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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초 인류
    나 같은 나이에도 나 스스로 스마트폰 중독이라 여기고 있으니 이삼십대 젊은 친구들과 스마트폰의 친밀 관계는 말 할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 안에는 나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같이 애들이 멀리 사는 경우에는 더 그렇다. 폰을 들여다 봐야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얼굴을 볼 수 있고 손주의 움직이며 노는 모습을 옆에서 보는 듯 볼 수 있다. 누구에게 돈을 보낼 때도 돈이 들어왔나 확인 할 때도 그것을 봐야한다. 잊어 먹을까 메모도 거기에 녹음도 거기에 뭘 몰라 물어 볼 때도 거기에 한다. 노래를 들을 때도 영상을 볼 때도 그것을 찾는다. 그것이 손에서 떨어지면 금단 증상이 온다. 어딨지? 바로 옆에 놓고 가슴이 철렁! 큰일 난 듯 두리번댄다. 사진을 찍고 올리는 일이 이것을 통해야 쉬우니 일단 이것으로 사진을 올리고 컴터에서 글을 쓰던 뭘하던 한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이 그 안에 있고 내가 모르는 모든 것을 그것은 알고 있다. 외울 필요가 없으니 그것을 보고 있다 머리를 들면 바로 까먹는다. 지금 찾고 조금있다 찾고 내일 또 찾는다. 한 집에 살면서도 때론 문자가 더 편하다. 사진까지 같이 보내며 요런거라고 똑 부러지게 부탁한다. 내가 아는 사람은 물론 모르는 사람의 일상까지 읽으며 나 지금 뭐하지? 하며 스스로 끔찍스러워한다. 그리고 결심한다. 다시는 너와 가까이 하지 않겠다고! 그러나 마치 고기가 어항 밖으로 튀어나와 발버둥치듯 손을 덜덜 떨며 그것을 찾는다. 증상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다 비슷한 병을 앓고 있을 것이라 짐작한다. 300쪽 가까이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고 실험을 통하지 않아도 이미 다 알고 있다. 근데 왜 뭐하러 읽고 난리야. 뭐 좋은 소리라도 있을까해서? 그 병이 확실한가 오진은 아닐까 확인해 보려고? 암튼 나는 뭘 몰라서 못하기 보다 삼일을 넘기지 못해서 못한다. 이 중독 증상이 병이라면 고쳐야겠지만 미리 단언한다. 고치지 못할 거라고 아니 안 고칠거라고! 그러나 정말 꼭 필요할 때만 쓰고 싶다고! 꼭 필요할 때만 쓰는거 아니였나? 그럴때가 많을 뿐이쥥 헤헤. 20분이 지나면 이미 우리는 공부한 것의 60퍼센트만을 기억할 수 있고, 1시간이 지나면 절반이 채 안 되며, 하루가 지나면 단지 3분의 1만 기억할 수 있다. 한달이 지나면 뇌 속에는 정보의 15페센트 밖에 남지 않는다. (헤르만 에빙하우스) p15 오늘날 지구상의 이동 전화 가입자 수는 79억명이다.(2019). 전 셰계 인구는 76억 명이니 사람보다 사용중인 심카드가 더 많은 셈이다. 매년 아이들보다 더 많은 심 카드가 탄생한다는 주장은 내게 적지 않은 우려를 불러일으킨다.((생략) 자랑할 만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탈리아는 한국(삼성의 본국)과 홍콩에 이어 인구 대비 모바일 기기 수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나라다. (생략) 지금 이 순간, 지구상에 집에 화장실이 있는 사람보다 주머니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놀랍기 그지없다. 유엔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24억 명의 사람들만 화장실을 소유하고 있으며, 약 10억 명의 사람들은 야외에서 용변을 해결한다. p41 오늘날 평균적인 사용자가 아이푠을 잠금 해제하고 사용하는 횟수가 하루에 약 80회, 1년에 거의 3만회(지금은 이미 그 이상일 것이다)에 이른다는 애플의 데이터나 하루에 스마트폰을 만지는 횟수만 해도 2,617회에 이른다는 또 다른 연구의 결과는 더 이상 놀랍지 않다. 웹 전문가 니르 이얄은 <훅>에서 스마트폰 소유자의 79퍼센트가 매일 아침, 잠에서 깬 후 15분 이내에 기기를 확인한다는 자료를 내놓았는데, 내가 보기에 이는 사실과 다른 것 같다. 실제로는 그보다 더 짧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내 경우에 는 잠이 완전히 깨기도 전에 숨 쉬는 것처럼 자동적으로 침대 옆 협탁에 놓아둔 스마트폰을 집어들 뿐만 아니라 어둠 속에서도 문자를 찍고, 눈을 제대로 뜨지 않고도 페이스북 앱을 열 수 있다. 게다가 전화나 메시지가 온 것이 없는데도 스마트폰이 주머니 속에서 진동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것은 환각의 한 형태로 10명 중 9명에게 일어나며 심지어 '팬텀진동증후군'이라는 학술명까지 가지고 있다. 팔다리를 잃은 사람이 뇌의 잘못된 재조정으로 인해 여전히 팔다리가 있다고 느끼는 현상,마치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사지의 말단 신경으로부터 계속해서 자극과 신호를 받는 것처럼 느끼는 현상인 '환각지phantom limb'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놀랍다. 이것은 스마트폰이 어느 정도로 우리의 일부가 되어버렸는지를 보여준다. (생략) "스마트폰 진동처럼 작고 빈번한 세포의 경련인 진동들은 감지되고 서로 교루합니다. 이를 설명하는 데는 두가지 이론이 있습니다. 하나는 기술이 우리의 두뇌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단순히 우리가 불안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메일과 메시지에 답장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우리를 초조하고 과민한 상태로 만든다는 것이죠."p46 8초는 오늘날 우리가 평소에 관심을 기울이는 평균 시간이다. 기사를 읽을 때, 음악을 들을 때, 영화를 볼 때,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때, 이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집중력을 잃는다. 8초! 금붕어보다 짧은 시간이다. 단 8초의 집중력으로 인해 우리는 오해와 소통 불가능, 고독 그리고 침묵의 형을 선고받았다.p66 역사상 어느 시점에서 우리는 산만함을 '산만함'이라 부르기를 그만두었다. 이 말의 근저에 깔려 있던 모든 부정적 의미와 함께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멀티태스킹'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컴푸터의 기능에서 차용한 용어다. (생략) 안타깝게도 실제로 컴퓨터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없다. (생략) " 완전히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몸짓이 아닌 이상, 인간은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하는 것은 전환입니다. 굉장히 빠르게 앞뒤로 왔다갔다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은 매 순간 우리가 주의를 다시 집중시킨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하루 종일 이 업무 전환이 쌓이면 스트레스가 됩니다. 그리고 스트레스는 집중력과 두뇌에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합니다. 집중력이 낮아지는 것을 디대로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스마트폰은 그 물리적 존재만으로도 인지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사용하지 않고 주변에 두기만 해도 우리의 주의력은 분산된다.p91 인간의 기능을 기계가 대신할 때마다 우리의 삶에서 그리고 뇌에서 어떤 능력이 제거되는 것이다.p132 화면의 LED가 청색광을 방출하기 때문입니다. 뇌는 이것을 날이 밝은 하늘의 푸른빛으로 알고 잠이 깰 때를 알리는 신호라고 해석하는 겁니다. 바로 이것이 디지털 기기가 뇌의 기억 능력에 미치는 첫 번째 직접적인 영향입니다."p154 2017년에 노벨 의학상은 일주기 리듬(대략 하루 24시간을 기준으로 하는)을 제어하는 분자 매커니즘을 발견한 공로로 세 명의 연구자에게 수여되었다. 태양광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방출되는 청색광과 같은 단파장에 노출되면 우리의 신체는 모든 관점에서 '활성화'되어 반응한다. 반대로 양초의 빛과 같은 붉은 빛의 긴 파장에 노출되면 긴장을 풀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잠이 들려는 성향이 있다. 24시간 주기의 리듬이 깨지면 당뇨병이나 비만, 우울증, 심부전, 천식과 같은 심각한 질병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어두운 방에서 잠들기 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행동이다. p155 죽었다 다시 태어나는 것 정도의 획기적인 전환이 일어나지 않는 한, '좋아요'와 '엄지 척' 사회는 계속될 것이다. 웹의 거인들에게 스스로를 개혁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빙산에서 타이타닉 호를 구하라고 요구하느느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p193 가끔은 무언가를 모른다는 것, 의심에 빠진다는 것이 참으로 위안이 되었는데,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되었다. 단어들의 올바른 문자열을 입력하기만 하면 엄청난 양의 온라인 정보들 사이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p217 "독서는 정신의 학교입니다. 읽기 회로를 개발하면 점점 회로가 성장합니다. 깊이 읽을수록 생리학적으로 더 정교해집니다. 깊이 있는 독서는 수신하는 정보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고 있는 것과 생각하고 있는 것을 연결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구축하기 때문이죠. 두뇌는 이러한 네트워크에 의해 말 그대로 장악되며, 신경학적 관점에서 이 모든 네트워크들이 모여 분석 능력을 구축합니다." 즉 깊이 있는 방식으로 더 많이 읽을스록 '정교한' 과정을 더 많이 강화하고, 읽은 내용이 기억 속에 더 많이 굳게 자리 잡을수록 더 깊이 생각하게 된다. 매이렁 울푸가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은 바로, '골똘히 생각하기think hard'였다.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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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3-05-24
