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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초 인류
    나 같은 나이에도 나 스스로 스마트폰 중독이라 여기고 있으니 이삼십대 젊은 친구들과 스마트폰의 친밀 관계는 말 할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 안에는 나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같이 애들이 멀리 사는 경우에는 더 그렇다. 폰을 들여다 봐야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얼굴을 볼 수 있고 손주의 움직이며 노는 모습을 옆에서 보는 듯 볼 수 있다. 누구에게 돈을 보낼 때도 돈이 들어왔나 확인 할 때도 그것을 봐야한다. 잊어 먹을까 메모도 거기에 녹음도 거기에 뭘 몰라 물어 볼 때도 거기에 한다. 노래를 들을 때도 영상을 볼 때도 그것을 찾는다. 그것이 손에서 떨어지면 금단 증상이 온다. 어딨지? 바로 옆에 놓고 가슴이 철렁! 큰일 난 듯 두리번댄다. 사진을 찍고 올리는 일이 이것을 통해야 쉬우니 일단 이것으로 사진을 올리고 컴터에서 글을 쓰던 뭘하던 한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이 그 안에 있고 내가 모르는 모든 것을 그것은 알고 있다. 외울 필요가 없으니 그것을 보고 있다 머리를 들면 바로 까먹는다. 지금 찾고 조금있다 찾고 내일 또 찾는다. 한 집에 살면서도 때론 문자가 더 편하다. 사진까지 같이 보내며 요런거라고 똑 부러지게 부탁한다. 내가 아는 사람은 물론 모르는 사람의 일상까지 읽으며 나 지금 뭐하지? 하며 스스로 끔찍스러워한다. 그리고 결심한다. 다시는 너와 가까이 하지 않겠다고! 그러나 마치 고기가 어항 밖으로 튀어나와 발버둥치듯 손을 덜덜 떨며 그것을 찾는다. 증상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다 비슷한 병을 앓고 있을 것이라 짐작한다. 300쪽 가까이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고 실험을 통하지 않아도 이미 다 알고 있다. 근데 왜 뭐하러 읽고 난리야. 뭐 좋은 소리라도 있을까해서? 그 병이 확실한가 오진은 아닐까 확인해 보려고? 암튼 나는 뭘 몰라서 못하기 보다 삼일을 넘기지 못해서 못한다. 이 중독 증상이 병이라면 고쳐야겠지만 미리 단언한다. 고치지 못할 거라고 아니 안 고칠거라고! 그러나 정말 꼭 필요할 때만 쓰고 싶다고! 꼭 필요할 때만 쓰는거 아니였나? 그럴때가 많을 뿐이쥥 헤헤. 20분이 지나면 이미 우리는 공부한 것의 60퍼센트만을 기억할 수 있고, 1시간이 지나면 절반이 채 안 되며, 하루가 지나면 단지 3분의 1만 기억할 수 있다. 한달이 지나면 뇌 속에는 정보의 15페센트 밖에 남지 않는다. (헤르만 에빙하우스) p15 오늘날 지구상의 이동 전화 가입자 수는 79억명이다.(2019). 전 셰계 인구는 76억 명이니 사람보다 사용중인 심카드가 더 많은 셈이다. 매년 아이들보다 더 많은 심 카드가 탄생한다는 주장은 내게 적지 않은 우려를 불러일으킨다.((생략) 자랑할 만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탈리아는 한국(삼성의 본국)과 홍콩에 이어 인구 대비 모바일 기기 수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나라다. (생략) 지금 이 순간, 지구상에 집에 화장실이 있는 사람보다 주머니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놀랍기 그지없다. 유엔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24억 명의 사람들만 화장실을 소유하고 있으며, 약 10억 명의 사람들은 야외에서 용변을 해결한다. p41 오늘날 평균적인 사용자가 아이푠을 잠금 해제하고 사용하는 횟수가 하루에 약 80회, 1년에 거의 3만회(지금은 이미 그 이상일 것이다)에 이른다는 애플의 데이터나 하루에 스마트폰을 만지는 횟수만 해도 2,617회에 이른다는 또 다른 연구의 결과는 더 이상 놀랍지 않다. 웹 전문가 니르 이얄은 <훅>에서 스마트폰 소유자의 79퍼센트가 매일 아침, 잠에서 깬 후 15분 이내에 기기를 확인한다는 자료를 내놓았는데, 내가 보기에 이는 사실과 다른 것 같다. 실제로는 그보다 더 짧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내 경우에 는 잠이 완전히 깨기도 전에 숨 쉬는 것처럼 자동적으로 침대 옆 협탁에 놓아둔 스마트폰을 집어들 뿐만 아니라 어둠 속에서도 문자를 찍고, 눈을 제대로 뜨지 않고도 페이스북 앱을 열 수 있다. 게다가 전화나 메시지가 온 것이 없는데도 스마트폰이 주머니 속에서 진동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것은 환각의 한 형태로 10명 중 9명에게 일어나며 심지어 '팬텀진동증후군'이라는 학술명까지 가지고 있다. 팔다리를 잃은 사람이 뇌의 잘못된 재조정으로 인해 여전히 팔다리가 있다고 느끼는 현상,마치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사지의 말단 신경으로부터 계속해서 자극과 신호를 받는 것처럼 느끼는 현상인 '환각지phantom limb'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놀랍다. 이것은 스마트폰이 어느 정도로 우리의 일부가 되어버렸는지를 보여준다. (생략) "스마트폰 진동처럼 작고 빈번한 세포의 경련인 진동들은 감지되고 서로 교루합니다. 이를 설명하는 데는 두가지 이론이 있습니다. 하나는 기술이 우리의 두뇌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단순히 우리가 불안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메일과 메시지에 답장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우리를 초조하고 과민한 상태로 만든다는 것이죠."p46 8초는 오늘날 우리가 평소에 관심을 기울이는 평균 시간이다. 기사를 읽을 때, 음악을 들을 때, 영화를 볼 때,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때, 이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집중력을 잃는다. 8초! 금붕어보다 짧은 시간이다. 단 8초의 집중력으로 인해 우리는 오해와 소통 불가능, 고독 그리고 침묵의 형을 선고받았다.p66 역사상 어느 시점에서 우리는 산만함을 '산만함'이라 부르기를 그만두었다. 이 말의 근저에 깔려 있던 모든 부정적 의미와 함께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멀티태스킹'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컴푸터의 기능에서 차용한 용어다. (생략) 안타깝게도 실제로 컴퓨터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없다. (생략) " 완전히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몸짓이 아닌 이상, 인간은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하는 것은 전환입니다. 굉장히 빠르게 앞뒤로 왔다갔다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은 매 순간 우리가 주의를 다시 집중시킨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하루 종일 이 업무 전환이 쌓이면 스트레스가 됩니다. 그리고 스트레스는 집중력과 두뇌에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합니다. 집중력이 낮아지는 것을 디대로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스마트폰은 그 물리적 존재만으로도 인지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사용하지 않고 주변에 두기만 해도 우리의 주의력은 분산된다.p91 인간의 기능을 기계가 대신할 때마다 우리의 삶에서 그리고 뇌에서 어떤 능력이 제거되는 것이다.p132 화면의 LED가 청색광을 방출하기 때문입니다. 뇌는 이것을 날이 밝은 하늘의 푸른빛으로 알고 잠이 깰 때를 알리는 신호라고 해석하는 겁니다. 바로 이것이 디지털 기기가 뇌의 기억 능력에 미치는 첫 번째 직접적인 영향입니다."p154 2017년에 노벨 의학상은 일주기 리듬(대략 하루 24시간을 기준으로 하는)을 제어하는 분자 매커니즘을 발견한 공로로 세 명의 연구자에게 수여되었다. 태양광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방출되는 청색광과 같은 단파장에 노출되면 우리의 신체는 모든 관점에서 '활성화'되어 반응한다. 반대로 양초의 빛과 같은 붉은 빛의 긴 파장에 노출되면 긴장을 풀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잠이 들려는 성향이 있다. 24시간 주기의 리듬이 깨지면 당뇨병이나 비만, 우울증, 심부전, 천식과 같은 심각한 질병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어두운 방에서 잠들기 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행동이다. p155 죽었다 다시 태어나는 것 정도의 획기적인 전환이 일어나지 않는 한, '좋아요'와 '엄지 척' 사회는 계속될 것이다. 