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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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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개 유감
    「섬진강 편지」 -안개 유감 2023년 10월 22일 안개, 10월 23일 안개, 10월 24일 안개, 10월 25일 안개, 10월 26일 안개, 내리 닷새 아침 안개가 점령군처럼 구례를 장악했습니다. 안개가 옅은 날은 9시쯤이면 걷히지만 독한 날은 11시가 되어서야 해를 볼 수 있습니다. 섬진강과 서시천, 그리고 지리산 골짜기 아래마다 하나씩 있는 저수지들이 봄가을이면 구례를 안개의 마을로 만듭니다. 구례로 이사를 와서 8년이 지나고 나서야 안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다. 구례 사람이면 다 알고 있는 안개의 피해를 모르고 아침마다 안개 예찬론을 펼쳤으니 얼마나 철부지로 보였을까요! 봄, 가을이면 일조량이 현저히 부족하고 습도가 높아 농작물들은 병에 취약하고 강마을 노인들은 기관지, 천식 등으로 고통을 받는답니다. 오죽하면 안개를 피해 산동으로 이사를 가려고 하겠느냐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그런데 최근에 지자체가 유치 신청한 양수발전소가 건설되게 된다면 구례는 그야말로 안개공화국이 되고 말겠지요. 섬진강댐보다 큰 규모의 댐이 2개나 들어선다면 1년 내내 안개에 시달리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거기다가 양수발전에 부족한 물은 섬진강에서 끌어 쓰게 된다니 그렇지 않아도 바닥으로 겨우 기어가는 섬진강물은 더 마를 것이고 가둬둔 물을 흘려보내게 되면 섬진강 하류의 오염은 뻔하지요. 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이 만들어 내는 때 묻지 않은 풍광들이 있어 귀촌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입니다. 귀촌 인구가 감소 추세인 최근에도 705명(2022년, 구례군 자료)이 귀촌했을 정도로 구례는 3년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나를 포함한 구례지역 귀촌자들의 특성은 주로 자연환경을 중시하는 사람들로 최근 우리 마을에 7명의 젊은이가 이사를 왔는데 다들 구례의 천연 풍광에 매료되어 온 친구들입니다. 진정 애향 애민의 위정자들이라면 국비 1조 원이란 곶감으로 지역민들을 현혹하지 말고 “자연으로 가는 길, 구례”의 본심을 잊지 않도록 고심해야 할 것입니다. 댐이 들어서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 수 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잠시만 시간을 내어 30여 년 전에 댐이 건설된 순천 주암댐 주민들의 호소를 들어보시라! "자욱한 안개에 폐암까지"‥주암댐 주민 피해 호소 https://ysmbc.co.kr/article/d4H__7afKF797L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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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3-10-27
  • 지리산 법화종주
    「섬진강 편지」 -지리산 법화종주 천왕봉,제석봉,연하봉,촛대봉,영신봉,칠선봉, 덕평봉,형제봉,삼각봉,명선봉,토끼봉,삼도봉 2박 3일, 지리산 품으로 출가를 했습니다 40km 지리능선 수많은 봉우리를 오르내린 수행길 절뚝이며 휘청이며 30시간을 걸으며 우리네 삶도, 사랑도 이렇게 숱한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깊어지는 것임을 온몸으로 배웠습니다. 폐절제 수술 3년이 지나고 망설이던 지리산 종주까지 무사히 마치고 나니 폐가 잘려 나간 자리에 새로운 기운이 차오르는 것 같습니다. 넘어지면 손잡아 주고 가파르면 끌어주고 카메라 짐을 나누어지어 준 지리산사람들 길동무님들이 있어 힘들다는 겨울 지리산 종주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마칠 수 있어 참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섬진강 /김인호 *지리산 법화종주 ; 법계사에서 화엄사까지 오는 종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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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3-01-26
