산을 달달 볶아대는지 새벽 노고단 지리터리풀에게 물었더니 그럽디다 지 혼자 오늘 한판 걸게 쳐 먹고 끝내 버리려보다 내일, 우리 아이들, 그런 거는 나몰랑 허는 종자들이라서 왜들 이리 지리산을 달달 볶아대는지 반야봉 구름에게 물었더니 시 한수 들려줍디다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마음이니 행여 견딜 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이원규 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중에서 .............................................................................................................. 하동군은 2018년부터 공공과 민자사업을 포함해 총사업비 규모가 1650억 원인 '알프스하동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지리산 자락인 화개·악양·청암면 산 정상부 일원에 케이블카, 모노레일, 전기열차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다가 기획재정부의 원점 재검토 결정과 민간사업자의 포기로 사업은 중단된 상태이다. 구례군은 지난 해 11월에 신청한 지리산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국립공원계획변경’이 지난 6월 3일 환경부로부터 반려 되었다. 환경부는 케이블카 도착지가 반달가슴곰보호구역과 가깝다는 점 등 케이블카가 지나가는 지역이나 이에 영향을 받는 지역의 동식물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구례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케이블카의 '순기능' 중 하나가 도보로 산을 오르는 등산객을 줄인다는 점인데 구례군이 계획한 노선은 지리산 노고단 정상 바로 밑까지여서 노고단에 오르는 사람을 오히려 늘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남원시다 지난 6월 26일 철도기술연구원이 발표한 ‘산악용 친환경운송시스템 시법사업’공모에 ‘지리산 친환경 전기열차 사업’(이하 ‘지리산산악열차’)이 최종 선정되었다고 남원시가 발표하였다. 앞으로 남원시와 철도기술연구원은 산악용친환경 운송시스템 연구개발 검증을 위해 오는 2026년까지 연구개발비 278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남원시 주천면 고기리 고기삼거리에서 고기댐까지 시범노선을 구축하게 된다. 남원시의 일방적 발표에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세다. 지리산 산악열차의 꼼수를 한번 들여다보시기를 바랍니다. http://worlganjb.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277 -섬진강 / 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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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2-07-07
  • 노고단 첫눈 맞이
    「섬진강 편지」 -노고단 첫눈 맞이 어제 오후 노고단 대피소에 확인을 해보니 2cm 정도 눈이 내렸다길래 '나는 구례다' 친구들에게 카톡을 날렸다 아이젠에 스패치까지 겨울등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새벽 4시 반, 비 내리는 화엄사 주차장에서 출발 눈으로 바뀐 시암재를 지나 성삼재를 오르는데 차가 더 이상 오르지 못한다 차를 돌려 시암재에 주차를 하고 눈길을 뽀드득 걸어 노고단으로 향했다. 앞서간 발자국이 없다 7명 일행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첫눈을 밟으며 진눈깨비를 맞으며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하니 6시 24분이다 대피소부터는 앞서간 발자국이 하나 있다. 새벽 근무를 나간 국립공원 직원의 발자국이다. 앞이 안보 일정도로 날이 흐려 일출을 볼 수 없으니 서두를 필요도 없다. 우회도로를 걸으며 눈길을 즐겼다 대피소부터 오르는 길에는 나무마다 눈꽃(상고대)이 피었다 단풍나무 잎들은 떨어지기 전에 눈꽃으로 다시 피어났다 노고단 정상에 오르니 바람이 드세다 얼어붙은 바위들은 낯선 얼굴로 드센바람 속에서 명상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무장을 하고도 채 30분을 못 버티고 내려오는 길에 바위와 나무와 풀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저들은 이제부터 봄까지 칼바람 속에서 저를 단련시키고 새봄을 맞을 것이다 노고단 첫눈을 잘 모셨으니 오는 겨울은 내내 눈부시리라 내려가는 길에는 첫눈을 맞으러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눈을 밟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그들의 얼굴에도 첫눈 미소가 환하다 산을 다 내려와 돌아보니 상선암 부근의 붉은 단풍과 차일봉 산정 흰 눈의 대비가 무상한 세월의 오감을 선명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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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1-11-10

실시간 섬진강 편지 기사

  • 일동 묵념!