웹의 거인들에게 스스로를 개혁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빙산에서 타이타닉 호를 구하라고 요구하느느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p193 가끔은 무언가를 모른다는 것, 의심에 빠진다는 것이 참으로 위안이 되었는데,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되었다. 단어들의 올바른 문자열을 입력하기만 하면 엄청난 양의 온라인 정보들 사이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p217 "독서는 정신의 학교입니다. 읽기 회로를 개발하면 점점 회로가 성장합니다. 깊이 읽을수록 생리학적으로 더 정교해집니다. 깊이 있는 독서는 수신하는 정보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고 있는 것과 생각하고 있는 것을 연결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구축하기 때문이죠. 두뇌는 이러한 네트워크에 의해 말 그대로 장악되며, 신경학적 관점에서 이 모든 네트워크들이 모여 분석 능력을 구축합니다." 즉 깊이 있는 방식으로 더 많이 읽을스록 '정교한' 과정을 더 많이 강화하고, 읽은 내용이 기억 속에 더 많이 굳게 자리 잡을수록 더 깊이 생각하게 된다. 매이렁 울푸가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은 바로, '골똘히 생각하기think hard'였다.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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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3-05-24
  •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제목이 코믹하다. 부제는 '정치적 동물의 길'이다. ”사실 정치에 관심없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일단 뉴스보면 기분 나빠지고 욕 나오니 싫다. 모든 정치적인 것에서 멀어지고 싶다. 사실 별 관심도 없다. 그러나 가만 생각해보면 모든게 정치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사는게 정친데 정치가 싫다? 이 무슨 모순이고 비극인가? 그렇다면 정치가 재밌고 좋아지려면 어찌해야 하나? 뭐 내가 결론내는 건 언어도단이긴 하지만 최소한 내가 불행하지 않으려면 정치가 재밌어야 하겠지? 그런 일이 있을랑가는 몰겄지만 이런 재미있는 정치에세이는 어떤가! 이 책은 전문 정치학 책은 아니고 에세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1부 정치란 무엇인가? 로 부터 시작해 여러가지 정치 얘기를 한다. 쉽고도 재밌다. 또 영화 얘기도 많고 그림 얘기도 많다. 알고보면 이 모두가 정치라는 얘기다. 결국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고 정치 없이 인간은 없다. 뭐 그런 이야기? 당신을 위로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 위로하는 좋은 말들처럼 평탄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그의 인생 역시 어려움과 슬픔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당신의 인생보다 훨씬 더 뒤처져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 좋은 말들을 찾아낼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중 P9 정치가 어디 있냐고?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이 세상에 태어나 있고, 태어난 바에야 올바르게 살고 싶고, 이것저것 따져보고 노력해보지만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고, 다른 사람과 함께하려니 합의가 필요하고, 합의하려니 서로에 대해서 알아야 하고,합의했는데도 합의는 지켜지지 않고, 합의 이행을 위해 규제가 필요하고, 규제를 실천하려니 권력이 필요하고, 권력 남용을 막으려니 자유가 필요하고, 자유를 보장하려니 재산이 필요하고, 재산을 마련하니 빈부격차가 생기고, 빈부격차를 없애자니 자원이 필요하고, 개혁을 감행하자니 설득이 필요하고, 설득하자니 토론이 필요하고, 토론하자니 논리가 필요하고, 납득시키려니 수사학이 필요하고, 논리와 수사학을 익히려니 학교가 필요하고, 학교를 유지하려니 사람을 고용해야 하고, 일터의 사람은 노동을 해야 하고, 노동하다 죽지 않으려면 인간다운 환경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느닷없이 자연재해가 일어나거나 전염병이 돌거나 외국이 침략할 수도 있다. 공동의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은 많고 쉬운 일은 없다. 이 모든 것을 다 말하기가 너무 기니까, 싸잡아 간단히 정치라고 부른다. 정치는 서울에도 지방에도 국내에도 국외에도 거리에도 집 안에도 당신의 가느다란 모세혈관에도 있다. 체지방처럼 어디에나 있다, 정치라는 것은. P23-24 정치 공동체는 자연의 산물이다. 그리고 인간은 본성상 정치적 동물이다. 우연이 아니라 본성상 정치 공동체가 없어도 되는 존재는 인간 이상이거나 인간 이하다. -아리슽텔레스 "정치학" 중 p25 폴리스 시민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졌던 정치가 페리클레스는 다음과 같이 단호하게 말한다. "우리 아테네 사람들은 공적인 일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을 초탈한 사람이라고 존경하지 않고, 쓸모없는 인간으로 간주한다." p29 모든 권력을 싫어한다는 말은 모든 욕망을 무시한다는 말이며, 모든 욕망을 무시한다는 것은 삶을 혐오한다는 것이다. 권력은 권력만 없었으면 가능하지 않았을 여러 일을 가능하게 한다. 사람은 종종 목표를 지향하고, 그 목표는 권력의 향사를 통해 달성된다. 아무 것도 도모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까. 체속을 초월하겨고 드는 선사도 해털을 도모한다. 마음의 고요를 얻기 위해서도 마음의 파도를 잠재우는 어떤 나직한 힘이 필요하다. 정말 아무것도 도모하지 않겠다면 어딘가 조용히 숨어서 자신의 멸종 소식을 기다려라.p53 근대 정치 이론의 초석을 놓은 토머스 홉스는 저서 "리바이어던"에서 그처럼 한갓 사적 인간이 정치적 존재로 변신하는 과정에 주목했다. 낱낱이 흩어져 있던 인간들이 어떻게 단일한 의지를 가진 권력체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일까. 어떻게 정치적 존재로 변신하는 것일까? 그냥? 심심해서? 그렇지 않다. 그들은 죽지 못해서 변신하는 것이다. 변신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으므로. "지속되는 두려움과 난폭한 죽음의 위협"으로 인해 인생이 고독하고, 열악하고, 고약하고ㅡ 잔인하고, 짧아질까 봐" 변신하는 것이다. 어찌해볼 도리가 없을 정더로 괴롭기 때문에 정치적 존재로 변신하는 것이다. 그 변신 덕분에 인간은 비로소 삶을 견딜 수 있게 된다. 투표는 인간이 정치적 인간으로 변신했던 그 위대한 상상을 되살리는 축제다.p109 다민족 국가를 다스리는 일의 어려움은 피터 반 더 보트의 1578년 작품에 잘 드러나 있다. 온갖 짐승들의 머리가 달려 있는 거대 괴물을 정치 및 종교 지도자들이 당혹스럽게 바라보고 잇다. 이 괴물은 다민족 제국의 여정을 시작하던 16세기 후반의 (오늘날)네덜란드를 상징한다. 그러나 다민족 국가가 반드시 통치의 어려움만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잘만 소화하면 그것은 활력의 근원이 될 수 있다. 유럽 각국이 가톨릭이냐 프로테스탄트냐의 갈림길에서 탄압과 전쟁을 일삼고 있을 때, 네덜란드는 적극적으로 관용 정책을 택했다. 그에 따라 칼빈주의자뿐 아니라 가톨릭 루터교, 유대교, 재세레파 신자 등 타국에서라면 이교도로 낙인찍혀 핍박을 받았을 인재들이 네델란드에 몰려와 살게 되었다. 17세기 초 암스테르담 인구의 40퍼센트를 이민자가 차지할 정도였다. 다양해진 인구 구성을 장애물이 아니라 활력으로 승화시켰을 때, 네덜라드는 본격적인 번영을 구가하게 된다. 오늘날 많은 네덜란드 사람들은 자기 나라가 향유하고 표방해온 다양성과 자유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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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5-18
  • 다섯번째 산