  • 다퍼강
    「섬진강 편지」 - 다퍼강 진안 데미샘에서 광양 망덕포구까지 550리 맑은물길 곱디고운 모래로 유명하여 섬진강 옛 이름은 다사강(多沙江)이었다. 반짝 반짝 은빛모래를 바지게나 소달구지로 퍼내던 옛적은 그야말로 소꿉장난이었다. 요새는 *일각수가 덤프트럭을 거느리고 들어와 며칠만 퍼내도 거대한 모래산을 쌓는다. 이 고운 모래를 안 퍼가는 놈만 병신이라 앞 다투어 이 놈 퍼가고 저 놈 퍼가고 경상도 것이 퍼가고 뒤질세라 전라도 것이 퍼갔다 그래도 양심이라는게 쬐끔 남았던지 2004년에는 섬진강길 11개 시군 대표들이 ‘섬진강 환경협의회’라는 것을 만들어 섬진강 모래를 더 퍼냈다가는 큰일 나것다 인자 더 이상 섬진강 모래 퍼내지 말자고 도장을 찍었다 옛 모습은 되찾을 수는 없지만 흰모래가 조끔씩 쌓여 가는가 싶었는데 어느 손모가지가 근질거려 참을 수 없었던지 협약이고 나발이고 또 퍼내기 시작한다. 수해침수 복구 명분으로 이 놈이 먼저 퍼내기 시작하니 저놈도 달라든다. 여름에는 아랫동네서 퍼내더니 가을에는 가운데 동네서 퍼낸다. 윗동네는 가마니라서 가만히 있을까 모래가 많아 이름이 다사강이었으나 이 놈 퍼가고 저놈 퍼가서 모래 씨가 말라가는 다퍼강, 훗날 섬진강의 이름은 다사강이 아니라 다퍼강이라 불리겠구나 *일각수 : 뿔이 하나 달린 괴물이라 뜻으로 법정스님이 포크레인을 지칭한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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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2-11-20
  • 늦반딧불이와 놀다
    「섬진강 편지」 - 늦반딧불이와 놀다 저녁 후에 강아지와 마을 앞 들판길 산책을 하곤 하는데 요 며칠은 반디불이 만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작년까지는 몇 마리 보이지 않던 반딧불이가 많이 늘어나 길을 멈추고 하나, 둘, 셋 ~~ 헤다가 저만치 날아가는 반딧불이를 쫓아 엉뚱한 길로 가기도 한다 이제껏 반딧불이는 암수가 함께 날며 혼인비행을 하는 줄만 알았는데 암컷들은 날개가 퇴화되어 날지 못하고 풀섶에서만 빛을 낸다는 것이다. 이 나이가 되어서도 반딧불이 암수 구분도 못하는 내가 참 우습기도 하지만 이 반딧불이 빛을 보여주고 싶은 외손주녀석이 멀리 사는 게 아쉽기만 한 밤이다. 저 아름다운 반딧불이들이 어디서 왔을까 하고 하늘을 보니 반딧불이 숫자만큼 별의 숫자 모자라는 것도 같다. 반딧불이가 없어지면 또 하늘 별의 숫자가 늘어나겠지. 여기 또 아름다운 빛을 내는 반딧불이들이 있다. 남원시청 앞에서 '지리산 산악열차 반대 운동'을 하고 있는 지리산 산악열차반대 남원대책위 사람들이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꼭 지켜야 할 국립공원을 깎아내고 쇳덩어리 기찻길을 놓겠다는 정신 나간 사람들을 향해 그 길로 가면 안 된다고 비가와도 바람이 불어도 시청 앞에 나와 깜박깜박 빛을 밝히고 있다. 심심하면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산악열차를 놓겠다는 사람들에게 묻는다. 지리산의 구상나무가 말라죽고, 반달곰이 떠나고, 아흔아홉 골짜기가 마르고 새들이 떠나가면 산악열차와 케이블카가 무슨 소용일까? -섬진강 / 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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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2-09-16
  • 지리산 토끼가 그럽디다
    「섬진강 편지」 - 지리산 토끼가 그럽디다 왜들 이리 지리산을 달달 볶아대는지 어제 만난 정령치 숲 토끼에게 물었더니 그럽디다 용왕님한테 토끼 간을 갔다 바치고 존자리 하나 얻고 싶나보다 왜들 이리 지리산을 달달 볶아대는지 새벽 노고단 지리터리풀에게 물었더니 그럽디다 지 혼자 오늘 한판 걸게 쳐 먹고 끝내 버리려보다 내일, 우리 아이들, 그런 거는 나몰랑 허는 종자들이라서 왜들 이리 지리산을 달달 볶아대는지 반야봉 구름에게 물었더니 시 한수 들려줍디다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마음이니 행여 견딜 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이원규 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중에서 .............................................................................................................. 