  •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제목이 코믹하다. 부제는 '정치적 동물의 길'이다. ”사실 정치에 관심없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일단 뉴스보면 기분 나빠지고 욕 나오니 싫다. 모든 정치적인 것에서 멀어지고 싶다. 사실 별 관심도 없다. 그러나 가만 생각해보면 모든게 정치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사는게 정친데 정치가 싫다? 이 무슨 모순이고 비극인가? 그렇다면 정치가 재밌고 좋아지려면 어찌해야 하나? 뭐 내가 결론내는 건 언어도단이긴 하지만 최소한 내가 불행하지 않으려면 정치가 재밌어야 하겠지? 그런 일이 있을랑가는 몰겄지만 이런 재미있는 정치에세이는 어떤가! 이 책은 전문 정치학 책은 아니고 에세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1부 정치란 무엇인가? 로 부터 시작해 여러가지 정치 얘기를 한다. 쉽고도 재밌다. 또 영화 얘기도 많고 그림 얘기도 많다. 알고보면 이 모두가 정치라는 얘기다. 결국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고 정치 없이 인간은 없다. 뭐 그런 이야기? 당신을 위로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 위로하는 좋은 말들처럼 평탄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그의 인생 역시 어려움과 슬픔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당신의 인생보다 훨씬 더 뒤처져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 좋은 말들을 찾아낼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중 P9 정치가 어디 있냐고?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이 세상에 태어나 있고, 태어난 바에야 올바르게 살고 싶고, 이것저것 따져보고 노력해보지만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고, 다른 사람과 함께하려니 합의가 필요하고, 합의하려니 서로에 대해서 알아야 하고,합의했는데도 합의는 지켜지지 않고, 합의 이행을 위해 규제가 필요하고, 규제를 실천하려니 권력이 필요하고, 권력 남용을 막으려니 자유가 필요하고, 자유를 보장하려니 재산이 필요하고, 재산을 마련하니 빈부격차가 생기고, 빈부격차를 없애자니 자원이 필요하고, 개혁을 감행하자니 설득이 필요하고, 설득하자니 토론이 필요하고, 토론하자니 논리가 필요하고, 납득시키려니 수사학이 필요하고, 논리와 수사학을 익히려니 학교가 필요하고, 학교를 유지하려니 사람을 고용해야 하고, 일터의 사람은 노동을 해야 하고, 노동하다 죽지 않으려면 인간다운 환경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느닷없이 자연재해가 일어나거나 전염병이 돌거나 외국이 침략할 수도 있다. 공동의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은 많고 쉬운 일은 없다. 이 모든 것을 다 말하기가 너무 기니까, 싸잡아 간단히 정치라고 부른다. 정치는 서울에도 지방에도 국내에도 국외에도 거리에도 집 안에도 당신의 가느다란 모세혈관에도 있다. 체지방처럼 어디에나 있다, 정치라는 것은. P23-24 정치 공동체는 자연의 산물이다. 그리고 인간은 본성상 정치적 동물이다. 우연이 아니라 본성상 정치 공동체가 없어도 되는 존재는 인간 이상이거나 인간 이하다. -아리슽텔레스 "정치학" 중 p25 폴리스 시민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졌던 정치가 페리클레스는 다음과 같이 단호하게 말한다. "우리 아테네 사람들은 공적인 일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을 초탈한 사람이라고 존경하지 않고, 쓸모없는 인간으로 간주한다." p29 모든 권력을 싫어한다는 말은 모든 욕망을 무시한다는 말이며, 모든 욕망을 무시한다는 것은 삶을 혐오한다는 것이다. 권력은 권력만 없었으면 가능하지 않았을 여러 일을 가능하게 한다. 사람은 종종 목표를 지향하고, 그 목표는 권력의 향사를 통해 달성된다. 아무 것도 도모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까. 체속을 초월하겨고 드는 선사도 해털을 도모한다. 마음의 고요를 얻기 위해서도 마음의 파도를 잠재우는 어떤 나직한 힘이 필요하다. 정말 아무것도 도모하지 않겠다면 어딘가 조용히 숨어서 자신의 멸종 소식을 기다려라.p53 근대 정치 이론의 초석을 놓은 토머스 홉스는 저서 "리바이어던"에서 그처럼 한갓 사적 인간이 정치적 존재로 변신하는 과정에 주목했다. 낱낱이 흩어져 있던 인간들이 어떻게 단일한 의지를 가진 권력체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일까. 어떻게 정치적 존재로 변신하는 것일까? 그냥? 심심해서? 그렇지 않다. 그들은 죽지 못해서 변신하는 것이다. 변신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으므로. "지속되는 두려움과 난폭한 죽음의 위협"으로 인해 인생이 고독하고, 열악하고, 고약하고ㅡ 잔인하고, 짧아질까 봐" 변신하는 것이다. 어찌해볼 도리가 없을 정더로 괴롭기 때문에 정치적 존재로 변신하는 것이다. 그 변신 덕분에 인간은 비로소 삶을 견딜 수 있게 된다. 투표는 인간이 정치적 인간으로 변신했던 그 위대한 상상을 되살리는 축제다.p109 다민족 국가를 다스리는 일의 어려움은 피터 반 더 보트의 1578년 작품에 잘 드러나 있다. 온갖 짐승들의 머리가 달려 있는 거대 괴물을 정치 및 종교 지도자들이 당혹스럽게 바라보고 잇다. 이 괴물은 다민족 제국의 여정을 시작하던 16세기 후반의 (오늘날)네덜란드를 상징한다. 그러나 다민족 국가가 반드시 통치의 어려움만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잘만 소화하면 그것은 활력의 근원이 될 수 있다. 유럽 각국이 가톨릭이냐 프로테스탄트냐의 갈림길에서 탄압과 전쟁을 일삼고 있을 때, 네덜란드는 적극적으로 관용 정책을 택했다. 그에 따라 칼빈주의자뿐 아니라 가톨릭 루터교, 유대교, 재세레파 신자 등 타국에서라면 이교도로 낙인찍혀 핍박을 받았을 인재들이 네델란드에 몰려와 살게 되었다. 17세기 초 암스테르담 인구의 40퍼센트를 이민자가 차지할 정도였다. 다양해진 인구 구성을 장애물이 아니라 활력으로 승화시켰을 때, 네덜라드는 본격적인 번영을 구가하게 된다. 오늘날 많은 네덜란드 사람들은 자기 나라가 향유하고 표방해온 다양성과 자유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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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5-18
  • 다섯번째 산
    작가 파울로 코엘료는 전 세계 170개국 이상 83개 언어로 번역되어 3억 2천만 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한 우리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작가. 1947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어났다. 저널리스트, 록스타, 극작가, 세계적인 음반회사의 중역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다, 1986년 돌연 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로 순례를 떠난다. 이때의 경험은 코엘료의 삶에 커다란 전환점이 된다. 그는 이 순례에 감화되어 첫 작품 『순례자』를 썼고, 이듬해 자아의 연금술을 신비롭게 그려낸 『연금술사』로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출판사) 세상 모든 사람은 피하라 수 없는 일의 영향을 받는다. 어떤 이들은 극복했고 어떤 이들은 포기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비극의 날개가 우리 인생을 스쳐지나가는 경험을 한 적 있다. 이유가 뭘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나는 엘리야를 따라 아크바르의 시간 속으로 떠났다. 파울로 코엘료p12 "인간은 선택을 내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 천사가 대답했다. "결정을 내리는 힘이 바로 너의 능력이다."p192 "그보다 더 어려운 건 자신의 길을 분명히 정하는 것이다. 선택을 하지 않는 자는 아직 숨을 쉬고 길을 걷고 있다 하더라도 신의 눈에는 죽은 것과 같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다. 누구도 죽지 않는다. 영원함은 모든 영혼에게 열려 있고 저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나갈 것이다. 태양 아래 있는 모든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p193 하느님은 인간으로 하여금 당신과 정면으로 맞서고 당신의 질문에 대답하게 하신다. "왜 너는 그토록 짧고 고통으로 가득한 존재에 그토록 매달리느나? 너의 싸움의 의미는 무엇이냐?"p279 아이들은 항상 어른에게 세 가지를 가르쳐주죠. 별 이유 없이도 행복해하기, 무언가에 항상 몰두하기, 그리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온 힘으로 매달리기. 제가 아크바르로 돌아온 것도 저 아이 때문입니다. p276 "주님의 말씀은 네 주변의 온 세상에 쓰여 있단다. 네 삶에 일어나는 일에 주의를 기울여보면 너는 하루의 순간순간 주님께서 당신의 말씀과 뜻을 숨겨놓으신 곳을 찾을 수 있을 거야. 주님이 시키시는 일을 해내도록 노력하렴. 그것이 네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란다."p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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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3-08
  • 페미니즘철학