    작가 파울로 코엘료는 전 세계 170개국 이상 83개 언어로 번역되어 3억 2천만 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한 우리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작가. 1947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어났다. 저널리스트, 록스타, 극작가, 세계적인 음반회사의 중역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다, 1986년 돌연 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로 순례를 떠난다. 이때의 경험은 코엘료의 삶에 커다란 전환점이 된다. 그는 이 순례에 감화되어 첫 작품 『순례자』를 썼고, 이듬해 자아의 연금술을 신비롭게 그려낸 『연금술사』로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출판사) 세상 모든 사람은 피하라 수 없는 일의 영향을 받는다. 어떤 이들은 극복했고 어떤 이들은 포기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비극의 날개가 우리 인생을 스쳐지나가는 경험을 한 적 있다. 이유가 뭘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나는 엘리야를 따라 아크바르의 시간 속으로 떠났다. 파울로 코엘료p12 "인간은 선택을 내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 천사가 대답했다. "결정을 내리는 힘이 바로 너의 능력이다."p192 "그보다 더 어려운 건 자신의 길을 분명히 정하는 것이다. 선택을 하지 않는 자는 아직 숨을 쉬고 길을 걷고 있다 하더라도 신의 눈에는 죽은 것과 같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다. 누구도 죽지 않는다. 영원함은 모든 영혼에게 열려 있고 저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나갈 것이다. 태양 아래 있는 모든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p193 하느님은 인간으로 하여금 당신과 정면으로 맞서고 당신의 질문에 대답하게 하신다. "왜 너는 그토록 짧고 고통으로 가득한 존재에 그토록 매달리느나? 너의 싸움의 의미는 무엇이냐?"p279 아이들은 항상 어른에게 세 가지를 가르쳐주죠. 별 이유 없이도 행복해하기, 무언가에 항상 몰두하기, 그리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온 힘으로 매달리기. 제가 아크바르로 돌아온 것도 저 아이 때문입니다. p276 "주님의 말씀은 네 주변의 온 세상에 쓰여 있단다. 네 삶에 일어나는 일에 주의를 기울여보면 너는 하루의 순간순간 주님께서 당신의 말씀과 뜻을 숨겨놓으신 곳을 찾을 수 있을 거야. 주님이 시키시는 일을 해내도록 노력하렴. 그것이 네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란다."p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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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3-08
  • 페미니즘철학
    페미니즘, 페미니즘...언제부턴가 너무나 많이 회자되는 페미니즘. 대충 여성들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고는 알고 있지만 정확히 알지 못해 많은 오해를 낳고 있다고 의심된다. 도대체 '페니니즘'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일단 보시라 권하고 싶다. '철학'이라는 단어가 망설이게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철학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권하고 싶다. 페미니즘 철학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페미니즘 철학은 기존 가부장제 철학에 반대하는 반反철학이거나 여자가 하는 철학이 아니고, 또 여성만을 위한 철학도 아니라는 거예요. 저는 페미니즘 철학이라는 게 여성주의적 가치에대해 질문하고 탐구해보는 철학이면서 페미니즘의 내용들과 개념들을 철학적인 개념으로 만들어보는 철학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작업의 효과는 기존 철학의 주제들, 그러니까 인식론,존재론, 윤리학 같은 것들을 다시 검토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이러한 페미니즘 철학의 활동은 근대성에 대한 문제 제기와 그 대안을 마련하려는 현대 철학과 조우하죠. p 46 들뢰즈Gilles Deleuze 같은 사람은 철학은 생성하는 사유고 어리석음으로부터 벗어나는 배움의 운동이라고 해요. 그래서 철학은 동일자를 확인하는, 즉 A는 A다‘라는 걸 확인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개념을 창조하고 새로운 사유의 방법을 증가시키는 작업이라는 거죠. 이제 철학은 새로운 방식의 사유를 모색하는 것을뜻합니다. p 52 제가 생각하는 페미니즘 철학은 이래요. 타자인 여성이 철학 개념과 이론에 명시적이고 또 암시적으로 배어 있는 여성 평가절하의 논리를 추적하고 비판하는 건데, 여기에 철학의 도구를이용한다는 거죠. 기존의 철학을 겹쳐 쓰고 같이 쓰면서, 뿌리 깊은 기성 철학의 입장에서 벗어나 어디서든지 살아낼 수 있는 다양한 사유들의 목초들, 풀들을 자라나게 하는 일인 거예요. 지워버리고 없애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 겹쳐 쓰다보면 새로운 모양이 될 수 있잖아요. 다 지우고 새로운 흰 종이에서 다시 시작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방식 안에서새로운 운동을 발명하면서 살아가는 것들, 이게 저는 페미니즘철학인 것 같아요. p 53 남성에게는 남성의 성적 특징을 부과하지않는데, 여성에게만 여성의 성적인 특징들, 여성의 외모적 특징들을 여성성이나, 여성이라면 지녀야 할 굉장한 덕성인 것처럼이야기하는 게 틀렸다는 거예요. 남자들에게는 인간적인 특성을두고 말하는데 여자들에게는 인간적인 특징이 아니라 여성의 성적 특징을 부과하는 것들이 부당하다는 거고, 여성도 똑같이 인간으로 대하라는 거죠. 그러니까 스테레오타입으로 대우하지 말라는 거예요. p64 울스턴크래프트는 이런 걸 거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해요.왜냐하면 스테레오타입으로 누군가를 취급하면, 인간으로서 그누군가가 자기 개성을 만들 수가 없다는 거예요. p 65 “페미니즘은 언제나 구체적인 이야기들에서 시작해요. ‘페미니즘이 철학이냐’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죠. 페미니즘 저서들을 보면 구체적인 사례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왜 그렇게 시작할까요? 추상적으로 접근하면 여자들이 벗어날 수가 없어요. 구체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해야지, 문제를 느끼고 바꿀 수가 있는 거죠. 그래야 구체적인 수단을 마련할 수 있잖아요. …… 자세하게 묘사를 하는 건 그래야만 여자가 주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인 겁니다. 이러한 묘사를 읽는 여성들은 여성들이 당연하다고 여겨온 것이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알게 돼요. 그리고 그 경험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여성들이 함께 겪고 있고, 겪어왔던 일이라는 걸 확인하면서 다른 세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페미니즘의 출발은 여성들의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P135 “파이어스톤은 마르크스주의자로서 재생산을 강조하고, 재생산을 이끄는 중요한 단위가 가족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가족 안에서 근본적인 착취가 일어난다고 설명합니다. 가족을 착취의 자리로 분석하는 데에는 많은 여성들이 직관적으로 동의하게 되죠.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가족제도 안에서 권력의 차이가 선명하잖아요.” P 206 “그래서 저는 낙태권의 문제는 여성의 자기 몸에 대한 권리, 내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의 문제로만 협소하게 해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꼭 드리고 싶어요. 파이어스톤이 재생산의 권리를 제기한 이유를 떠올리면서요. 파이어스톤은 재생산이라는 게 지금의 가부장제를 지탱하는 억압이라고 분석했고, 이로부터 저항하면 가부장제라는 구조를 다 흔들어버릴 수 있다고 말한 거잖아요. 