하동군은 2018년부터 공공과 민자사업을 포함해 총사업비 규모가 1650억 원인 '알프스하동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지리산 자락인 화개·악양·청암면 산 정상부 일원에 케이블카, 모노레일, 전기열차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다가 기획재정부의 원점 재검토 결정과 민간사업자의 포기로 사업은 중단된 상태이다. 구례군은 지난 해 11월에 신청한 지리산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국립공원계획변경’이 지난 6월 3일 환경부로부터 반려 되었다. 환경부는 케이블카 도착지가 반달가슴곰보호구역과 가깝다는 점 등 케이블카가 지나가는 지역이나 이에 영향을 받는 지역의 동식물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구례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케이블카의 '순기능' 중 하나가 도보로 산을 오르는 등산객을 줄인다는 점인데 구례군이 계획한 노선은 지리산 노고단 정상 바로 밑까지여서 노고단에 오르는 사람을 오히려 늘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남원시다 지난 6월 26일 철도기술연구원이 발표한 ‘산악용 친환경운송시스템 시법사업’공모에 ‘지리산 친환경 전기열차 사업’(이하 ‘지리산산악열차’)이 최종 선정되었다고 남원시가 발표하였다. 앞으로 남원시와 철도기술연구원은 산악용친환경 운송시스템 연구개발 검증을 위해 오는 2026년까지 연구개발비 278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남원시 주천면 고기리 고기삼거리에서 고기댐까지 시범노선을 구축하게 된다. 남원시의 일방적 발표에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세다. 지리산 산악열차의 꼼수를 한번 들여다보시기를 바랍니다. http://worlganjb.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277 -섬진강 / 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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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2-07-07
  • 노고단 첫눈 맞이
    「섬진강 편지」 -노고단 첫눈 맞이 어제 오후 노고단 대피소에 확인을 해보니 2cm 정도 눈이 내렸다길래 '나는 구례다' 친구들에게 카톡을 날렸다 아이젠에 스패치까지 겨울등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새벽 4시 반, 비 내리는 화엄사 주차장에서 출발 눈으로 바뀐 시암재를 지나 성삼재를 오르는데 차가 더 이상 오르지 못한다 차를 돌려 시암재에 주차를 하고 눈길을 뽀드득 걸어 노고단으로 향했다. 앞서간 발자국이 없다 7명 일행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첫눈을 밟으며 진눈깨비를 맞으며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하니 6시 24분이다 대피소부터는 앞서간 발자국이 하나 있다. 새벽 근무를 나간 국립공원 직원의 발자국이다. 앞이 안보 일정도로 날이 흐려 일출을 볼 수 없으니 서두를 필요도 없다. 우회도로를 걸으며 눈길을 즐겼다 대피소부터 오르는 길에는 나무마다 눈꽃(상고대)이 피었다 단풍나무 잎들은 떨어지기 전에 눈꽃으로 다시 피어났다 노고단 정상에 오르니 바람이 드세다 얼어붙은 바위들은 낯선 얼굴로 드센바람 속에서 명상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무장을 하고도 채 30분을 못 버티고 내려오는 길에 바위와 나무와 풀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저들은 이제부터 봄까지 칼바람 속에서 저를 단련시키고 새봄을 맞을 것이다 노고단 첫눈을 잘 모셨으니 오는 겨울은 내내 눈부시리라 내려가는 길에는 첫눈을 맞으러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눈을 밟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그들의 얼굴에도 첫눈 미소가 환하다 산을 다 내려와 돌아보니 상선암 부근의 붉은 단풍과 차일봉 산정 흰 눈의 대비가 무상한 세월의 오감을 선명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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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편지