    페미니즘, 페미니즘...언제부턴가 너무나 많이 회자되는 페미니즘. 대충 여성들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고는 알고 있지만 정확히 알지 못해 많은 오해를 낳고 있다고 의심된다. 도대체 '페니니즘'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일단 보시라 권하고 싶다. '철학'이라는 단어가 망설이게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철학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권하고 싶다. 페미니즘 철학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페미니즘 철학은 기존 가부장제 철학에 반대하는 반反철학이거나 여자가 하는 철학이 아니고, 또 여성만을 위한 철학도 아니라는 거예요. 저는 페미니즘 철학이라는 게 여성주의적 가치에대해 질문하고 탐구해보는 철학이면서 페미니즘의 내용들과 개념들을 철학적인 개념으로 만들어보는 철학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작업의 효과는 기존 철학의 주제들, 그러니까 인식론,존재론, 윤리학 같은 것들을 다시 검토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이러한 페미니즘 철학의 활동은 근대성에 대한 문제 제기와 그 대안을 마련하려는 현대 철학과 조우하죠. p 46 들뢰즈Gilles Deleuze 같은 사람은 철학은 생성하는 사유고 어리석음으로부터 벗어나는 배움의 운동이라고 해요. 그래서 철학은 동일자를 확인하는, 즉 A는 A다‘라는 걸 확인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개념을 창조하고 새로운 사유의 방법을 증가시키는 작업이라는 거죠. 이제 철학은 새로운 방식의 사유를 모색하는 것을뜻합니다. p 52 제가 생각하는 페미니즘 철학은 이래요. 타자인 여성이 철학 개념과 이론에 명시적이고 또 암시적으로 배어 있는 여성 평가절하의 논리를 추적하고 비판하는 건데, 여기에 철학의 도구를이용한다는 거죠. 기존의 철학을 겹쳐 쓰고 같이 쓰면서, 뿌리 깊은 기성 철학의 입장에서 벗어나 어디서든지 살아낼 수 있는 다양한 사유들의 목초들, 풀들을 자라나게 하는 일인 거예요. 지워버리고 없애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 겹쳐 쓰다보면 새로운 모양이 될 수 있잖아요. 다 지우고 새로운 흰 종이에서 다시 시작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방식 안에서새로운 운동을 발명하면서 살아가는 것들, 이게 저는 페미니즘철학인 것 같아요. p 53 남성에게는 남성의 성적 특징을 부과하지않는데, 여성에게만 여성의 성적인 특징들, 여성의 외모적 특징들을 여성성이나, 여성이라면 지녀야 할 굉장한 덕성인 것처럼이야기하는 게 틀렸다는 거예요. 남자들에게는 인간적인 특성을두고 말하는데 여자들에게는 인간적인 특징이 아니라 여성의 성적 특징을 부과하는 것들이 부당하다는 거고, 여성도 똑같이 인간으로 대하라는 거죠. 그러니까 스테레오타입으로 대우하지 말라는 거예요. p64 울스턴크래프트는 이런 걸 거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해요.왜냐하면 스테레오타입으로 누군가를 취급하면, 인간으로서 그누군가가 자기 개성을 만들 수가 없다는 거예요. p 65 “페미니즘은 언제나 구체적인 이야기들에서 시작해요. ‘페미니즘이 철학이냐’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죠. 페미니즘 저서들을 보면 구체적인 사례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왜 그렇게 시작할까요? 추상적으로 접근하면 여자들이 벗어날 수가 없어요. 구체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해야지, 문제를 느끼고 바꿀 수가 있는 거죠. 그래야 구체적인 수단을 마련할 수 있잖아요. …… 자세하게 묘사를 하는 건 그래야만 여자가 주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인 겁니다. 이러한 묘사를 읽는 여성들은 여성들이 당연하다고 여겨온 것이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알게 돼요. 그리고 그 경험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여성들이 함께 겪고 있고, 겪어왔던 일이라는 걸 확인하면서 다른 세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페미니즘의 출발은 여성들의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P135 “파이어스톤은 마르크스주의자로서 재생산을 강조하고, 재생산을 이끄는 중요한 단위가 가족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가족 안에서 근본적인 착취가 일어난다고 설명합니다. 가족을 착취의 자리로 분석하는 데에는 많은 여성들이 직관적으로 동의하게 되죠.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가족제도 안에서 권력의 차이가 선명하잖아요.” P 206 “그래서 저는 낙태권의 문제는 여성의 자기 몸에 대한 권리, 내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의 문제로만 협소하게 해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꼭 드리고 싶어요. 파이어스톤이 재생산의 권리를 제기한 이유를 떠올리면서요. 파이어스톤은 재생산이라는 게 지금의 가부장제를 지탱하는 억압이라고 분석했고, 이로부터 저항하면 가부장제라는 구조를 다 흔들어버릴 수 있다고 말한 거잖아요. 그리고 재생산 문제 때문에 성 계급까지 호명했잖아요.” p 296 책소개(알라딘) 기존의 이 세계의 뿌리를 흔들고 새로운 인식과 개념을 발명해온 페미니즘 철학의 기초를 독자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페미니즘 철학의 기초적인 세 가지 질문, 다섯 명의 사상가와 페미니즘의 고전이라 할 법한 그들의 핵심 도서와 문장들을 통과하며 페미니즘 철학의 기초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페미니즘 철학이란 무엇인가’ ‘여성은 인간인가’ ‘여성인가, 여성‘들’인가’라는 세 가지 질문을 각 부로 구성해 1부에서는 페미니즘 철학의 자리를 소개하고 페미니즘 철학이 지금 이곳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 고유의 목적은 무엇인지를 살핀다. 2부와 3부에서는 제1물결 페미니즘과 제2물결 페미니즘으로 분류되는 사상의 조류를 중심으로 그 구체적인 내용을 담았다. 특히 이 사상가들의 사유가 동시대의 철학으로 어떻게 위치할 수 있는지 그 맥락을 짚어내며,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곳의 문제들과 구체적으로 엮어 소개하려 노력했다. 2부에서는 ‘여성은 인간인가?’라는 질문을 품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여권의 옹호》, 시몬 드 보부아르와 《제2의 성》을 중심으로 페미니즘 철학 초기의 사상을 다뤘다. 여성도 남성과 똑같이 이성을 가진 평등한 존재라는 점을 주창한 열렬한 계몽주의자이자 근대 민주주의자였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여성이 언제나 타자의 지위인 제2의 성에 머물 수밖에 없는 기제를 밝히며 여성이 타자의 자리에 머무는 것은 ‘악’이며 여성이 자유를 획득해 주체의 자리에 서는 것이 도덕적 명령이라고 못박아버린 실존철학자 시몬 드 보부아르의 사상을 여기에서 다뤘다. 목차 프롤로그: 눈의 여왕을 떠올리며 페미니즘 철학은 무엇인가 1장 페미니즘 철학이란 무엇인가: 페미니즘 철학과 보편적 인간에 대하여 여성은 인간이다 2장 여성도 인간이다라는 외침: 메리 울스턴크래프와 여성의 이성 3장 타자로서 여성을 정의하다: 실존철학자, 시몬 드 보부아르 여성은 다르다: 복수의 여성들 4장 여성성이라는 신화를 부수며: 베티 프리단이 발견한 ‘행복하지 않은 여성들’ 5장 성 계급을 호명하며 자궁으로부터 해방을 선언하다: 슐라미스 파이어스톤과 《성의 변증법》에 대하여 6장 자매들의 밖에 서서 자매들에게 차이의 문제를 묻다: 오드리 로드Ⅰ 7장 서로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다양한 여성들로 살아가기 위해: 오드리 로드Ⅱ 에필로그: ‘우리’가 서로를 찾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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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5-03
  • 고양이 오스카
    데이비드 도사의 고양이 오스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하나는 고양이와 같이 사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고양이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나와 같이 사는 고양이 초리는 끊임없이 나의 관심을 유발시킨다. 그의 존재가 나를 잠시도 쉬게 하지 않는다. 그는 언제나 나의 주위를 맴돌지만 나에게 안기거나 나의 손길을 달가와 하지는 않는다. 늘 나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지만 그의 날카로운 눈빛은 늘 나를 주시하고 있다. 마치 CCTV의 감시하에 있는거와 다르지 않다.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그의 뇌에 저장하는지 알 수 없다. 나 또한 그를 관찰하지만 "그는 정답이 없는 퍼즐이다. "내가 고양이를 사랑하는 건 집에 있는 시간을 즐기기 때문이다. 고양이들은 어느새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집의 영혼이 되어간다.-장꼭또" 나는 그 퍼즐을 풀기 위해 이책 저책을 뒤적여본다. 초리와 같이 평범한 고양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고양이 오스카"의 이야기는 꽤 흥미롭다. 그는 미국에 있는 한 요양원에 기숙하는 고양이다. 이 요양원은 동물을 기르도록 허락되지 않았지만 어느날 오스카는 이곳을 제가 살 자리라 맘을 먹었다. 고양이는 한번 자리 잡으면 쉽게 그 장소를 떠나지 않는 영역동물이다. 요양원의 사람들도 포기한채로 그를 인정하다 그를 한 식구로 받아들인다. 이 요양원이란 곳은 거의가 임종이 가까운 노인들이 기거하는 곳이다. 그리고 치매에 걸린 노인들이 다수인 곳이다. 이 곳의 환자를 돌보는 노인 전문의 데이비드 도사는 (그의 성이 도사다) 고양이 오스카에 대한 메리의 이야기를 귓등으로 넘겨 듣는다. 그는 치매에 걸린 환자들과 그의 가족을 만나면서 그들의 이야기에 주목하며 고양이 오스카의 특별한 능력을 마침내 인정하게 되고 책을 출판하기에 이른다. 메리의 이야기는 고양이 오스카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그것은 임종이 가까운 사람이 누군지를 안다는 것이다. 고양이 오스카는 병원 이곳 저곳을 다니지만 임종이 다가온 사람이 있으면 그의 침대 곁에 머무르며 임종을 지킨다. 그는 '임종지키미 고양이'인 것이다. 임종이 가까운 사람에게서는 특별한 냄새가 난다고 한다. 냄새에 예민한 고양이가 그 냄새를 알아채고 그의 곁을 지키는지 혹은 다른 어떤 이유로 임종을 지키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반복적인 오스카의 행동은 이제 요양원 사람들에게 큰 위로를 주고있다. 임종을 지키는 가족이 없는 경우에도 오스카는 그의 곁을 지키고 있어 보는 사람에게도 위로가 된다. 고양이 오스카의 이야기는 실화다. 치매가 반드시 누구나 거쳐가는 병은 아니지만 많은 이들이 겪는 노인병이다. 데이비드 도사는 치매에 걸린 사람들의 가족을 만나며 지금 현재를 사는 아름다움을 역설한다. 치매는 기억을 잃는 것이다. 기억을 잃는 것은 지나온 시간을 잃는 것이며 지나온 삶의 괘적을 지우는 일이다. 죽음은 결국 모든 것을 지우는 일인 것을 인정 한다면 치매는 죽음으로 가는 인간 삶의 한 과정일 뿐이다. 그 삶의 과정에 고양이 초리가 함께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고통스런 삶에서 벗어 날 수 있는 방법이 두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고양이와 음악이다. -알버트 슈바이처" 목차 독자 여러분께죽음을 감지하는 고양이 오스카오스카의 수수께끼에 도전하다하루하루를 견디게 하는 작은 승리루벤스타인 부부스티어하우스와 고양이의 인연치매 환자 치료의 딜레마오스카와 함께한 첫 회진도나 모녀의 마음을 이어 준 오스카사라진 슬리퍼와 죄책감요양원에서 부모님을 떠나보낸 자매음악이 전부였던 리노 페레티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감당하기 어려운 일치매 환자는 무슨 꿈을 꿀까삶을 완전히 바꿔 놓는 병존엄하게 죽을 권리있는 그대로 사랑하기빈 병실을 지키는 오스카간병하는 가족의 진실한 친구루벤스타인 부부의 마지막 결혼기념일이리스에게 마지막 인사를루스에게 남은 유일한 가족새 환자, 그리고 오스카마치는 글데이비드 도사 선생님과 나누는 대화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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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3-29