그리고 재생산 문제 때문에 성 계급까지 호명했잖아요.” p 296 책소개(알라딘) 기존의 이 세계의 뿌리를 흔들고 새로운 인식과 개념을 발명해온 페미니즘 철학의 기초를 독자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페미니즘 철학의 기초적인 세 가지 질문, 다섯 명의 사상가와 페미니즘의 고전이라 할 법한 그들의 핵심 도서와 문장들을 통과하며 페미니즘 철학의 기초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페미니즘 철학이란 무엇인가’ ‘여성은 인간인가’ ‘여성인가, 여성‘들’인가’라는 세 가지 질문을 각 부로 구성해 1부에서는 페미니즘 철학의 자리를 소개하고 페미니즘 철학이 지금 이곳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 고유의 목적은 무엇인지를 살핀다. 2부와 3부에서는 제1물결 페미니즘과 제2물결 페미니즘으로 분류되는 사상의 조류를 중심으로 그 구체적인 내용을 담았다. 특히 이 사상가들의 사유가 동시대의 철학으로 어떻게 위치할 수 있는지 그 맥락을 짚어내며,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곳의 문제들과 구체적으로 엮어 소개하려 노력했다. 2부에서는 ‘여성은 인간인가?’라는 질문을 품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여권의 옹호》, 시몬 드 보부아르와 《제2의 성》을 중심으로 페미니즘 철학 초기의 사상을 다뤘다. 여성도 남성과 똑같이 이성을 가진 평등한 존재라는 점을 주창한 열렬한 계몽주의자이자 근대 민주주의자였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여성이 언제나 타자의 지위인 제2의 성에 머물 수밖에 없는 기제를 밝히며 여성이 타자의 자리에 머무는 것은 ‘악’이며 여성이 자유를 획득해 주체의 자리에 서는 것이 도덕적 명령이라고 못박아버린 실존철학자 시몬 드 보부아르의 사상을 여기에서 다뤘다. 목차 프롤로그: 눈의 여왕을 떠올리며 페미니즘 철학은 무엇인가 1장 페미니즘 철학이란 무엇인가: 페미니즘 철학과 보편적 인간에 대하여 여성은 인간이다 2장 여성도 인간이다라는 외침: 메리 울스턴크래프와 여성의 이성 3장 타자로서 여성을 정의하다: 실존철학자, 시몬 드 보부아르 여성은 다르다: 복수의 여성들 4장 여성성이라는 신화를 부수며: 베티 프리단이 발견한 ‘행복하지 않은 여성들’ 5장 성 계급을 호명하며 자궁으로부터 해방을 선언하다: 슐라미스 파이어스톤과 《성의 변증법》에 대하여 6장 자매들의 밖에 서서 자매들에게 차이의 문제를 묻다: 오드리 로드Ⅰ 7장 서로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다양한 여성들로 살아가기 위해: 오드리 로드Ⅱ 에필로그: ‘우리’가 서로를 찾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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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5-03
  • 고양이 오스카
    데이비드 도사의 고양이 오스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하나는 고양이와 같이 사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고양이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나와 같이 사는 고양이 초리는 끊임없이 나의 관심을 유발시킨다. 그의 존재가 나를 잠시도 쉬게 하지 않는다. 그는 언제나 나의 주위를 맴돌지만 나에게 안기거나 나의 손길을 달가와 하지는 않는다. 늘 나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지만 그의 날카로운 눈빛은 늘 나를 주시하고 있다. 마치 CCTV의 감시하에 있는거와 다르지 않다.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그의 뇌에 저장하는지 알 수 없다. 나 또한 그를 관찰하지만 "그는 정답이 없는 퍼즐이다. "내가 고양이를 사랑하는 건 집에 있는 시간을 즐기기 때문이다. 고양이들은 어느새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집의 영혼이 되어간다.-장꼭또" 나는 그 퍼즐을 풀기 위해 이책 저책을 뒤적여본다. 초리와 같이 평범한 고양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고양이 오스카"의 이야기는 꽤 흥미롭다. 그는 미국에 있는 한 요양원에 기숙하는 고양이다. 이 요양원은 동물을 기르도록 허락되지 않았지만 어느날 오스카는 이곳을 제가 살 자리라 맘을 먹었다. 고양이는 한번 자리 잡으면 쉽게 그 장소를 떠나지 않는 영역동물이다. 요양원의 사람들도 포기한채로 그를 인정하다 그를 한 식구로 받아들인다. 이 요양원이란 곳은 거의가 임종이 가까운 노인들이 기거하는 곳이다. 그리고 치매에 걸린 노인들이 다수인 곳이다. 이 곳의 환자를 돌보는 노인 전문의 데이비드 도사는 (그의 성이 도사다) 고양이 오스카에 대한 메리의 이야기를 귓등으로 넘겨 듣는다. 그는 치매에 걸린 환자들과 그의 가족을 만나면서 그들의 이야기에 주목하며 고양이 오스카의 특별한 능력을 마침내 인정하게 되고 책을 출판하기에 이른다. 메리의 이야기는 고양이 오스카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그것은 임종이 가까운 사람이 누군지를 안다는 것이다. 고양이 오스카는 병원 이곳 저곳을 다니지만 임종이 다가온 사람이 있으면 그의 침대 곁에 머무르며 임종을 지킨다. 그는 '임종지키미 고양이'인 것이다. 임종이 가까운 사람에게서는 특별한 냄새가 난다고 한다. 냄새에 예민한 고양이가 그 냄새를 알아채고 그의 곁을 지키는지 혹은 다른 어떤 이유로 임종을 지키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반복적인 오스카의 행동은 이제 요양원 사람들에게 큰 위로를 주고있다. 임종을 지키는 가족이 없는 경우에도 오스카는 그의 곁을 지키고 있어 보는 사람에게도 위로가 된다. 고양이 오스카의 이야기는 실화다. 치매가 반드시 누구나 거쳐가는 병은 아니지만 많은 이들이 겪는 노인병이다. 데이비드 도사는 치매에 걸린 사람들의 가족을 만나며 지금 현재를 사는 아름다움을 역설한다. 치매는 기억을 잃는 것이다. 기억을 잃는 것은 지나온 시간을 잃는 것이며 지나온 삶의 괘적을 지우는 일이다. 죽음은 결국 모든 것을 지우는 일인 것을 인정 한다면 치매는 죽음으로 가는 인간 삶의 한 과정일 뿐이다. 그 삶의 과정에 고양이 초리가 함께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고통스런 삶에서 벗어 날 수 있는 방법이 두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고양이와 음악이다. -알버트 슈바이처" 목차 독자 여러분께죽음을 감지하는 고양이 오스카오스카의 수수께끼에 도전하다하루하루를 견디게 하는 작은 승리루벤스타인 부부스티어하우스와 고양이의 인연치매 환자 치료의 딜레마오스카와 함께한 첫 회진도나 모녀의 마음을 이어 준 오스카사라진 슬리퍼와 죄책감요양원에서 부모님을 떠나보낸 자매음악이 전부였던 리노 페레티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감당하기 어려운 일치매 환자는 무슨 꿈을 꿀까삶을 완전히 바꿔 놓는 병존엄하게 죽을 권리있는 그대로 사랑하기빈 병실을 지키는 오스카간병하는 가족의 진실한 친구루벤스타인 부부의 마지막 결혼기념일이리스에게 마지막 인사를루스에게 남은 유일한 가족새 환자, 그리고 오스카마치는 글데이비드 도사 선생님과 나누는 대화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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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3-29