    2021-11-10

실시간 섬진강 편지 기사

  • 지리산 토끼가 그럽디다
    「섬진강 편지」 - 지리산 토끼가 그럽디다 왜들 이리 지리산을 달달 볶아대는지 어제 만난 정령치 숲 토끼에게 물었더니 그럽디다 용왕님한테 토끼 간을 갔다 바치고 존자리 하나 얻고 싶나보다 왜들 이리 지리산을 달달 볶아대는지 새벽 노고단 지리터리풀에게 물었더니 그럽디다 지 혼자 오늘 한판 걸게 쳐 먹고 끝내 버리려보다 내일, 우리 아이들, 그런 거는 나몰랑 허는 종자들이라서 왜들 이리 지리산을 달달 볶아대는지 반야봉 구름에게 물었더니 시 한수 들려줍디다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마음이니 행여 견딜 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이원규 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중에서 .............................................................................................................. 하동군은 2018년부터 공공과 민자사업을 포함해 총사업비 규모가 1650억 원인 '알프스하동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지리산 자락인 화개·악양·청암면 산 정상부 일원에 케이블카, 모노레일, 전기열차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다가 기획재정부의 원점 재검토 결정과 민간사업자의 포기로 사업은 중단된 상태이다. 구례군은 지난 해 11월에 신청한 지리산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국립공원계획변경’이 지난 6월 3일 환경부로부터 반려 되었다. 환경부는 케이블카 도착지가 반달가슴곰보호구역과 가깝다는 점 등 케이블카가 지나가는 지역이나 이에 영향을 받는 지역의 동식물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구례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케이블카의 '순기능' 중 하나가 도보로 산을 오르는 등산객을 줄인다는 점인데 구례군이 계획한 노선은 지리산 노고단 정상 바로 밑까지여서 노고단에 오르는 사람을 오히려 늘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남원시다 지난 6월 26일 철도기술연구원이 발표한 ‘산악용 친환경운송시스템 시법사업’공모에 ‘지리산 친환경 전기열차 사업’(이하 ‘지리산산악열차’)이 최종 선정되었다고 남원시가 발표하였다. 앞으로 남원시와 철도기술연구원은 산악용친환경 운송시스템 연구개발 검증을 위해 오는 2026년까지 연구개발비 278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남원시 주천면 고기리 고기삼거리에서 고기댐까지 시범노선을 구축하게 된다. 남원시의 일방적 발표에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세다. 지리산 산악열차의 꼼수를 한번 들여다보시기를 바랍니다. http://worlganjb.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277 -섬진강 / 김인호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2-07-07
  • 2022, 하지 다례
    「섬진강 편지」 -2022, 하지 다례 일 년 중 낮 시간이 14시간 35분으로 가장 긴 날이며 태양 높이가 가장 높은 하지 지리산사람들, 구례야생화사진 회원들 함께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구재봉(龜在峰)에 올랐다 지리산사람들 윤주옥대표가 구례 느긋한쌀빵집 빵과 며칠 전 먼 길 떠나신 연관스님이 주셨다는 차를 준비해와 정성껏 차도 올렸다. 적량에서 오신 초면의 벗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동그랗게 둘러앉아 차를 따르며 산과 강, 마을 풍경을 받아 모신다. 날이 흐렸지만 지리산 백운산 산그리메는 아슴하여 정겨웠고 가뭄에 여위었지만 섬진강 물은 여전히 맑다 세상은 후덥지근해지고 긴 가뭄에 들판은 말라가지만 지리산 초록은 맘껏 짙고 섬진강 강물은 반짝 반짝인다 내다보는 무욕의 산빛, 진정의 강물 반짝임이 번져와 욕망에 찌든 우리를 적시고 우리를 다시 꿈꾸게 한다 지리산에 올라 섬진강을 바라보며 모든 생명들이 한껏 어울리는 세상을 생각해본다 -섬진강 / 김인호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2-06-22
  • 전쟁 안돼, 평화 원해, 통일이 답이다.