  •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마루야마 겐지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마루야마 겐지 일본인 마루야마 겐지는 동경의 한 무역회사에 다니고 글을 쓰고 문학계 신인상을 받았다. 25살에 귀농을 하고 집필에 전념하며 그의 농촌 체험기인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바다 출판사/고재운 옮김)” 펴내며 귀농하는 사람들에게 경고성 조언을 한다. 이 책을 읽으면 도시인들이 막연히 생각하는 시골이나 귀농에 대한 환상을 와삭 부셔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저절로 공감의 웃음을 짓는다. 목차만 훑어봐도 그가 말하고 싶은 것을 짐작 할 수 있다. “ 어떻게든 되는 시골 생활은 없다. – 어딜가든 삶은 따라온다.”, “경치만 보다간 절벽으로 떨어진다.”, “풍경이 아름답다는 건 환경이 열악하다는 뜻이다.-자연의 성깔을 알아야 한다. 아름답다고 좋은 곳이 아니다”, “텃밭 가꾸기도 벅차다.-농부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구급차 기다리다 숨 끊어진다”, “시골에 간다고 건강해 지는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이 도시에서 느끼지 못하는 거친 자연과 시골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확실하게 깨부순다. 시골에 오니 좋은 것은 많다. 산이 바로 앞 마당이고 눈 앞에 푸른 산이 펼쳐져 있으니 산보가 등산이고 오염이 적은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고 조용하고 한가하며 먹거리는 모두 유기농이라는 것 등 셀 수 없이 많다. 과연 좋은 것만 있을까? 내가 알아온 진리 중의 하나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이다. 좋은 것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 대가를 치르는 일은 어쩌면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몇 배나 더 혹독한 것일지도 모른다. 겐지가 지적한 대로 “풍경이 아름답다는 건 환경이 열악하다는 뜻이다.” 그는 “혹독하고 위험하기 때문에 그림 같은 풍경으로 다가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겐지가 지적하는 엄청난 위험은 모른척한다 하더라도 시골에 살려면 우선 내 마당 내 집에 드나드는 작은 동물과 곤충에 먼저 익숙해져야 한다. 내 집 마당이라고 집안에서 입던 반팔과 반바지로 마당에 나섰다가는 모기, 진드기, 심지어 쯔쯔가무시라는 보이지 않는 곤충의 공격에 무방비로 희생 될 가능성을 절대로 피 할 수 없다. 집 안이라고 안전하지 않다. 잠자리 풍뎅이 말벌조차 때론 길을 잘못 찾아 나와의 동거를 요구한다. 비 오는 날이면 배로 기어 다니는 것들도 동거에 참여하려 한다. 청정한 공기를 마시는 대신 자외선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도 피할 수 없다. 농부치고 하얗고 뽀얀 얼굴은 가진 분을 본 적은 드물 것이다. 뭔가 갑자기 필요한 것이 생길 때는 꼬불 꼬불 어두운 산길을 내려가야하고 공공 시설의 혜택은 대충 포기하는 것이 맘 편하다. 요즘은 도시에서도 작은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리 작은 텃밭이라도 밭을 가꿔본 사람은 안다. 밥상에 무공해 유기농 채소 한 접시 올리기 위해서 흘려야 하는 땀과 잡초와의 치열한 전쟁과 그것에 들여야 하는 시간을. “농부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라고 갠지가 지적했듯이 농부 흉내라도 내며 조그만 텃밭 가꾸는 것도 허리가 휘어지게 벅찬 일이다. 내 손으로 돌을 고르며 흙을 일구고 씨를 뿌리고 잡초를 뽑아주고 비에 넘어지면 일으켜주는 수고를 한 끝에야 비로소 유기농 채소라 불리는 나물 한 접시가 상에 올라 오는 것을 해보기 전에는 모른다. 갠지는 처음 대하는 거친 자연과의 조우에 대해서도 경고하지만 처음 만나는 시골의 낯선 이웃들에 대한 경고에 더 한층 수위를 높인다. “깡촌에서 살인사건 벌어지고” “시골을 농락하는 수상한 사람들”이 시골에 있다고 겁을 준다. 그리곤 범죄자들이 시골로 이주하고 군침을 흘리며 당신을 노리고 있으니 가능한 큰 개를 기르라고 조언한다. 한술 더 떠 침실을 요새화하고 수제창까지 준비하라고 순진한 도시인을 공포에 몰아 넣는다. “심심하던 차에 당신이 등장 한 것”이라며 차라리 “친해지지 말고 그냥 욕먹으라”고 까지 말한다. 사실 알고 보면 “관심 받고 싶었던 건 당신”이라며 허를 찌른다. 겐지가 이렇게 자연과 사람에 대해 경고하는 이유는 어디에서나 삶이 그렇듯 “어떻게든 되는 시골 생활은 없으며” “어딜 가도 삶은 따라온다”는 것을 일깨우기 위해서이다. 또한 “엎질러진 시골 생활은 되돌릴 수 없으니” 떠나기 전 준비를 단단히 하라는 조언인 것이다. 아니면 차라리 도시와 시골의 중간인 별장지대를 적격이라고 추천한다. 시골에서 인생 제 2막을 시작하려고 할 때 “유유자적하며 조용히 살고 싶다는 식의 추상적인 바람이어서는 안되며” “하루가 다 가도 모를 정도로 전념할 것이 있어야 하며” 그것도 “하면 할수록 심오함이 느껴지고 정신을 차리고 나면 하루가 다 지나갔을 정도로 모든 것을 잊고 몰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동안 멋진 풍경에 취하고, 단지 그것만으로 행복과 충만감을 맛볼 수 있지만 그런 날들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고 그는 단언한다. 겐지는 그의 40년 체험한 시골생활의 경험으로 전원생활에 대한 환상을 깨고 환경과 사람과의 관계를 직시 할 수 있도록 충고하고 있다. 그의 조언은 결국 도시에 살건 시골에 살건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로 귀착된다고 본다. “시골에 간다고 건강해 지는 것은 아니고” “잘 먹고 잘 생활하면 잘 죽을 수 있으니” “병을 불러 들이는 생활 태도”부터 고치라고 말한다. 그가 건네 주는 조언에 귀를 기울인다면 도시건 시골이건 “홀로서기”에 성공하여 “자신다운 죽음”을 맞이 할 수 있을 것이다. “불편함이 치유”라며 “불편함”이 심신을 단련시켜주고 뇌를 말끔하게 청소해주며 당신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 돌려 준다”고 말한다. 지금 내가 어디에 있건 한번쯤 그의 충고에 귀 기울인다면 의존하고 있는 그것에서 조금 더 “홀로 서기”에 성공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골은 그런 것이다. 목차 서문 0061장. 어떻게든 되는 시골 생활은 없다어딜 가든 삶은 따라온다 0162장. 경치만 보다간 절벽으로 떨어진다스스로를 속이지 마라 0233장. 풍경이 아름답다는 건 환경이 열악하다는 뜻이다자연의 성깔을 알아야 한다 030 / 아름답다고 좋은 곳이 아니다 0314장. 텃밭 가꾸기도 벅차다농부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038 / 구급차 기다리다 숨 끊어진다 0425장. 지쳐 있을 때 결단하지 마라당신은 맛이 다한 차가 아니다 047 / 당신의 가난은 고립무원이다 050사이비 종교인들에게 당신은 봉이다 052 / 술을 마시는 건 인생을 도려내는 일 0546장. 고독은 시골에도 따라온다외로움 피하려다 골병든다 062 / 자원봉사가 아니라 먼저 자신을 도와야 한다 0657장.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고요해서 더 시끄럽다 072 / 자연보다 떡고물이 더 중요하다 074윗사람이라면 껌뻑 죽는다 076 / 다른 소리를 냈다간 왕따당한다 078공기보다 중요한 지역 사람들의 기질 080 / 골치 아픈 이웃도 있다 0838장. 깡촌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시골로 이주하는 범죄자들 090 / 가능한 한 큰 개를 길러라 093 / 침실을 요새화해라 094수제 창을 준비해라 096 / 군침을 흘리며 당신을 노리고 있다 1019장. 심심하던 차에 당신이 등장한 것이다관심받고 싶었던 건 당신이다 112심심하던 차에 당신이 등장한 것이다 115그들에게 마을은 나의 집 118 / 돌잔치에 빠지면 찍힌다 120모임에 도시락을 대 주면 당선 12210장. 친해지지 말고 그냥 욕먹어라하루가 다 가도 모를 정도로 전념할 것이 있어야 한다 131이주자들과만 어울리면 사달 난다 132 / 시골을 농락하는 수상한 사람들 13511장. 엎질러진 시골 생활은 되돌릴 수 없다자신이란 자연을 먼저 지켜야 한다 144젊음을 흉내 내야 할 만큼 당신 젊음은 참담하지 않았다 149엄마도 아내도 지쳤다 153 / 엎질러진 시골 생활은 되돌릴 수 없다 15612장. 시골에 간다고 건강해지는 건 아니다의사만 믿다 더 일찍 죽는 수가 있다 165병을 불러들이는 태도를 뜯어고쳐라 170잘 먹고 잘 생활하면 잘 죽을 수 있다 17313장. 불편함이 제정신 들게 한다멋진 별장도 살다 보면 그 정도는 아니다 180불편함이 치유다 185 / 천국이나 극락으로는 이주할 수 없다 187죽음의 시기는 자신다워질 마지막 기회 191 마루야마 겐지 (Kenji Maruyama,まるやま けんじ,丸山 健二) 1945년 나가노 현 이에야마 시에서 태어났다. 1963년 도쿄의 한 무역회사에 통신담당 사원으로 취직하였으나, 1966년 회사가 부도 위기에 처하게 되자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설 《여름의 흐름》을 썼다. 그것이 1966년이었다. 이렇게 난생 처음 쓴 작품으로 그는 「문학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같은 작품으로 '아쿠타가와 상'을 일본문학 사상 최연소로 수상하였다.1968년 소설 〈정오이다〉로 귀향한 청년의 고독을 그린 후, 나가노 현 아즈미노로 이주했다. 이후 문단과 선을 긋고 모든 문학상을 거부하며 50년 가까이 집필에 매진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소설 『파랑새의 밤』, 『달에 울다』, 『물의 가족』 등을 썼고, 산문집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나는 길들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 『개와 웃다』, 『세계폭주』, 『산 자에게』, 『취미 있는 인생』,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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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2-03-23