  •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마루야마 겐지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마루야마 겐지 일본인 마루야마 겐지는 동경의 한 무역회사에 다니고 글을 쓰고 문학계 신인상을 받았다. 25살에 귀농을 하고 집필에 전념하며 그의 농촌 체험기인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바다 출판사/고재운 옮김)” 펴내며 귀농하는 사람들에게 경고성 조언을 한다. 이 책을 읽으면 도시인들이 막연히 생각하는 시골이나 귀농에 대한 환상을 와삭 부셔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저절로 공감의 웃음을 짓는다. 목차만 훑어봐도 그가 말하고 싶은 것을 짐작 할 수 있다. “ 어떻게든 되는 시골 생활은 없다. – 어딜가든 삶은 따라온다.”, “경치만 보다간 절벽으로 떨어진다.”, “풍경이 아름답다는 건 환경이 열악하다는 뜻이다.-자연의 성깔을 알아야 한다. 아름답다고 좋은 곳이 아니다”, “텃밭 가꾸기도 벅차다.-농부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구급차 기다리다 숨 끊어진다”, “시골에 간다고 건강해 지는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이 도시에서 느끼지 못하는 거친 자연과 시골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확실하게 깨부순다. 시골에 오니 좋은 것은 많다. 산이 바로 앞 마당이고 눈 앞에 푸른 산이 펼쳐져 있으니 산보가 등산이고 오염이 적은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고 조용하고 한가하며 먹거리는 모두 유기농이라는 것 등 셀 수 없이 많다. 과연 좋은 것만 있을까? 내가 알아온 진리 중의 하나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이다. 좋은 것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 대가를 치르는 일은 어쩌면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몇 배나 더 혹독한 것일지도 모른다. 겐지가 지적한 대로 “풍경이 아름답다는 건 환경이 열악하다는 뜻이다.” 그는 “혹독하고 위험하기 때문에 그림 같은 풍경으로 다가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겐지가 지적하는 엄청난 위험은 모른척한다 하더라도 시골에 살려면 우선 내 마당 내 집에 드나드는 작은 동물과 곤충에 먼저 익숙해져야 한다. 내 집 마당이라고 집안에서 입던 반팔과 반바지로 마당에 나섰다가는 모기, 진드기, 심지어 쯔쯔가무시라는 보이지 않는 곤충의 공격에 무방비로 희생 될 가능성을 절대로 피 할 수 없다. 집 안이라고 안전하지 않다. 잠자리 풍뎅이 말벌조차 때론 길을 잘못 찾아 나와의 동거를 요구한다. 비 오는 날이면 배로 기어 다니는 것들도 동거에 참여하려 한다. 청정한 공기를 마시는 대신 자외선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도 피할 수 없다. 농부치고 하얗고 뽀얀 얼굴은 가진 분을 본 적은 드물 것이다. 뭔가 갑자기 필요한 것이 생길 때는 꼬불 꼬불 어두운 산길을 내려가야하고 공공 시설의 혜택은 대충 포기하는 것이 맘 편하다. 요즘은 도시에서도 작은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리 작은 텃밭이라도 밭을 가꿔본 사람은 안다. 밥상에 무공해 유기농 채소 한 접시 올리기 위해서 흘려야 하는 땀과 잡초와의 치열한 전쟁과 그것에 들여야 하는 시간을. “농부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라고 갠지가 지적했듯이 농부 흉내라도 내며 조그만 텃밭 가꾸는 것도 허리가 휘어지게 벅찬 일이다. 내 손으로 돌을 고르며 흙을 일구고 씨를 뿌리고 잡초를 뽑아주고 비에 넘어지면 일으켜주는 수고를 한 끝에야 비로소 유기농 채소라 불리는 나물 한 접시가 상에 올라 오는 것을 해보기 전에는 모른다. 갠지는 처음 대하는 거친 자연과의 조우에 대해서도 경고하지만 처음 만나는 시골의 낯선 이웃들에 대한 경고에 더 한층 수위를 높인다. “깡촌에서 살인사건 벌어지고” “시골을 농락하는 수상한 사람들”이 시골에 있다고 겁을 준다. 그리곤 범죄자들이 시골로 이주하고 군침을 흘리며 당신을 노리고 있으니 가능한 큰 개를 기르라고 조언한다. 한술 더 떠 침실을 요새화하고 수제창까지 준비하라고 순진한 도시인을 공포에 몰아 넣는다. “심심하던 차에 당신이 등장 한 것”이라며 차라리 “친해지지 말고 그냥 욕먹으라”고 까지 말한다. 사실 알고 보면 “관심 받고 싶었던 건 당신”이라며 허를 찌른다. 겐지가 이렇게 자연과 사람에 대해 경고하는 이유는 어디에서나 삶이 그렇듯 “어떻게든 되는 시골 생활은 없으며” “어딜 가도 삶은 따라온다”는 것을 일깨우기 위해서이다. 또한 “엎질러진 시골 생활은 되돌릴 수 없으니” 떠나기 전 준비를 단단히 하라는 조언인 것이다. 아니면 차라리 도시와 시골의 중간인 별장지대를 적격이라고 추천한다. 시골에서 인생 제 2막을 시작하려고 할 때 “유유자적하며 조용히 살고 싶다는 식의 추상적인 바람이어서는 안되며” “하루가 다 가도 모를 정도로 전념할 것이 있어야 하며” 그것도 “하면 할수록 심오함이 느껴지고 정신을 차리고 나면 하루가 다 지나갔을 정도로 모든 것을 잊고 몰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동안 멋진 풍경에 취하고, 단지 그것만으로 행복과 충만감을 맛볼 수 있지만 그런 날들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고 그는 단언한다. 겐지는 그의 40년 체험한 시골생활의 경험으로 전원생활에 대한 환상을 깨고 환경과 사람과의 관계를 직시 할 수 있도록 충고하고 있다. 그의 조언은 결국 도시에 살건 시골에 살건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로 귀착된다고 본다. “시골에 간다고 건강해 지는 것은 아니고” “잘 먹고 잘 생활하면 잘 죽을 수 있으니” “병을 불러 들이는 생활 태도”부터 고치라고 말한다. 그가 건네 주는 조언에 귀를 기울인다면 도시건 시골이건 “홀로서기”에 성공하여 “자신다운 죽음”을 맞이 할 수 있을 것이다. “불편함이 치유”라며 “불편함”이 심신을 단련시켜주고 뇌를 말끔하게 청소해주며 당신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 돌려 준다”고 말한다. 지금 내가 어디에 있건 한번쯤 그의 충고에 귀 기울인다면 의존하고 있는 그것에서 조금 더 “홀로 서기”에 성공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골은 그런 것이다. 목차 서문 0061장. 어떻게든 되는 시골 생활은 없다어딜 가든 삶은 따라온다 0162장. 경치만 보다간 절벽으로 떨어진다스스로를 속이지 마라 0233장. 풍경이 아름답다는 건 환경이 열악하다는 뜻이다자연의 성깔을 알아야 한다 030 / 아름답다고 좋은 곳이 아니다 0314장. 텃밭 가꾸기도 벅차다농부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038 / 구급차 기다리다 숨 끊어진다 0425장. 지쳐 있을 때 결단하지 마라당신은 맛이 다한 차가 아니다 047 / 당신의 가난은 고립무원이다 050사이비 종교인들에게 당신은 봉이다 052 / 술을 마시는 건 인생을 도려내는 일 0546장. 고독은 시골에도 따라온다외로움 피하려다 골병든다 062 / 자원봉사가 아니라 먼저 자신을 도와야 한다 0657장.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고요해서 더 시끄럽다 072 / 자연보다 떡고물이 더 중요하다 074윗사람이라면 껌뻑 죽는다 076 / 다른 소리를 냈다간 왕따당한다 078공기보다 중요한 지역 사람들의 기질 080 / 골치 아픈 이웃도 있다 0838장. 깡촌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시골로 이주하는 범죄자들 090 / 가능한 한 큰 개를 길러라 093 / 침실을 요새화해라 094수제 창을 준비해라 096 / 군침을 흘리며 당신을 노리고 있다 1019장. 심심하던 차에 당신이 등장한 것이다관심받고 싶었던 건 당신이다 112심심하던 차에 당신이 등장한 것이다 115그들에게 마을은 나의 집 118 / 돌잔치에 빠지면 찍힌다 120모임에 도시락을 대 주면 당선 12210장. 친해지지 말고 그냥 욕먹어라하루가 다 가도 모를 정도로 전념할 것이 있어야 한다 131이주자들과만 어울리면 사달 난다 132 / 시골을 농락하는 수상한 사람들 13511장. 엎질러진 시골 생활은 되돌릴 수 없다자신이란 자연을 먼저 지켜야 한다 144젊음을 흉내 내야 할 만큼 당신 젊음은 참담하지 않았다 149엄마도 아내도 지쳤다 153 / 엎질러진 시골 생활은 되돌릴 수 없다 15612장. 시골에 간다고 건강해지는 건 아니다의사만 믿다 더 일찍 죽는 수가 있다 165병을 불러들이는 태도를 뜯어고쳐라 170잘 먹고 잘 생활하면 잘 죽을 수 있다 17313장. 불편함이 제정신 들게 한다멋진 별장도 살다 보면 그 정도는 아니다 180불편함이 치유다 185 / 천국이나 극락으로는 이주할 수 없다 187죽음의 시기는 자신다워질 마지막 기회 191 마루야마 겐지 (Kenji Maruyama,まるやま けんじ,丸山 健二) 1945년 나가노 현 이에야마 시에서 태어났다. 1963년 도쿄의 한 무역회사에 통신담당 사원으로 취직하였으나, 1966년 회사가 부도 위기에 처하게 되자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설 《여름의 흐름》을 썼다. 그것이 1966년이었다. 이렇게 난생 처음 쓴 작품으로 그는 「문학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같은 작품으로 '아쿠타가와 상'을 일본문학 사상 최연소로 수상하였다.1968년 소설 〈정오이다〉로 귀향한 청년의 고독을 그린 후, 나가노 현 아즈미노로 이주했다. 이후 문단과 선을 긋고 모든 문학상을 거부하며 50년 가까이 집필에 매진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소설 『파랑새의 밤』, 『달에 울다』, 『물의 가족』 등을 썼고, 산문집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나는 길들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 『개와 웃다』, 『세계폭주』, 『산 자에게』, 『취미 있는 인생』,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 등을 썼다.