    「섬진강 편지」 -전쟁 안돼, 평화 원해, 통일이 답이다. 통일을 바라는 마음들이 구례 용방면 들녘에 모여 한마음으로 외쳤다. "전쟁 안돼, 평화 원해, 통일이 답이다." 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2007년부터 16년째 이어오고 있는 구례통일쌀경작단이 주최하는 2022 통일쌀 모내기 행사다. 민간차원 남북교류와 화합을 목적으로 구례군 농민회, 구례군 여성농민회, 화엄사, 기아자동차노조 광주지회가 주축이 된 구례통일쌀경작단은 남북관계가 좋았을 때는 수확한 쌀을 북한을 방문해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그런 날이 어서 다시 오기를 바라며 경작한 통일쌀은 통일기금으로 바꿔 북한 교류사업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올해 모내기는 여느 해보다 특별했다 문척초등학교 5, 6학년 어린이들이 함께 모내기를 하며 발끝으로 전해지는 대지의 부드러움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다. 5학년 (오)시현이와 (강)효빈이는 모내기 손놀림이 제법이어서 물어봤더니 1학년 때 모내기를 해본 경험이 있다고 씨익 웃는다. 벼들이 여름더위 속에서도 무럭무럭 자라 가을에 풍성한 추수를 하게 되듯이 통일을 바라는 아이들의 꿈도 잘 여물었으면 좋겠다. 다같이 한번 더 외쳐본다 "전쟁 안돼, 평화 원해, 통일이 답이다." -섬진강 / 김인호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2-06-20
  • 병아리 눈물
     「섬진강 편지」 -병아리 눈물 병아리 눈물을 보셨나요? 사진 전시장에 온 후배에게 '병아리 눈물'이라는 작은 화분을 선물 받았다. 이름이 귀여워 자꾸 들여다보게 하는 병아리 눈물, 참 이름도 잘 지었다. 가뭄 이야기를 하려고 '병아리 눈물'을 들고 왔다. 노고단에 가서 기우제도 지내고 했는데 우리 정성이 부족함인지 봄 가뭄이 심하다. 비가 몇 번 찔끔 오긴 왔는데 그야말로 병아리 눈물만큼 왔다. 그 너른 구만저수지가 바닥을 보이고 섬진강 대숲의 죽순은 어찌어찌 새순을 밀어 올렸지만 가뭄과 병해로 말라버린 죽순들이 많이 보인다 연못의 연꽃들도 시원찮다 참 지독한 가뭄이다 마을에서도 한바탕 난리가 났다 마을 뒷산으로 농업용수를 퍼올리는 양수장이 있는데 마산천 둑을 높이는 공사를 하면서 양수장으로 오는 물길을 끊어 마을 뒷 논에 물을 댈 수가 없게 만들어버렸다. 살수차를 동원하고 어찌어찌 임시조치는 취했지만 분위기는 살얼음판이다 마을 상수도가 터졌을 때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파이프를 묻은 도면을 찾을 수가 없다 도면이 없으니 짐작으로 온 사방을 파헤쳐야 한다 땅 속에 묻는다면 작은 파이프 하나라도 기록을 남겨야 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날이 또 꾸물댄다 일기예보에 비 소식은 없지만 보고 계신다면 제발 비 좀 보내주시라 -섬진강 /김인호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2-06-17
  • 단비의사
    「섬진강 편지」 -단비 의사 의사가 뛰어온다 왕진가방을 흔들며 저만치 들판을 가로질러 뛰어온다 애태우고 애태우며 늦게 오셨지만 단방에 목숨을 살리는 단비의사 오늘 오신 이 단비님은 그 어떤 의사보다도 뛰어난 의술의 명의다 메말라가는 목숨을 하나 하나 살려내는 단비의사의 손길을 보고 있자니 알겠다 서울 가서 폐 절제 수술을 하고 구례로 돌아왔을 때 걱정마라 넌 괜찮아질 것이다 가만 내 등을 두드려주던 지리산과 섬진강 바리바리 봉다리 약보다 더 푸른 믿음을 준 지리산이 섬진강이 나를 살린 명의였구나 큰산 지리산과 맑은 모래 섬진강이 품어 주는 구례는 뛰어난 두 명의 명의가 근무하는 일류 종합병원이구나 ㆍᆢᆢᆢᆢᆢ ᆢ ᆢ ᆢᆢᆢᆢ 새벽부터 한두 방울 떨어지더니 날이 밝으면서는 제법 빗방울이 굵어졌습니다 반가운 비를 맞으며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만든 꽃밭에 그래구례협동조합에서 사온 제주산수국 몇 그루를 옮겨 심었습니다 단비를 맞으며 심었으니 잘 자라겠지요 애태우며 늦게 오셨지만 고마운 단비님 거듭 감사합니다 -섬진강 / 김인호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2-06-06