실시간 사는이야기/책마을 기사

  • 지리산사람들이 동아리(회원모임)를 지원합니다
    지리산사람들이 동아리(회원모임)를 지원합니다. 회원님들의 만남과 활동을 북돋우기 위한 지리산사람들의 특별한 결정!! - 지원내용 : 6개월간 매월 10만원씩 지원 요청사항 : 기획을 위해 모인 분들 외에 다른 회원님도 참여할 수 있도록 동아리 문을 활짝 열어주세요. 1. 3명 이상의 회원님이 모여 2. 어떤 분들과 무슨 활동을 할 것인지 의논한 후 3-1. QR코드를 인식해 작성해주세요. 3-2. QR코드를 통한 신청서 작성이 어려울 경우 사무실에 방문해 작성해주세요. 4. 보내주신 신청서는 운영위원회 공유 후, 아주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바로 지원됩니다. 사무실 주소 : 구례읍 봉서산정길 61-3 물어보기 : 010-2693-4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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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3-07-07
  • 자본이 사람을 멈추기 전에, 부디 제발
    저자 강수돌은 1961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다. 1985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1994년 독일 브레멘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7년부터 2021년까지 고려대 융합경영학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 고려대 명예교수. 경영학 분야는 물론, 경제, 정치, 사회, 노동, 심리, 교육, 생태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인다.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좌우명 아래 공부한 것을 ‘나부터’ 실천하고자 한다. 직접 텃밭을 가꾸고 생태 화장실을 사용하며 세 아이를 키웠다. 교수로 재직할 때 5년 동안 마을 이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자본과 권력에 굴종하지 말고 ‘나답게’ 살자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노동자와 농민, 흔히 말하는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탐구해 왔다. 탈(脫) 자본, 탈 경쟁의 교육, 탈 성장의 생활, 소박한 필요의 철학을 강조한다. 무엇보다도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갈망한다. (알라딘) 전 법무부장관 조국 사태가 났을 때, 어떤 사람들은 분노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를 두둔했다. 그러나 그의 팬들 조차 아쉬워했던 점 한가지는 그의 말과 삶의 불일치 아니었을까 나는 생각한다. 그의 글은 좌파를 표방했지만, 그의 생활은 그가 말하는 것과 달랐다는 점이다. 말과 행동의 일치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누구나 말로는 무엇이 옳고, 어떻게 살아야 하고, 무엇이 중요한지 알고 있다. 하지만 자기가 말한대로 실천하며 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언행이 일치해야 하는데 그러기가 힘들다. 우리의 정치를 보면 언행 불일치의 대표적인 예를 누구에게서나 볼 수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자신과 자기 가족을 위해 정치하는 사람이 더 많은 세상이다. 일상이 되어야 할 그 흔하게 말하던 도덕이나 윤리를 지키며 사는 이는 종교의 수도사 정도이다. 소위 성인이라 불린 사람들은 그 좋은 부귀영화를 쓰레기 버리듯 버린 사람들이다. 성인같은 사람을 가끔 보지만 그 스스로 그런 길을 택했다기보다 어쩔 수 없어 살다보니 그 비스름하게 된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강수돌교수는 조금 다르다. 그는 자기의 말을 그대로 실천하며 산다. 그는 미리 교수직을 퇴직하고 시골로 내려와 자기가 말했던 것을 실천하며 살려 애쓴다. 아이 셋이 있는 교수가 똥으로 퇴비를 만들며 "밥이 똥이고 똥이 밥이다"를 외친다. 더 많이 소유하고, 더 크게 생산하고, 더 빨리 소비하는 걸 잘 사는 것이라고 믿는 자본의 잠식에서 어서 벗어나야 한다고 간절히 외친다. "부디, 제발!" 멈추라고. 그가 쓴 이 책은 교과서같다. 교과서는 재미 없지만 지식이 넓혀지는 포만감이 있고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흥미가 진지하다. 한마디로 누구나 꼭 읽어야 하고 알아야 하는 책이다. 이 책은 교과서같이 제발 꼭 알아야 하는 최소한의 지식과 그리고 부디 제발 지켜야 할 상식이 들어있다. 부디 제발 누구나 한번씩 읽기를 권한다. 그는 자본주의 대안으로 '생태자본주의'를 말한다. 생태민주주의를 위한 탈자본 교육의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노동력 교육이 아닌 인격체 교육 고교평등화, 대학 평등화, 직업 평등화 생태적, 사회적 위기에 대한 대응 자본주의의 본질과 구조 이해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대전환 그는 하동 금남면에 살며 '자본주의'에 대하여, 그리고 '녹색평론 함께 읽기' 모임을 하동 주민과 함께 한다. 알아야 하기에 함께 공부하며, 알고 난 후에는 실천하는 삶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몰라서' 않했다, 못했다는 변명은 달리는 기차를 멈출 수 없다. 달리는 기차의 브레이크를 밟기 위해 우리 모두는 왜 멈춰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부디, 제발 고속으로 질주하는 자본주의 기차의 브레이크를 우리 모두 함께 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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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3-07-07
  • 나는 미니멀유목민입니다
    물건이 아니라 경험에 돈을 쓰며 삶이 자유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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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3-07-03
  • 가부장제의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제목만 봐도 뭘 말하고 싶은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제목이 신선하다. 말하자면 Z세대 스타일이다. 나같은 할매도 Z세대를 알고 싶은 것이다. 이 책은 2부로 되어있는데 1부는 이혼한 이유이고 2부는 이혼후의 삶이다. 이혼 후 그녀는 요즘 대세 직업인 유부버가 되었다. 있는 자리에서 있는 자기의 모습을 보여주며 가장 적은 투자로 돈버는 일이다. 물론 어떤 주제를 고르느냐에 따라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다수가 방구석, 집구석에서 자기를 파며(dig) 파는(sell) 직업이라고 나는 이해한다. 나도 한때 유투버가 아니라 유투브에 관심을 가졌었다. '한남자가 혼자 집을 진다길래 혹시라도 누군가 참고가 될까해서 동영상을 찍었었다. 혼자 집 짓는 사람은 많지만 '목조경량주택'이라는 원서 매뉴얼대로 짓는 사람은 드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원래 우리세대, 즉 나는 PC 1세대다. 이메일과, 플로피 디스크 부터 시작해 빠르게도 변한 그 추이를 숨가쁘게 따라 왔다. 머리와 손은 굳어지고 전자의 발전은 미친듯이 가속화되어 이제 따라가기 포기 상태에 이르렀다. 그 모든 것을 어디서도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기에 혼자서 이렇게 저렇게 알아온 '고학' 세대다. 이제 고학으론 따라잡기 힘들다. 그렇다고 어디서 딱 내가 필요한 고것을 가르쳐 주는데도 없다. 그래도 '지리산 자봉거 건축학개론 혼자집짓기'라는 타이틀로 엎로드에 성공했다. 그것도 몇년 전이다. 공사중단으로 유투브도 중단이다. 이제 일년이면 시력이 어마무시 저하되고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고통스럽다. 동영상 편집은 불가한 나이다. 지팡이가 되어 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앗! 이야기가 옆으로 샜다. 암튼 그녀는 왜? 결혼 1년 만에 이혼했을까? 연애도 했다는데... 1부의 제목이 "며느라기 때려치우고 엄빠집으로 돌아왔다" 인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제목은 모든 것을 말한다!) 결혼해 아내가 된 것이 아니라 며느리가 된 것이다. 요즘 풍토와 다르게 시댁과 같이,아니면 최대한 시집밀착형으로 살았던 것 같다. 그러면서 아내보다는 부모의 말씀에 순종하는 남편과 아직도 가부장제의 경로를 고집하는 시부모를 견디지 못한 것 같다. 잘했다! 난 모든 이혼에 찬성한다. 결혼도 이혼도 모두 행복하고 싶어 하는 것이지 않은가. 본인은 그 누구보다도 많이 생각하고 결정했을 것이다. 엄빠 집으로 돌아온 그녀가 찾은 일은 '아넵'이란 아디로 이혼vlog유투버가 되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뭐든 한다. 요즘 '해방'이 유행이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가 그 몫을 단단히 했다고 생각한다. 정지아 소설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아넵의 '결혼 해방일지'... 언제나 나는, 사람은 그 무엇에선가 '해방'되어야 하고 해방된 '자유인'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단 이야기다. 그래서 '해방'이야기는 모두 성공한다. 주위에서 해방된 자유인을 많이 본다. 60넘은 나의 지인 한 아즈매는 어느날 차에 자기 물건 몇개만 싣고 집을 나와 해방인이 되었다. 그녀는 자기 소원을 이뤘고 지금 너무 좋다고 말한다. 모든 해방인에게 박수를 보낸다. 짝짝짝!!! 나의 해방일은 지구를 떠나는 날이나 되겠지? 2023년, 개인 우주여행을 예약하는 시대에 아직도 해방을 얘기해야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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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3-07-03