    • 이야기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2-03-23

실시간 사는이야기/책마을 기사

  • 할머니 탐구생활
    언젠가부터 " 사람들은 보고 싶은거만 보고 듣고 싶은 거만 듣는다."는 말이 유행어가 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사람들은 한문장, 한장면 안에서도 자기에게 필요한 것만 선택적으로 보고 듣는다. 문맹이 아니라 문해력이 문제가 되고 있다. 미디어가 그렇고 정치가 그렇다. 그런데 이것이 나쁜 것인가? 그럴 수 있다.악의적으로 이용 될 수 있다. 반면 선의로 사용 될 수도 있다. 전체를 다 보는 사람은 소수고 사람들은 거의 자기 주변으로 세상을 이해한다. 자기 삶을 바라보는 눈도 선택적이다. 자기에게 다가오는 사람과 환경을 좋은 것만 골라보고 좋은쪽으로만 생각한다면 삶은 좋을 수 밖에 없고 긍정적이 된다. 물컵의 반만 차 있는 물을 바라보는 자세와 같다. "물이 반 밖에 없네"와 "물이 반이나 남았군"이다. 이책의 저자가 이웃 할머니를 바라보는 자세다. 할머니는 지혜의 창고이며 삶의 보물이다. 할머니라고 다 지혜롭지만도 않고 다 보물도 아니다. 다만 그 안에 있는 지혜와 보물은 발견하는 자의 것이다. 누군가는 다 쭈그러진 노인 안에서 아집과 세월의 허무만을 볼 수도 있다. 무엇을 보느냐는 보는이의 몫이다. 우리가 사는 방법이다. 서른 즈음의 저자에게 이미 할머니의 지혜가 스며있고 삶을 관조하는 혜안이 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이의 지혜다. 출판사 책소개 ‘오래된 미래’이고 ‘살아 숨 쉬는 지혜’이며 ‘우리 안에 되살려야 할 골동품’―할머니이 책은 2015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선정작일 뿐 아니라 선정 발표 당시 “[할머니 탐구생활] 등 총 140편의 원고와 기획안을 선정했다”고 발표할 만큼 대표 기대작으로 꼽힌 작품이다. 호평을 받기에 충분할 만큼의 글 솜씨뿐 아니라 내용과 깊이도 남다른 이 책은 우리가 살면서 놓치고 잃어버린 ‘중요한 뭔가’를 새삼 떠올리게 한다. 어떤 대목에선 지치고 지친 우리들에게 아주 맑고 시원한 샘물 한 잔을 건네 다시금 정신을 차리고,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는 것만 같다. 목차 책을 내며: ‘할머니’라는 지혜 창고를 열며 8[하나]나물 전사, 한평 할머니 18소리실 할머니 손은 약손? 28쌍지 할머니는 개를 사랑해 35수봉 할머니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42동티 할머니와 나 사이에 해바라기를 48동래 할머니의 오매불망 꽃 사랑 56노년의 고갯길도 화끈하게, 광덕 할머니 62누워서도 열매 맺는 나무처럼, 도란 할머니 70[둘]할머니는 약을 알고 있다 78산딸기 케이크 대작전! 83할머니와 함께 버스를 90결국 ‘그 맛’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96쌀밥 먹음시로 나락이 뭔지도 모른다냐? 104빗속을 뚫고 온 해님 같은 사랑 110더 늦기 전 다리를 놓을 방법이 없을까? 115바느질을 내 품에 120‘키질’ 하면 떠오르는 사람 128[셋]그러거나 말거나의 경지 136육식은 아무나 하나 140나누기보다 쟁이게 만드는 냉장고 148냇물아 흘러 흘러 153텅텅 빌 때까지 퍼주고 또 퍼주고 160외면당하는 할머니 밥상 166메주를 만들 때는 메주가 되어야 172나도 강아지랑 뽀뽀할 수 있어 180다시 부르는 박타령 188[넷]할머니 이장의 탄생 200미우나 고우나 함께하려는 마음 208시골에 돈 벌 기회가 많다고? 216드디어, 나도 쑥떡파! 224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232집에 돌아오니 참 좋다 238열두 달 자연의 흐름을 찾아서 242약한 닭이 알을 품는다 250사랑이 나를 사랑으로 태어나게 한다 258에필로그나는 어떤 할머니가 될까? 266
    • 이야기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2-03-17
  • 아무 걱정 없이, 오늘도 만두
    아무 걱정 없이, 오늘도 만두 "만두 싫어하는 사람도 있나?" 맞다. 나도 엄청 좋아한다. 이 글을 읽기 전에 일단 뭘로라도 배를 채우고 시작한다. 그렇지 않으면 분명 중간에 만두를 사러 수퍼에 가거나 끓이러 부엌에 가야 할 것 같아서다. 일단 방방곡곡 맛있는 만두집을 다 다녀본 그녀가 부럽고 혼자 자유롭게 다니며 혼술, 혼만하는 그녀가 부럽다. 그렇게 자유로운 그녀가 내가 아는 황서미다. 그러나 남편있고 자식있는 그녀의 그런 자유로움에도 다 이유는 있다. "그 폭풍 양육의 세월을 거치면서 남은 것은 나의 '혼술 지향적' 생활방식과 '언제 어디서도 외롭지 않아' 증후군. 혼자 술 마시는 것이 훨씬 편하다. 외부 약속도 꼭 만나야 할 이들, 정말 보고 싶은 사람들 아니면 잡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이렇게 훌쩍 나와서 수행하는, 나만의 종교적 의식과 같은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 사실 우리 모두는 스스로를 자유롭게 하는 각자 나름의 종교의식이 필요하다. 그녀는 자신의 얘기를 잘 털어놓는다. 바빠보이고 정신없어 보이는 와중에도 매일 수시로 글을 남긴다. 그것도 짧지않은 긴 글을. 꼭 좋은일 유쾌한 일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 반대인 경우도 많다. 그녀가 5번 결혼 했다는 사실을 언젠가 알고선 깜놀! 그녀 스스로 밝히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 참 솔직하고 밝다. 좌우간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제는 만족스러운 결혼을 했겠지 싶기도 하지만, 가난해 집도 없다하고 남편 불만도 잘 털어놓는다. 뭐 가난하다고 불행한 것도 결혼에 실패 한것도 아니지만, 그리고 남편 불만 없는 사람은 없어도 없는 척 하는 사람은 좀 있지 싶지만서도. 게다 막내 아들 '만두' 는 발달장애라 다른애들보다 키우기 영 어렵고 하루가 정신이 없어 보인다. 내 주위에도 조카,조카의 딸, 친구의 아들, 대녀의 아들... 알고보면 장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더 관심이 간다. 암튼 성격으로 치면 나와는 완전 반대 극 쪽에 있어 보여 그런지 맘이 쓰이고 끌린다. 그녀가 사는 방법이라고 할까 혹은 문제 해결 방법이라고 할까? 그녀가 하루를 잘 견디고 삶을 지탱하는 방법은 그녀가 쓰는 글이다. 그녀는 글을 쓰며 고통을 즐거움으로 치환하는 재주를 가졌다. 고 나는 생각한다. 그녀가 말한대로 이책은 '그 집 만두가 맛있다 없다, 평가'하지 않는다. 서울과 지방까지 여러가지 만두의 맛을 즐기고 침을 넘기며 만두를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와 그녀의 생각을 함께 맛본다. 나는 한국에서도 여러번 이사를 했지만 외국에서도 이사를 여러번 한지라 지리산에 들어오며 책은 이제 집에 쌓아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모든책은 도서관에서! 그런데 지방 도서관! 보고 싶은 책 만나기 힘들다. 이 책은 물론 그녀의 첫 에세이 "시나리오 쓰고 있네"도 그리고 그녀가 쓴 "전통 한지 70년 삶에 스미다." 도 도서관엔 없다. 글 쓰는 페친이 많은 관계로 지리산에 또 책장을 만들어야 하나싶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나오는 만두 사진을 보면 침이 꼴각꼴각 넘어가고 다 먹고 싶어진다. 특히 껍질이 얇아 투명해 속이 드러나 보이는 만두! 애들 어릴 땐 수백개 만들어 냉동실에 저며 놓기도 했건만. 함께 만두 빚던 애들이 눈에 아른거린다. 아! 지나간 시절이여! 암튼 아무 걱정없이 그녀가 만두를 먹으면 좋겠다. 물론 나두. 오늘은 만두!