  • 사포마을 다랭이논
    「섬진강 편지」 -사포마을 다랭이논 날이 얼마나 가물었는지 논을 가는 트렉터에서 풀풀날리는 먼지가 흡사 불난 집 연기처럼 자욱하다 투표를 마치고 산동 사포마을 사랑스런 다랭이논을 보러갔다산동 다랭이 논은 생각보다 모내기를 많이했지만 저수지가 간당간당허니 바닥을 보인다 저수지 물을 열심히 뿜어 올리는 양수기 소리에 느닷없이 양숙이 누나가 떠오른다. 막내누나 친구들 열여덟 백말띠 드센 가시나들이 온 동네를 휘젓던 천방지축 시절 생각에 가만 미소가 지어진다. 서산너머 해가 지고 무논에서 개구리들 합창이 시작된다 큰일이다 가물어서 큰일이다. 앞으로 열흘 동안의 일기예보에도 비소식이 없다. 정말 큰일이다 선거가 끝났다 민심은 천심이 아니라 돈심이라는 말도 들린다 돈심이라는 말은 돈으로 산 마음이 아니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돌아서는 것이 민심이라는 말로 해석하고 싶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온몸을 던지겠다 목이 쇤 당선자들은 당장에 큰산 지리산에 올라 기우제를 올려야허지 않을까 다랭이 논에 석양빛에 번진다 저 고운 자연빛, 저 빛이 우리들 마음에 들어와 희미해져가는 자연의 시간으로 가는 길을 비춰주면 좋겠다 -섬진강 / 김인호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2-06-04
  • 노고단 기우제
    「섬진강 편지」 -노고단 기우제 새벽 4시 성삼재를 출발하여 노고단에서 아침해를 맞습니다 올봄은 가뭄 탓에 좀처럼 운해가 피어오르지 않아 이 아침도 밋밋한 일출입니다 떠오르는 해를 배경으로 서로의 사진을 담아주는 친구들이 하도 다정해 보여 말을 건네보니 친구가 아니라 엄마와 딸이랍니다 친구 같은 엄마와 딸, 참 보기가 좋아 엄마와 딸이란 제목으로 실루엣을 담아봅니다 해가 떠오르고 함께 한 구례야생화사진모임 회원들 각자 가지고 온 제물 하나씩을 꺼내놓고 기우제를 올렸습니다 비를 내려주소서! 우리의 기도가 천왕봉 너머, 섬진강 끝 하늘에 가 닿아 몇 방울이라도 비가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숲꽃들은 올 해도 안녕히 거기 피어 반겨주어서 고마웠습니다 이름을 불러봅니다 큰앵초, 복주머니란, 나도제비란, 금강애기나리, 감자난초, 풀솜대,영국병정지의, 병꽃.. 그리고 함박꽃 -섬진강 / 김인호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2-05-25
  • 죽추라는 말
    「섬진강 편지」 -죽추(竹秋)라는 말 죽추(竹秋)라는 말이 있습니다. 죽순을 키워내느라 푸른 대나무 잎이 누렇게 되는 이맘때를 일러 대나무의 가을이이라 부르는 말이지요. 오늘이 소만입니다. 봄 가뭄이 심해 걱정인데 그나마 문수저수지에서 마을로 물을 끌어오는 수로가 터져 며칠 물을 댈 수 없으니 참고 하라는 이장님 마을방송에 마음이 더 보타지는 아침입니다. 뒷산 계곡물을 받아쓰는 마을 간이수도도 쫄쫄거린지 오래입니다. 소만小滿 무렵 -김인호 푸른 대숲 바람 담아오려 카메라 가방 메고 갔더니 대숲이 누렇다 늘 푸른 숲인 줄만 알았는데, 소만小滿 무렵이면 죽순에게 한껏 젖을 물리느라 대숲이 누렇게 변한단다 새끼를 위하여 누렇게 부황 든 어미의 얼굴이다 -시집 <섬진강 편지>중에서 *전남 구례군 산동면 관산리 사포마을 다랭이논 모내기가 시작되었습니다.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2-05-23