  • 살아있다는 건
    살아있다는 건: 내게 살아있음이 무엇인지 가르쳐준 야생에 대하여 저자 김산하는 동물자원과학과를 졸업하고 인도네시아 구능할라문 국립공원에서 자바긴팔원숭이를 연구한 우리나라 최초의 야생 영장류학자다. 그는 망원경을 통해 동물을 관찰하고 그 눈으로 생태계와 자연, 그리고 그 속에 살아가는 인간을 바라본다. 모든 책의 목록을 보면 대충 무엇을 썼는지 짐작할 수 있지만, 이 책은 특히 목록이 중요하다. 이 책을 읽고 목록을 다시 보면 그 제목만 보고도 내용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도록 아주 세세하다. 나는 이름만 보고 이 책의 저자가 남자라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며 섬세하고 생활 밀착형 이야기에 여잔가? 하는 의문이 들고 그 유명한 영장류학자 ‘제인구달’이 떠올라 다시 한번 그의 성을 확인하였는데 남자였다. 제목 ‘살아있다는 건’같이 평범하게 시작하고 클라이맥스가 있는 소설이 아닌 에세이라 책을 덮어 버릴 뻔 하였다. 하지만 끝까지 읽으며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나를 둘러싼 자연이 나에게 살아갈 힘을 주듯, 그 자연을 자세히 들여다 볼 때 그 속에서 나와 함께 살아가는 모든 것이 나의 스승이며 친구인 것을 다시금 되새기는 것이 참으로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떻게 그렇게 즐거울 수 있는지 목록을 다시 보는 것만으로도 잘 요약이 되어 있다. (단 읽어본 사람만) 도서관 매대 새로 들어온 책 칸에서 별 마땅하게 읽고 싶은 책이 눈에 띄지 않아 그저 시부지기 고르고 별 기대 없이 읽은 책이 마음을 즐겁게 해주었다. “살아있다는 건” 그렇게 사소하고 시시하고, 또 즐겁고 때론 괴롭다. 살아있기에. 목록 책을 내며 코로나19새대에 살아있음에 대하여 들어가며 살아있다는 건 1장 변하는 계절의 일부가 되기 (상모솔새의 날갯짓) 계절과 관계없이 늘 씩씩하기 (봄과 겨울눈) 봄의 꿈틀거림에 동참하기 (잠) 추울 땐 그저 평화롭게 잠들고 싶을 뿐 (지금, 여기) 비본질주의와 작별하기 -생태계의 일원이 된다는 것의 의미 2장 존재의 고유한 부분집합 찾기 (꽃가루의 가능성) 작은 기회도 묵묵히 살리기 (나무의 춤) 때가 되면 훌훌 털어버리기 (기다림의 미학) 난관이 스르륵 지나가게 하기 (애착의 발생) 존재의 빈자리를 남겨 두기 (애벌레의 속도) 각자의 보폭으로 걷기 -고유하고 다양한 삶들의 공존 3장 사랑을 몸속에 작동시키기 (잠자리의 짝짓기) 실패할지라도 발걸음을 내닫기 (다람쥐의 겨울잠) 마음이 들떠 너무 일찍 깨듯이 (부름과 화답) 두려워 않고 반응을 기대하고 기다리기 (힘과 땀) 심장에 목소리를 낼 기회를 주기 -사랑은 상태가 아니라 행동이다_ 전시 <여우기>로부터 4장 살아있음으로 채우기 (분더러스트) 괜히 이곳저곳 누비기 (마음의 범위) 열탕과 냉탕을 무한 반복하기 (휴식과 자유)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 (놀이와 재미) 때와 장소와 재료를 가리지 않는 놀이 정신 -야생동물과 인간에 관한 미학적 시선 5장 오래 바라보고 함께 존재하기 (계산없는 환대) 일상적인 만남도 뛸 듯이 반갑게 (감응 능력) 생명에게 그냥 마음을 열 수 있다면 (우연한 만남) 별 볼 일 없는 사이라도 마주치면 응시하기 (불청객과의 소풍) 자연을 대하는 이분법 탈피하기 -동물축제 반대축제 나오며 언젠가 죽는다는 건 씩씩함. 참 좋은 단어인데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원인인지 결과인지 어른들은 대부분 씩씩하지 못하다. 그들은 창 밖을 잘 바라보지 않는다. 본다 한들 봐야 할 것을 잘 보지 못한다. ‘씩씩하다’는 말 앞에는 ‘주어진 조건과 상관없이’라는 수식어가 생략되어 있다. 상황이 유리할 때만 씩씩하다면 씩씩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비바람이 불건, 눈보라가 몰아치건, 뙤약볕이 내리쬐건 늘 해오던 대로 서슴없이 사는 것. 아마 이것이 씩씩하게 산다는 것의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계통과 생태가 다른 이 세상 모든 생물이 공유하는 단 하나의 기본 생활 자세다. 자연은 씩씩한 삶 외에는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p.33, 상모솔새의 날갯짓, 계절과 상관없이 늘 씩씩하기) 지금으로부터 약 5억 4,000만 년 전, 생물의 어마어마한 다양성이 시작되었다. 이전까지는 존재하지 않던, 셀 수 없이 많은 생물의 화석 기록이 이때부터 등장한다. 다양한 생명의 삼라만상이 전개되었던 이 시기를 사람들은 캄브리아 대폭발이라 명명했다. 생물을 구분할 때 쓰는 분류학적 단위로 ‘계kingdom’가 있다. 크게 동물계 또는 식물계 등으로 나눈다. 계 바로 아래 단위는 ‘문phylum’이다. 예컨대 사람은 척수동물문에 해당한다. 캄브리아 대폭발 당시에 오늘날 존재하는 주요 동물문의 대부분이 새롭게 등장했다. 즉, 각종 동물의 기본적인 삶의 양태가 바로 이때 생겨난 것이다. ‘다양성’이 자연계라는 무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던 시기라고 할 수 있다.(p.71, ‘존재의 고유한 부분집합 찾기’ ) 느린 승무 같은 나뭇가지의 궤적을 눈으로 따라가다 보면 한 무더기로만 여겼던 잎 하나하나가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밝고 싱싱한 잎, 어둡고 주름진 잎. 유난히 맥을 못 추고 흔들리던 이파리 하나가 툭 하고 떨어진다. 한 철 동안 제 기능을 다 하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무를 떠나는 것이리라. 톡 끊어 떨구는 저 작업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된 과정의 결실이다. 광합성과 공기 순환의 성능이 조금씩 저하되면서, 그리고 햇빛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면서 서서히 올해 농사를 접는 순서를 밟은 것이다. (p.86, ‘나무의 춤, 때가 되면 훌훌 털어버리기’ ) 소비는 무언가를 비교하고 고르는 사고를 습관화한다. 우리는 뭔가를 단순하게 보는 방법을 상실하고 말았다. 살만한지 아닌지, 가성비는 높은지 낮은지를 떠나서 사물을 대하는 법을 이제 알지 못한다. 무언가 고르는 일은 사실 상당히 특수한 행위다. 자연에서라면 먹이를 찾아야 할 때만 가동되는 상태일 것이다. 그것도 이미 익숙한 범위 내에서 다분히 반복되는 선택을 하는 것일 뿐, 엄청난 양의 상품군을 훑어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뭘 골라야 한다는 강박 없이 주변을 인지하며 사는 게 자연계의 일상일 것이다. 우리는 주변을 백화점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세계로 보며 진화한 동물이다. (p.195, ‘휴식과 자유 -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 ) 그들에겐 '보장된 내일'이라는 개념이 없기에 매일을 마지막 날처럼 살 수 있는 것일까? 나가는 순간 그 길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언제나 열려있기 때문일까? 사실이다. 하루하루가 마지막이고, 모든 길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길이다. 그것은 그들에게나 우리에게나 마찬가지다. 단지 얼마나 삶에 집중하느냐의 차이다. 챙기고 신경 써야 할 게 너무 많은 우리에겐 좀 버거운 얘기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차피 삶은 갑자기 왔다가 갑자기 간다. 그래서 일상적인 만남도 실은 뛸 듯이 반가울 만한 것이다. 그 반가운 마음은 우리가 살아있다는 생생한 증거다. (p.226, ‘계산 없는 환대 - 일상적인 만남도 뛸 듯이 반갑게’ ) 나는 인도네시아 밀림의 높은 나무 위에서 긴팔원숭이와 랑구르원숭이가 서로를 쳐다보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그들은 마치 “네가 여기 웬일이냐”하는 식의 눈빛을 보내는 것 같았다. 어쩌면 긴팔원숭이가 있던 나무에 잘 익은 과일이 많아, 랑구르원숭이가 그들이 떠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무 기둥에서 다람쥐와 딱따구리가 마주치는 사례도 있다. 둘 다 나무를 자유롭게 타는 전문가들이라 서로의 존재를 잠시나마 인지하는 그 순간이 흥미로웠다. 운이 좋으면 사람과 마주하기도 한다. 아마존 열대우림을 밤중에 탐험하다 만난 바위만 한 두꺼비, 덴마크의 눈 내리는 정원에서 마주친 붉은여우. 내가 영원히 기억 속에 간직할 장면들이다.(p.242. ‘우연한 만남 - 별 볼 일 없는 사이라도 마주치며 응시하기’ ) 그런데 21세기인 현재 동물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웃지 못할 축제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웃지 못할 이유는 명확하다. 대부분의 동물축제는 동물에게 축제의 시간은커녕 지옥 같은 시간만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 대표적인 사례가 생태 도시, 고래 특구를 표방한 울산 고래축제다. 살아있는 고래를 구경한 후 고래 고기를 먹는 고래축제는 세계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상업 포경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축제장과 고래연구센터 앞 수십 개 식당은 안정적으로 고래 고기를 공급받고 있다. 혼획으로 매년 정식 유통되는 고래가 80마리인 것으로 보고되는데, 그렇다면 나머지는 불법 유통이 아닐 수 없다. (p.254, ‘동물축제 반대축제’ ) 언제 살았는지 죽었는지 누구도 알지 못하고 기억하지 않는 무수한 생명들. 혼자 고독하게 병치레를 하다 죽음이 가까운 걸 직감하고 어두운 굴속에 제 발로 걸어가 마지막 순간을 조용히 맞이한 많은 동물. 평생 한자리에 박혀 모진 계절의 변화와 사람의 손길을 맞다가 조금씩 시들시들해진 많은 식물. 그리고 이들보다도 더 무명으로 살다 간 곰팡이와 조류와 미생물 들. 눈물 흘리는 이 하나 없이 멋지게 살다 돌아간 생명의 장구한 행렬에 귀를 기울여본다. 나의 때는 언제인지. 그때가 오기 전까지 살아있음에 집중하련다. 생명을 살리고, 음미하고, 칭송하고, 보호하는 일에.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시간도 너무나 짧으니까. (p.263, ‘나오며 - 언젠가 죽는다는 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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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3-06-30
  • 화가가 사랑한 나무들