    • 이야기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2-03-17
  • 하동 동네책방 ‘시소’의 주인장, 비성은 『빨간 머리 앤』을 좋아한다
    내가 하동에 있는 동네책방 ‘시소’의 주인장, 비성을 만난 건, ‘지리산둘레길’에서다. 그녀는 볼 때마다 분주했다. 그녀는 ‘사단법인 숲길’의 든든한 일꾼이었고, 나는 가끔 ‘지리산둘레길’을 걷거나, 간혹 어떤 행사장을 기웃거리는 손님이었다. 몇 년 전, 만나면 반가운 그녀를 구례 용호정 숲에서 만났다. 걷고, 말하는 것이 아픈 사람처럼 느껴졌기에 아무 생각 없이(나름 걱정하는 마음으로) ‘어디 아프세요?’라고 물었다. 주변 사람들이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고, 나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오래지않아 그녀가 파킨슨병이라는 걸 알았다. 최비성, 그녀를 생각하면, 용호정 숲을 걷던, 그녀의 약간 기운 뒷모습이 떠오른다. 2022년 3월 14일 아침부터 비가 뿌리던 날, 그녀의 놀이터 ‘시소’를 찾았다. ‘인터넷신문 지리산인’에 책을 소개하는 글을 써달라는 요청을 겸하여, ‘시소’를 열게 된 계기, 시소의 운영상황, 뭐 이런 걸 듣겠다는 이유였으나 그 무엇보다도 그녀가 잘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 글은 내가 묻고, 비성이 답하고, 김인호 편집장(인터넷신문 지리산인)과 칩코가 거들며 함께 들었던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다. 주옥: ‘시소’를 연지 8개월쯤 됐다고 들었는데 동네책방 ‘시소’를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비성: 책방을 열게 된 얘기를 하려면, 몸이 아픈 얘기부터 해야되거든요. 어렸을 때 꿈이 책방을 해보는 거였어요. 꿈을 잊고 지내다가 파킨슨병에 걸렸잖아요. “지리산둘레길(사단법인 숲길)”을 그만두고 한두 달 쉬고 있는데, 우울증이 오더라고요. 매일 출근하던 곳이 없어지니 그때는 지금 정도로 안 아팠는데도, 제 존재 자체가 무너지는 것 같드라고요. 그때 알고 지내던 시인 선생님이 시를 써보라 하더라고요. 그래서 시를 조금씩 긁적거리다보니 나만의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다가 책방을 차리고 싶다, 이렇게 된 거예요. 그날이 벚꽃 핀 날, 저녁이었는데, 벚꽃을 보고 이 앞을 지나가는데 ‘세놓음’이라고 붙여놨더라고요. 그때가 밤 9시였거든요. 그냥 전화번호를 눌렀어요. 일주일 전쯤에 여기 세가 나갔다고 했는데 ‘세놓음’이라고 돼 있다고 했더니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럼 저 주세요.’ 그랬어요. 얼마냐고 물어보지도 않고 ‘저 주세요’라고 한 거예요. 그랬더니 주인이 ‘뭐 하고 싶어서 그러냐?’고 해서 ‘책방을 하고 싶은데요.’, 그랬어요. 제가 퇴직금을 딱 천만 원 받았거든요. 12년 일하고 받은 퇴직금이예요. 500만원은 보증금 내고, 나머지 500만원으로 준비를 하면 딱 되겠다 싶더라고요. 남편한테 손 벌리는 것도 아니고, 내가 직장생활해가지고 그동안 모았던 돈으로 내 공간을 만드니까,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고민도 안 하고 그 밤에 결정을 해서, 그 뒷날부터 조금씩 준비 했거든요. 주옥: 몸도 아픈데, 책방 내는 게 힘들지 않았나요? 비성: 남편이 페인트 칠해주고, 아는 목수 분과 그분의 아내가 싱크대해준 거 말고는 아무도 안 도와줬어요. 혼자서 그냥 하나씩, 싸구려 사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했거든요. 그래서 애착이 가요. 하동이 문학의 도시라고 얘기를 하는데 책방 하나 없다는 게 좀 조금 슬프더라고요. 책방을 내겠다고 생각하고 나서 순천에 있는 ‘골목책방 서성이다’에 갔었어요. 그 사장님이 ‘몸이 아프면 하세요.’ 그러면서 ‘잘 안 될 거니, 그 공간에서 독서토론을 한다든지, 문화공간으로 생각하고 재미있게 해야지 안 그러면 오히려 건강이 나빠진다.’고 그러더라고요. ‘서성이다’는 순천의 중심가에 있고, 도서관에 납품도 하고, 명소로 알려져 있더라고요. 부러웠지만, 저는 저만의 색깔대로 해야겠다 싶어가지고, 책의 전면이 보이게 전시했어요. 책을 이렇게 전시한 이유는 돈이 부족해서이기도 하고요. 제 나름의 전략이었어요. 아는 언니는 ‘왜 사람들한테 부담을 주냐, 책을 막 강매하듯이 진열을 했다’라고 하는데, 책을 일반적인 방식으로 꽂으면 책장 한 칸을 채우는 데도 돈이 많이 들거든요. 책방에 아무리 많은 책이 갖다놔도 손님들이 원하는 찾을 다 갖출 수는 없어요. 그래서 주문 위주로 하고 있어요. 주옥: 시소라는 이름,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요? 비성: 놀이터의 시소예요. 시소(see, saw), ‘보다, 보았다’는 의미도 있고요. 이곳은 나만의 놀이터인데, 저 혼자면 시소를 탈 수 없으니까 할머니라든지, 선생님들처럼 오시는 분들이 함께 시소 타러 놀러 왔다는 의미로, 제가 의미 부여를 한 거예요. 몸이 안 좋으니까, 중간에 문 닫을 때가 많아요. 마비가 오면, 말이 안 될 때도 있고요. 손발이 안 움직여지기도 하고. 저녁에는 거의 잠을 못 자다시피 해요. 근데 약을 먹고 여기 나오면 몸이 반응을 해요. 참 신기해요. 어제는 집에 있었는데 하루 종일 아팠거든요. 근데 여기 나오면 몸이 이곳을 기억하고, 또 사람들하고 이야기하면서 에너지를 주고받고 하면 약 기운이 약간 늘어나는 거 같아요. 저번에 코로나 백신 1, 2차 맞고 나서 3시간 가던 약 기운이 1시간으로 줄어들어서, 의사 선생님도 놀라고, 약이 안 들어서 일주일 동안 문을 닫은 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약을 좀 세게 지었는데 그 대가가 커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약을 먹는데 약기운 떨어졌을 때는 굉장히 아프거든요. 어떤 때는 나쁜 생각이 들고 그래요. 우울증은 아닌데, ‘그냥 목숨을 버릴까’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괴로울 때도 있고 그렇거든요. 근데 여기 나와 있으면 그런 생각이 사라져요. 책을 많이 읽는 건 아닌데, 책하고 같이 있으면 편안하고,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치유도 되고요. 주옥: 『빨간 머리 앤』을 좋아하나봐요. 앤과는 언제 만난 건가요? 비성: 중학교 때부터 『빨간 머리 앤』에 빠졌는데, 앤의 긍정적인 캐릭터가 너무 좋았어요. 저희 집에 딸이 셋인데 저는 제가 주워 온 줄 알았거든요. 어렸을 때 이웃들한테 그런 말을 많이 들어서요. 이웃들은 장난이었는데, 저한테는 상처였거든요. 그래서 엄마, 아버지가 친엄마, 친아버지가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춘기였죠, 그때 『빨간 머리 앤』을 읽었는데 마치 앤이 나인 것처럼 빙의가 되면서 말 한마디 한마디라든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예쁜 거예요. 그래서 그냥 그 캐릭터에 빠졌던 것 같아요. 빠지고,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했는데, 그 뒤에 만화가 나왔거든요. 만화도 보고, 또 보고 막 이렇게 했어요. 닮고 싶은, 내 속의 또 다른 자아가 앤을 닮고 싶다 였어요. 저뿐만 아니라 저와 비슷한 세대들은 다 『빨간 머리 앤』을 좋아하더라고요. 몽고메리라는 그 작가도 너무 매력적인 게, 평생을 『빨간 머리 앤』 하나만 썼잖아요. 그 시대에 앤을 통해서 여성의 자립된 모습이라든지, 성장 과정을 자연스럽게 쓴 책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앤을 좋아하게 됐어요. 주옥: 시소에 있는 책 중, 책 한 권만 추천해주세요. 비성: 지금 있는 책 중에서는, 김서령 작가의 『여자전』이요. 작가가 직접 만난 사회에 알려지지 않은 여성들의 이야기거든요. ‘한 여자가 한 세상이다’ 이렇게 돼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힘이 나더라고요. ‘대단하다’ 이런 분도 계신데, 그까짓 파킨슨병에 걸렸다고, 이불 속에 누워서 눈물 흘릴 일이 아니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굉장히 힘을 많이 얻었어요. 주옥: 시소에 오는 사람들은 많은가요? 비성: 일부러 오는 사람들은 제 지인들이고, 아까처럼(인터뷰하려고 기다리는 동안에 할머니 한 분이 오셔서 긴 시간 대화를 나누고 가셨다.) 할머니들이 오셔요. 여름에는 제가 그냥 들어오시라고 해요. 들어오셔서 좀 쉬었다 가시라고. 