    「섬진강 편지」 - 일동 묵념! 요양원에서 지내던 어르신이 한 줌 가루로 돌아와 고향 마을 뒷산에 묻혔습니다 잘 알지 못하는 분이지만 마을 청년들과 함께 가시는 길 배웅해드렸습니다 큰 산, 격변기에 지리산 아래 삶이 모질지 않은 삶이 없었겠지만 남들 다 받는 무슨 댁 호칭도 없이 최샌네로 살았으니 좀 더 모질었겠지요 행팽댁당촌댁예성댁냉천댁월산댁 마을로 내려와 마을 지도를 펼쳐보니 집집마다 다들 연세들이 만만찮으십니다. 아이들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시골 지난 1년 동안 구례군 인구는 585명이 감소했는데 태어난 아기는 88명이네요 해가 갈수록 그 격차는 커질 것인데.. 10년 후의 시골마을들을 생각해봅니다. 이장님 부고 방송에 연못의 연밥들도 종일 묵념 중입니다. 일동 묵념! -섬진강 / 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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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1-09-01
  • 모우전구 (冒雨翦韭)
    「섬진강 편지」 - 모우전구 (冒雨翦韭) 태풍이 큰 탈없이 지나간 아침, AZ 2차 접종을 하고 누웠는데 구례 지나는 길이라며 점심을 함께 하자는 벗의 전화에 우산을 받쳐 들고 나섰다 점심식사 후에 비 내리는 화엄사 경내 한 바퀴 돌아 구층암에 올라 덕제스님 죽로차 대접을 받고 내려와 벗을 보내고 나니 기분이 좋다 모우전구 (冒雨翦韭), 비가 오는데도 부추를 솎아 친구를 대접한다는 옛말도 있으니 백신 맞은 사람이 비 맞고 싸돌아다냐는 잔소리쯤은 들어도 괜찮다 - 섬진강 / 김인호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1-09-01
  • 여름을 보내며
    「섬진강 편지」 - 송별인사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하더니 빗발이 거세진다 메마른 초목들은 한시름 놓겠지만 열흘 정도 내리 비가 온다니 이번에는 큰비가 걱정이다 지난해 8월 섬진강 물난리를 겪은 터라 이곳 강마을 사람들은 큰비에 대한 무섬증을 가지고 있다 세상일이 마침맞게, 이치에 딱딱 맞게 돌아간다면 어찌 사는 일을 고해의 바다라 하겠는가! 올여름을 돌아보니 7월 중순부터 한동안 아침 저녁놀이 붉었다 붉어도 너무 붉어 기상이변이 아닌가! 불안하기조차 했었다. 내가 꼽는 섬진강의 노을 포인트는 하지 무렵 구재봉에서 바라보는 섬진강 저녁놀이다 이 곳을 발견한 해가 2010년이니 베트남 파견근무를 했던 한 해를 빼고는 매년 구재봉에 올라 저녁놀 사진을 담았다 그 10년 중에 올 해가 가장 붉어 섬진강물조차도 벌겋게 타는 듯한 풍경을 만들어 주었다. 그날 사진에 辛丑年 여름을 떠나보내는 송별인사를 쓴다 기상이변과 델타변이로 근심 가득한 계절이지만 오고 가는 것이야 사람의 일이 아니니 조심히 잘 가시게! -섬진강 / 김인호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1-08-22
  • 한치 앞
    「섬진강 편지」 -한치 앞 별빛 이리 밝으니 지리능선 위로 불끈 솟는 붉은 해를 보겠구나 어서 가자 노고단 고갯길에서 머뭇거리는 큰 아이 내외 걸음을 재촉했는데 한순간 구름 떼가 스윽 밀려오더니 노고단 정상에 걸려 꼼짝 않습니다 5분 전만 해도 별빛 총총하던 하늘이 거짓말 같이 어두워져 해가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 아침 큰산의 말씀은 우리 사는 일도 이렇듯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는 것을 일러주는구나 -섬진강 / 김인호 그야말로 한 치 앞도 못 보고 큰소리친 게 무안하여 아이에게 에둘러 한마디 남기고 애꿏게 원추리 흔드는 바람만 담은 아침이었습니다 -섬진강 / 김인호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1-08-08
  • 기상청산악날씨 정보 보기