    이 책은 그림 책이다. 화가가 그린 나무들로 가득 차 있고 화가와 그림에 대한 해설도 있다. 살아있는 나무는 살아 있어서 아름답고 죽은 건 그 쓰임 대로 멋지다. 죽은 나무도 쓰러지지 않고 잎과 가지는 없지만 꼿꼿이 서 있는 것들을 산에서 가끔 본다. 죽은 나무들을 덩굴 식물들이 칭칭 감고 있고 아래쪽에는 이끼와 작은 벌레들이 오몰거리고 있다. 나무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다른 생물들에게 보탬이 되고 있다. "동면에 들거나 죽은 나무는 결코 외롭지 않다. 나무 안에는 무척추동물과 곰팡이들이 바글거리기 때문이다." 라르스뉘베리의 그림 '고독'에 대한 해설이다. 뉘베리의 '고독'은 산에서 가끔 본다. 죽어서도 꼿꼿이 서있는 나무! 클레어캔식의 나무 그림 제목은 "온화함은 영혼을 맑게 한다"이다. 그녀의 다른 그림 제목은 "당신은 온 세상을 발아래 두었다"이고 또 다른 것은 "예술을 위한 무단 침입"이다 캔식은 나무파(arborealist)로 알려진, 나무에 집중하는 미술가 그룹의 일원이라고 한다. 클로드 모네는 센 강 지류를 떠다니는 배를 작업실 삼아 비와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는 나무의 인상을 담은 수십 점의 작품을 그렸다. 모네는 건초 더미와 포플러 나무를 그린 작품을 판매한 돈으로 집을 샀고 그곳에서 당시로서는 혁신적이었고 오늘날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작품을 그렸다고 한다. 빈센트 반 고흐도 나무 그림을 많이 그렸다. 생레미드프로방스 지방의 정신병원에 자진 입원했던 고흐는 그곳의 나무를 그렸다. "그것(사이프러스나무)는 햇살을 흠뻑 머금은 풍경의 어두운 조각이긴 하지만 대단히 흥미로운 짙은 분위기이자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것 중 정확하게 표현하기가 가장 어려운 것이기도 해." 라고 동생 테오에게 편지를 썼다. 또 다른 편지에서 "올리브 밭에서 나는 속삭임에는 아주 친밀한 무언가가 있어. 거기에는 엄청나게 오래된 무언가가 있지."라고 했다. 예술가는 그저 '좋다', '멋지다'는 느낌 외에 다른 무언가를 느끼고 그것을 구체화한다.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는 "나는 왜 그림의 주제로 죽음과 무상한, 무덤을 선택했을까?"라고 수사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 답은 영원한 삶을 얻기 위해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의 그림의 풍경은 생기없는 색에 죽은 나무가 쓰러져 있다. 반면 이반 이바노비치 시시킨은 죽은 듯 보이는 나무에서 생명을 본다. 그의 그림 "황량한 북쪽에서"에는 아이스스톰으로 뒤덮인 절벽에 무거운 눈으로 덮여 축 늘어진 전나무가 서있다. "전나무의 가지는 큰 눈이 내려 얼어붙어도 상처받지 않는다. 눈이 녹으면 가지들은 다시 새로운 싹을 틔운다." 고 그는 말한다. 폴 내쉬는 종군화가로 전쟁에 스케치북을 들고 다니며 실전을 경험했다. 그는 불탄 후 타버린 나무같이 반이 잘린 나무의 모습으로 전쟁을 보여준다. "숲 속에서는 신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 (안톤 체홉) 누구는 나무만 그리고, 누구는 나무 사진만 찍고 누구 나무로 만들고 누구는 나무를 심고 베어내고... 나무를 너무 사랑해서 이기도 하지만 나무가 돈을 벌어다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무를 보는 마음이 신을 보는 마음이다. 그림이 된 나무는 늘 같은 모양으로 볼 때마다 다른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종이에 새겨진 여러 색깔과 모양의 나무들 모두 하나씩 뜯어 방에 붙여 놓고 싶은 욕심은 버리자. 어렸을 적 달력 그림이 너무 좋아서 액자로 만든 적이 있다. 논이 있고 바지를 걷어 붙인 아이가 함지박을 이고 있는 엄마와 함께 걸어가는 옆에 소가 있는 시골 풍경의 동양화였다. 지금의 시골에선 그런 풍경을 만날 수 없다. 1960년대의 풍경이니까. 시골에서 살 운명인가? 시골에서 살아본 적도 없는 어린 내가 그런 그림에 꽂혔다니. 아직도 오빠 집에 그 액자가 붙어있는데 한마디로 '평화'롭다. 지금의 시골 풍경도 그리면 평화로울까? 내가 이미 그 속을 다 봤는데... 책의 그림 중 클림트의 <전나무 숲>을 내 폰의 배경으로 깔았다. 전화기 켤 때마다 전나무 숲에 한번씩 들어갔다 나온다. 숨을 들이 마시면 숲의 공기가 폐 속 깊이 들어오는 것 같다. 그 숲을 통해 들어가면 신이 있고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고 사람이 있고 뉴스와 사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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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3-06-26
  • 남 몰래 웅크리고 있는 내 안의 어린 아이에게
    참 흥미로운 제본이다. 책 2권을 붙여 놓았다. 저자 김이나는 영화 <토이 스토리>에 나오는 토이 캐릭터들을 보고 인간의 내면을 분석했다기 보다 감정을 살펴보았다. 1. 어쩔 줄 몰라서 방치해버렸던 감정들 2. 홀로서기에 필요했던 모든 과정들 3. 나를 찾아 헤매였던 시간들 4.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 "내 안에 웅크리고 있는"이란 수식이 붙었지만 어른이 되지 못한 어른도 많으니 이걸 읽고 어른이 되면 좋을 것이다. 요즘은 싱어송라이터가 대세지만 김이나는노래말만 붙이는 작사가다. 김이나는 나도 어쩌다 알게 되었다. 어느날 내가 갑자기 이승윤 덕후가 된 것이다. 그의 노래에 그리고 김이나의 노랫말이 아니라 이승윤의 노래말에 반했던 것이다. 밤새 그의 노래를 듣고 그가 노래 부르는 모습을 찾아다녔다. 그런데 이승윤이 김이나와 여러번 인터뷰를 했다. 그래서 그녀를 알게 됐는데 요즘은 그녀도 유명해져서 (아마도 이승윤 덕분아닐까)광고에도 나온다. 나의 덕후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내가 그렇지 뭐!) 이유는 없다. 종이장이 확 타버리듯 그렇게 타 버리고 재만 남았다. 그러나 이승윤이 잘 나가고 있어서 참 좋다. 어느 날 갑자기 인기와 돈벼락을 맞은 청년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지켜볼 작정이다. 암튼 김이나는 디즈니 영화 <토이스토리>를 보며 내 안에 있는 어린아이를 발견하고 도닥인다. 영화 토이스토리는 나도 봤지만 4편까지 나온 줄 몰랐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찾아서 볼 나이는 아니지 않은가! 손주와 같이 볼 기회가 있다면 정말 행운이다! 암튼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 이것도 어쩌다 봤는데 몇편을 몇개 봤는지는 모르지만 무척 재밌었다. (흠 이 기회에 찾아봐야겠다) 책 2권이 붙어 있는데 두번째 책은 애니메이션 그림과 함께 줄거리가 나와 있어 영화를 안봐도 대충 영화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장난감이 없던 세대와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세대의 사고 방식 만큼이나 낯선 책이긴 하지만 장난감으로 이런 생각을 한 디즈니 영화사도 훌륭하고 이걸로 책을 쓴 김이나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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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3-06-23
  • 나는 숲으로 물러난다
    년대 후반, 년에는가족과 함께 순례여행을 떠나 인도와 네팔을 다녀왔다. 그뒤 부조쿠공동체의 동료와 함께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유기농 채소가게를 열었다. 또한 경제성장에 반대하는 삶을 소개하는 대항문화 잡지 <의편집을 맡아 일을하고, 도쿄시내의 작은건물에서 '호빗토빌딩공동체'그리고 1977년에 식구들과 함께 규슈남쪽 야쿠섬으로 삶터를 옮겼다. 시는 내가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의 삶이 삶은 존경한다. 그의 흥미롭고 무엇보다 그의 이 궁금하다. 악양에 있는 부부라는데, 있다니 한번 만나고 일본 작가 책 헷갈리고 잘 안 엉망이 된다. 일본인의시도 처음인데 출판사 상추쌈은 일본인의 책을 같다. 야마오표지가 맘에 들어 시중 내두개를 옮긴다. 산벚나무꽃이 활짝 백십팔 명 신입생들의 영혼을 당신들 '교육'마라 '바람직한 사회인'으로 치닫는 문명사회의 톱니바퀴로도 리더로도 키워돌아오지 않는 '으로 길러가지국제인'으로 백십팔 명의 신입생 있는 저영혼의 모든힘을 다해 그것을 지금 산벚나무꽃이 활짝 성스러운노인 우리사람의성스러운노인이대략칠천이백년이라고한다 두껍고만져보면 멀고스며들어온다 성스러운노인 당신은뒤로단한한발도움직이지않고거기에고행의신시바의가까우면서 고행과도지복과도관련이있었다 다만몸에는다른나무들이수십그루대지로삼고있지만 당신은일로바라보고있다 당신의귀를대고하다못해 생명의하지만 당신은뿐 무언이다한마디사람들이악이란것을사이를선이지배하고있을때 인간의셀수있었다고나는들었다 그때는신들과함께 이야기를나눴다고한다 이윽고스며들고그와동시에 인간의얼마전까지는삼백사람이있었다고한다 지금은쇠의시대에는인간의한도로삼게됐다 옛날에지배하고사람들이 신과살던때에대해 성스러운노인 나는당신은다만거기에뿐 무언이다단한않는다 내가거기에있고그리고것뿐이다 거기에것 살아발아래에서는몇나오고있습니다 그것은하나의증표입니다 그렇게성스러운물을저는마셨습니다 저는법구경 98 마을이거나숲이거나 골짜기거나평지거나 절하기에족한사람이땅은즐거움이가득하다 --- 즐겁다사람들이좋아하지않는그곳에서 탐욕을욕락을바라지않기즐겁다절하기에족한땅은즐거움이가득하다 성스러운노인 당신이까닭에 나는죄모르는한살며 당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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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3-06-22
  • 천연간수와 천일염 이야기,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