  • 지리산 구상나무
    「섬진강 편지」 -지리산 구상나무 크리스마스 트리로 잘 알려진 구상나무는 남부지방의 지리산과 한라산 등 해발 1,000m 이상 고지대에 살아가는 우리나라 특산종입니다. 88올림픽 상징나무로 지정되었고 크리스마스 장식용으로 유럽으로 수출되는 나무입니다. 그 구상나무가 2,000년 들어 기후위기 여파로 점점 개체수가 줄어들자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2013년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을 했습니다. 녹색연합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천왕봉 부근의 구상나무 서식지는 이미 90% 가까이 고사했고, 해발 1,600에서 1,900m 사이에서는 고사가 가속화되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수분 부족 문제로 보았습니다. 아고산대 침엽수인 구상나무는 겨울에 내린 눈으로 봄철까지 수분 공급을 받지만 2,000년 초반부터 적설량이 줄면서 봄철 건조 현상이 심해졌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구상나무의 죽음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유엔이 정한 '생물성 다양성 보존의 날'인 어제 노고단 숲길에서 뜻깊은 모임을 가졌습니다. '60+기후행동' 사람들과 국시모 '지리산사람들', 그리고 지리산자락 구례의 아이들이 함께 하여 햇차를 올리고 죽어가는 구상나무들의 경고음을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앞 다투어 온 사방천지를 파헤치고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도록 공구리를 쳐댄, 우리는 구상나무의 죽음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는 저 눈빛 맑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그런 물음을 던져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섬진강 / 김인호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2-05-23
  • 꽃앞에 무릎을 꿇다
    「섬진강 편지」 - 김인호 야생화 사진전 구례에서 라임나무를 키우는 농부들의 구례 라임씨 협동조합에서 지리산 화엄사 가는 길에 만든 "농부 라임C 카페"가 문을 열었습니다.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상큼달큼 신선한 라임으로 만든 라임에이드, 라임 차, 깔라만시에이드와 우리밀 제과 쑥부쟁이 머핀,쿠키, 라임호두 등을 판매합니다. 또 하나, "농부라임C 카페" 공간은 지역의 문화 사랑방 갤러리를 지향하는데 영광스럽게도 제가 그 사랑방 갤러리 첫 번째 전시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김인호의 야생화 사진전 <꽃앞에 무릎을 꿇다> 우리 들꽃 사진을 2022년 5월 13일부터 7월 말까지 전시하니 지리산, 섬진강을 오가는 길이라면 잠시 들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찾아오시는 길 ☞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로 12 섬진강 마실장C동 2층 농부카페 라임C http://kko.to/4ARdhL4V2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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