    노고단 산악날씨 바로가기-> http://www.kma.go.kr/weather/forecast/theme_national.jsp?areaCode=11H002P0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1-07-24
  • 사성암 운해
    「섬진강 편지」 -사성암 운해 사성암 새벽 산길 산신각 예불드리러 가는 여승과 오산 전망대 가는 내 길이 한 길이었다 등불을 들고 앞선 스님 뒤를 따라가며 가끔 헛기침만 날렸을 뿐인데 관세음보살님 만나 어두운 산길 잘 왔다고 큰 인사를 건넨다. 스무하루 기도를 하러 사성암에 왔는데 새벽마다 펼쳐지는 운해의 풍경에 반해 아예 머무를까 생각도 한단다 여승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사성암 운해 이 정도면 자랑할만한 구례의 명품 아니겠는가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1-07-21
  • 지리산에서 대흥란을 보다
    「섬진강 편지」 -지리산 대흥란 큰 산 이 깊은 골짝에 여리디 여린 딱 한 송이 어찌 뿌리내려 해마다 이리 홀로 피고 지는가 귀한 꽃 함께 보러 가자 불러주는 이가 있어 올해도 이리 너를 만났구나 지리산 대흥란아, 무서운 손 타지 말고 살아남아 내년 후년 후후년 내내 만나세 *대흥란 - 잎이 없는 무엽란으로 멸종위기식뭉 2급 보호종 해남 대흥사에서 처음 발견되어 대흥란으로 명명 지난 해 지리산 둘레길 구간에서 2촉이 발견되었는데 올해는 한 촉만 올라왔다. 내년에 다시 볼 수 있을런지 걱정스럽다. - 섬진강 / 김인호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1-07-13
  • 화엄사 능소화
    「섬진강 편지」 -화엄사 능소화 꽃이 꽃꽃하여 떨어진 꽃조차 꽃꽃하다 화엄사 능소화 비 그친 사이 꽃구경 나온 고양이 예삐도 떨어진 꽃의 꽃꽃함을 한참 들여다본다 물소리 요란한 화엄계곡을 따라 오르니 구층암 다실에서 아침이른차를 내어놓는다 구층암 야생차 맛 구수한 것은 오가는 이에게 허물없이 차를 대접하는 절집 인심이 구수한 까닭이리 구층암 배롱꽃은 아즉인데 천불전 두 그루 모개나무 모개들은 주먹만 하게 굵어졌다 -섬진강 / 김인호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1-07-10
  • 노고단에서 보는 아침놀
    「섬진강 편지」-노고단 아침놀장마 틈새로 오른 새벽 노고단, 흐렸던 하늘이 개고붉고 긴 아침놀이 서북능선 위로 번진다 언젠가 목을 매러 산에 들어간 이가 밧줄을 걸다가 마지막으로맞은 저녁 노을빛이 그만 너무 아름다워 조금 더 살아보기로 해서이때껏 잘살고 있다는 나는 자연인이다 이야기를 떠올린다장맛비가 잠시 그친 틈으로 번지는 이 아침 노을빛으로도누군가 지친 삶의 위안과 다시 일어서는 힘을 얻었으리라 구례 견두산 곡성 통명산 화순 백아산 너머 너머 무등산은 손에 닿을 듯하고날개하늘나리 지리터리풀 술패랭이 환한 노고단의 아침이다 지리산 서북능선 위로 번지는 아침놀 구례 견두산, 곡성 통명산, 화순 백아산 너머 우뚝한 무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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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1-07-07
  • 유월의 논
    「섬진강 편지」 - 유월의 논 평당 십만에 이백 평이니 이천만 원 일년에 쌀 세 가마니, 논 한 마지기에 대한 샘법의 마음아 하늘과 산과 들과 마을을 품은 유월의 아침 무논에 나가 한번 보아라 푸른 생명의 나라 하늘과 산과 들과 마을이 어우러진 평화의 나라 바람 불어와도 살랑대는 유연한 자유의 나라 운해 끼인 아침 혹은 오지게 붉은 저녁놀 내린 풍경의 논 한 마지기는 수천 억을 준다 해도 살 수 없는 그런 위대한 나라인 것을 -섬진강 / 김인호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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