    얼마전 우연한 기회에 사람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한분이 수박화채를 만들고 계셨다. 수박을 으깨고 물과 소다를 붓고 설탕을 넣었는데 소금도 한줌 넣으셨다. 소금을 왜 넣느냐고 했더니 소금을 넣어야 맛의 완성이라며 소금에 대한 일장연설! 그러더니 자기가 소금에 관한 책도 썼다는 것이다. 그래서 빌려달라고 했다. 마침내 내 손에 들어왔는데 읽어보니 천연간수의 장점이 어마어마하다. 한마디로 만병통치! 이 책은 도로 가져가셨는데 일종의 광고성 책이란 느낌을 받았다. 바다로부터의 은혜인 천일염과 천연간수는 주요원소와 미량원소로 구성된 천연 마네랄의 집합체이며, 의약품과 같은 단일 성분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의 자연건강식품으로서 취급되어야 할 것이다. P230 책을 읽는 동안은 천연간수를 꼭 구해서 먹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는데 책이 그렇듯 덮는 순간 망각의 세계 속에 잠겨있다 요금 소금사태 때문에 다시 망각의 세계에서 불쑥 튀어나왔다. 이 책에 의하면 천연간수가 만병통치라고 하는데 다 믿을 건 없겠지만, 일단 호주 바다 속 산호가 다 죽어갈 만큼 바다가 오염되고 있는 세상에 이런 천연간수를 구할 수는 있는걸까? 소금 사재기가 뉴스에 나가고 소금값이 두배가 되고 소금 품귀현상이 난리다. 지금 사면 소금은 안전 하고 나중에 사면 우리는 모두 방사능에 오염된 소금을 먹는 것일까? 이제껏의 예를 보더라고 얼마간 세월이 지나면 이 모든 것도 잊혀지는 건 아닐까? 과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의 진실은 무엇인지 좀 더 알아보았다. 아래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10문10답“에서 발췌했다.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려는 이유는 오염수를 보관할 부지가 부족해서라거나, 앞으로 회수할 핵연료 덩어리를 보관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는데 비용문제가 가장 크다고 한다. 결국 돈이다!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면 육지에 보관하고 관리하는 것보다 비용과 노력이 적게 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본 정부가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면 우리 국민이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 그린피스나 독일 헬름홀츠 해양연구소의 예측에 따르면 후쿠시마 오염수는 방출 후 1년 안에 우리 바다에 도달할 것이 예상되며, 우리나라 연안의 해산물이 오염될 우려가 있다고 한다. 태평양은 지구표면의 1/3이나 차지하는 방대한 바다다. 방사성 물질은 한 번 환경에 방출되면 통제할 수 없다. 방사성 물질은 바람과 물, 해류, 생물체와 함께 국경을 넘어 무차별적으로 먼 거리까지 이동한다. 예를 들어 2011년 3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처음 발생한 후 1년 만에 후쿠시마의 세슘 낙진으로 오염된 참치가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잡혔다. 태평양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연속수역으로, 전 세계 어장의 70%를 포함하고 생태적, 경제적, 문화적 가치가 있는 생물체가 많이 서식하고 있다. 2022년 12월 100개 이상의 회원 연구소로 구성된 미국해양연구소협회(NAML)는 “국경을 초월하고 세대를 초월한 해양 생태계 그리고 해양 생태계에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 문제가 있어 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후쿠시만 오염수의 해양 투기는 “유엔 해양번 협약”과 “런던협약 의정서” 위반이기도 하다. 이 의정서는 1993년도에 러시아가 블라디보스톡 앞바다에 핵폐기물을 투기해서 국제적으로 문제가 된 것을 계기로 체결된 것이다. 당시 일본 그리피스가 러시아의 핵폐기물 투기를 발견해 문제를 제기하고, 여러나라가 문제 삼았다. 특히 이때는 일본 정부가 강력하게 러시아에 항의했다. 당시 러시아가 투기한 핵폐기물은 900톤, 후쿠시마 오염수는 현재 132만 톤이며, 앞으로 이보다 발생량은 늘어난다. 그리고 ALPS(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를 거치지 않고 바다로 흘러가는 오염수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오염수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방사성 핵종이 가라앉아 밑바닥에 슬러지가 쌓여 탱크 윗부분보다 밑바닥 슬러지의 방사능 수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뒤섞어 측정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어떤 종류의 방사성 핵종이 얼마나 오염수에 포함되어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한다. 이 세상에 방사능을 정화할 수 있는 장비는 없다. 방사능은 언제나 각 핵종에 고유하게 정해져 있는 반감기에 따라 붕괴하면서 줄어들 뿐이다. 방사능은 방사성 물질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차폐하거나, 사람과 격리하거나, 멀리 떨어뜨리는 방법 이외엔 특별히 피폭을 예방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 후쿠시마 오염수에는 평상시에 핵발전소가 배출하는 방사성 핵종보다 훨씬 많은 방사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도코전력이 오염수에 포함되어 있다고 밝힌 64개 핵종 중에서 평상시 핵발전소 가동 중 배출하는 핵종은 7종에 불과하다. 핵발전소가 정상 가동 중일 때는 피복관이 있어 냉각수가 핵연료에 직접 닿지 않고 이를 직접 배출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후쿠시마 오염수는 녹아내린 핵연료에 직접 닿았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의 종류가 훨씬 많고, 독성도 훨씬 크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1년 일본 정부의 요청으로 오염수 해양방류 과정을 점검하는 임무에 착수해서 두 번의 점검 활동을 시행하고 2023년 5월 31일 6번째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IAEA의 점검 활동 범위는 일본 정부가 요청한 영역으로 국한되어 있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출을 전제로 점검 영역을 설정한 것이기 때문에 IAEA의 점검 활동 역시 매우 제한적이다. 특히 오염수 점검에서 가장 중요한 ‘오염수 방출의 정당성’ 평가가 빠져있다. IAEA의 방사선 관련 안전 원칙은 10가지인데, 오염수 방출 관련 실제 IAEA가 점검한 항목은 4가지라고 밝혔다. 처음부터 정당성 평가를 제외해 놓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주장하는 방사선 방호의 3원칙(정당화, 최적화, 선량한도) 중에서 정당화 원칙을 완전히 도외시한 것이다. G7(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이 2023년 5월 2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의 검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IAEA가 사실상 ‘원자력 진흥기구’임을 고려하면 G7 국가는 오염수 해양투기를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것과 다름없다. 한국정부도 G7 정상회의에 초청받았으며 대통령실은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지지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G7 정상의 입장은 같은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외교부 등 여러 채널을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대하고 있다. 또 러시아. 필리핀 등 일본과 인접한 국가는 오염수 방출계획에 우려의 뜻을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는 정상들이 나서서 일본의 오염수 방출 계획을 반대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호주, 뉴질랜드등 태평양의 18개 섬나라가 회원국인 태평양도서국포럼은 도쿄전력의 데이터가 “불완전하고 부적절하며 일관성이 없다”라고 지적하면서 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대하고 있다. 최근 일본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인 43% 이상이 오염수 해양투기에 반대하고 있고, 90%이상이 오염수 해양투기가 일본어업과 수산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탈핵신문미디어협동조합/반핵의사회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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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3-06-19
  • 살아가는 책
    이은혜는 출판사 글항아리의 편집장이다. 이 책은 그녀가 읽은 책에 대한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5부로 되어있다. 1부 사랑의 기억: 서보 머그더-도어 마사 c, 누스바움 -감정의 격동: 사랑의 동정 데버라 리비-살림비용 아글라아 페터라미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 2부: 시간이 우리를 내려다 본다 캐슬린 제이미 -시선들 리처드 파워스-오버스토리 리처드 세넷-살과 돌 한정원 - 시와 산책 올가 토카르추크 -태고의 시간들 한스 블루멘베르크-난파선과 구경꾼 3. 타자와 기억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작은 우주들 윌리엄 트레버 -펠리시아의 여정 줄리언 번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이탈로 칼비노 -보이지 않는 도시들 4. 나 자신에게서 멀어지기 룰루밀러-물로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리베카 솔닛-길잃기 안내서 얀 그루에-우리의 사이와 차이 레슬리 제이미슨-공감 연습 한병철 -리추얼의 종말 앤 보이어 -언다잉 5. 늙어간다 디노 부차티-타타르인의 사막 장 아메리-늙어감에 대하여 에드워드 W. 사이드-말년의 양식에 관하여 존 밴빌 -바다 각 챕터마다 제목이 붙어있어 읽는이의 관점을 알 수 있다. 영화나 그림, 그리고 책 같이 모든 예술품은 작가의 손을 떠나면 그것을 보고 읽는이의 수만큼 많은 다른 작품 세계가 펼쳐진다. 그것을 자기의 관점에 따라 적으면 또 다른 작품이 된다. 여기에 수록된 책 중 내가 읽은 것은 하나에 불과하다. 내가 읽은 느낌과는 완전히 다른 책처럼 보인다. 이런 종류의 작품은 많은 것 같다. 제일 많은 작품을 다룬 것은 장정일의 독서일기가 아닐까. 독서일기 6권까지 나온 걸로 아는데 아마도 계속 쓸 것이라 생각된다. 그의 어마어마한 독서량은 사람을 질리게 하고 포기하게 한다. 쓰는 사람보다 그 책을 읽는 사람이 더 대단한 것 같다. 남의 책을 읽고 쓴 작가의 독후감 에세이중 내가 좋아하는 것은 최인호의 것이다.(너무 오래되 제목이 생각 안난다) 최인호의 글은 어떤 것이든 그냥 너무 재밌고 술술 읽힌다. 그가 남의 작품을 읽고 쓴 이책도 너무 재밌던 기억만 남아있다. 글항아리 편집장 이은혜의 글은 독창적?(뭐라고 표현이 안된다. 그녀같이 잘 표현하면 좋겠다)이다. 그만큼 자기만의 세계가 뚜렷하다는 뜻이겠지. 그녀가 여기 쓴 책중 가장 읽고 싶은 것은 '난파선과 구경꾼' 이다. 제일 읽고 싶지 않은 것은 '늙어감에 대하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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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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