오후되면 봉사 할아버지들, 초등학생들 건널목 건너게 해주고, 교통 정리하시는 할아버지들이 계시거든요. 여름에 아이들이 집에 가는 시간, 낮 2시면 엄청 덥거든요. 할아버지들에게 잠시 들어오셔서 물 한 잔 드시고 가라고 해요. 제가 사람을 좋아하거든요. 사람을 통해서, 아이들을 통해서 에너지를 받아요. ‘지리산둘레길’에서 일하기 전에 논술학원을 했었거든요. 그때는 독서 치료라는 말이 없었을 때인데, 글쓰기 치료, 독서 치료가 자동적으로 돼가지고, 정신적으로 힘든 애들이 제 덕분이 아니고, 책을 통해서 글쓰기를 통해서 치유가 됐었어요. 제가 그걸 눈으로 봤기 때문에 굉장히 보람이 컸었거든요. 학원 안에만 있는 게 아니라 밖으로 데리고 다니고, 놀이터에서 놀고, 그렇게 몸으로 익힌 걸 글로 재밌게 쓰게끔 해가지고, 다들 글쓰기 좋아하는 애들로 만들었거든요. 제 자랑이고 보람이고, 그랬어요. 주옥: 시소 운영은 어떤가요? 비성: 운영하기는 힘들어요. 인건비는 당연히 안 나오고요. 순소득이 월 6, 7만 원 될 때도 있더라고요. 책이 25% 정도 수익이 남아요. 만 원짜리 책 한권 팔면 2500원, 처음엔 이거 큰일 났다 싶었는데, 제가 만약에 요양원에 들어간다고 하면 병원비를 내야 되잖아요. 요양병원비, 비싸더라고요. 여기는 내 놀이터고, 내 ‘치료 장소다’라고 생각하면 괜찮아요. 괜히 욕심을 내면 몸이 더 아플 것 같아서 맘을 편히 갖기로 했어요. 알바 할 게 있으면, 몸 아프지 않게 일해서 월세내고 있어요. 주옥: 책방 하는 거 말고, 하고 싶은 게 더 있나요? 비성: 제가 아프고 나서 버킷리스트가 있었는데, 책방 내는 것과 타투해보는 거, 벌써 둘 다 했어요. 제 팔목에 있는 생명평화 문양, 이거 할 때 엄마한테 ‘타투하고 싶다’고 하니, 엄마가 ‘그러면 병이 낫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렇다’고 하니 ‘그러면 해, 많이 해’ 그러더라고요. 또 하고 싶은 건, 시집을 내고 싶어요. 우리나라에 파킨슨병을 앓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거든요. 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그런 시집을 내고 싶어요. 서울에 있는 파킨슨병에 걸린 분이 있는데, 그분이 그런 상황에서도 아이를 둘이나 낳았거든요. 굉장히 씩씩하게 살더라고요. 그 분들과 함께 하는, 시집을 냈으면 하는 거죠. 제가 하동에서 태어났거든요. 그래서 하동에 대한 자료, 사진, 어머니들의 이야기, 하동의 역사, 이런 걸 모아서 기록물을 남기고도 싶어요.‘지리산둘레길’에 있을 때, 하동의 큰 나무들을 조사해서 원고는 다 써놨었어요. 원고도 쓰고 사진도 다 찍고 했어요. 제가 하동을 좋아하는 거는 아버지 영향이 큰 것 같아요. 아버지는 자식들을 하동에 가둬서 키웠거든요. 옛날에는 공부를 조금 하는 친구들은 마산이나 진주로 중고등학교를 가거든요. 근데 오빠, 언니, 저, 동생들 모두 밖으로 못 나가게 했어요. 아버지가 굉장히 하동사랑쟁이에요. 저도 하동을 사랑하고, 그래서 하동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책도 내고 싶은 거예요. 그녀는 잘 있었다. 시소는? 시소도 그녀만이 아니라 동네 할머니들의 놀이터가 되어, 이야기가 쌓여가고 있었다. 교과서, 자습서, 참고서말고는 읽고 싶은 책을 살 수 없는 하동, 구례, 산청 등에 동네책방이 생기고, 그곳이 그럭저럭 잘 유지되어 동네사람들의 놀이터가 된다는 건,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행복한 일이다. 그러니 나는 동네책방 ‘시소’가 잘 버텨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시소의 주인장 비성이, 파킨슨병에 당당히 맞서, 하고 싶은 일은 하는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어주길 바란다.
    • 이야기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2-03-16
  • 절기인문학강의 "우리 철들어 볼까요?"
    신청: https://forms.gle/AY8ccM9qSbyMUZ1QA 물어보기: 칩코 010-2956-팔115 절기인문학강의 <때를 알다 해를 살다> 유종반 선생님과 함께하는 절기생태인문학강의 <때를 알다 해를 살다> “우리 철들어 볼까요?” ‘철든다’는 말이 있지요. 때를 알고 때에 맞게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24절기란 내 몸이 어떻게 살아야 열매 맺는 삶인지를 알게 하는 생명의 설계도이자, 삶의 사용설명서라고 할 수 있어요. 나무는 일 년 24절기대로 자기 때의 삶을 살아갑니다. 우리도 나무처럼 자기 때의 삶 속에서 잘 익은 삶을 살아 볼까요? ●절기 인문학 강의 1강(입문/봄), 2강(여름), 3강(가을), 4강(겨울) ●장소: 지리산사람들 사무실(전남 구례군 구례읍 봉서산정길 61-3) ●참가비: 현장 자율보시 ●준비사항: <때를 알다 해를 살다> 책을 미리 읽어오시면 강연의 이해가 쉽습니다. 유튜브 영상 https://youtu.be/tMnqV_raSUg 을 보고 오시는 것도 좋습니다. ●신청: 본 링크 (4회 모두 참여 가능하신 분이 신청하시면 좋습니다.) ●문의: 칩코 010-2956-팔115 ●주최: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지리산 사람들 * 휠체어 접근 가능. 장애인용 화장실은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죄송합니다.) 다른 필요한 것들이 있다면 요청해주세요. * 영유아와 비인간동물 동행 가능. 돌봄보조노동자나 돌봄공간이 따로 없습니다. 다만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기쁜 마음으로 도와드립니다. 사전에 필요한 것들이 있다면 요청해주세요. * 휠체어 이용이나 영유아와 비인간동물 동행 시 신청폼에 기재해주세요. 준비에 참고하겠습니다. ------------------------------------------------------------------------------------------ 1강 : 4/26(화) 14:00~18:30*(다른 회차보다 늦게 끝납니다.) -입문 : 왜 절기를 알아야 하고 절기란 무엇인가? 절기의 의미와 이해 절기 공부와 절기 살이 -봄 절기의 의미와 봄 절기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입춘 우수 – 누구에게나 봄은 오지만 아무에게나 봄은 아니야 경칩 춘분 – 깨어나야 해요 봄 맞으러 청명 곡우 – 맑은 봄날 생명 씨앗 사랑으로 고이 심자 2강 : 6/28(화) 14:00~16:30 -여름 절기의 의미와 여름 절기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입하 소만 – 햇볕은 생명의 힘 사랑의 손길 망종 하지 – 햇볕은 쨍쨍 열매는 무럭 무럭 소서 대서 – 더위야 더위야 뭐하니 3강 : 9/27(화) 14:00~16:30 -가을 절기의 의미와 가을 절기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입추 처서 – 열매 속에 차곡차곡 햇살가득 채워두자 백로 추분 – 익히고 익는다는 것은 한로 상강 – 허울 훌훌 벗어 내려놓고 비우고 나누고 4강 : 11/29(화) 14:00~16:30 -겨울 절기의 의미와 겨울 절기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입동 소설 – 겨울이란? 겨울 준비는? 대설 동지 – 깊게 고요하게, 헤아리고 돌아보고 소한 대한 – 힘차고 단단한 생명력으로 ● 강사 : 유종반 -1993년~ 인천녹색연합 창립 및 공동대표 역임, 현재 지도위원 -사단법인 녹색교육센터 이사, 인천환경교육네트워크 대표 역임 -2014년~ 사단법인 생태교육센터 이랑 대표(현) -산림청 인증 숲해설가 양성기관 생태교육 전문강사 -도서관, 학교 등 기관 단체 출강, 생태 및 절기교육 전문강사 -저서 : 절기 인문학 <때를 알다 해를 살다> 어린이를 위한 절기그림동화 <도토리할아버지 왜 춥고 더운 거예요?> 절기 놀이 <놀자 놀자 해랑 놀자>(공저) 계양산이야기(공저) -연락처 : 010-6282-일859 / greenyjb@hanmail.net
    • 이야기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2-03-15
  • 내 인생은 나의 것, 내 삶을 디자인하라
    오직 돈을 벌기 위해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 업무에 의한 스트레스로 병들어가는 몸, 더 큰 자동차와 더 큰 아파트 더 높은 자리를 위해 고분 고투하는 많은 사람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더 많은 돈과 큰 자동차 아파트와 더 높은 수익과 명예가 아니라 새로운 삶을 디자인하는 발상의 전환이 아닐까? 사람들이 누구나 꿈꾸는 것이 있다. 그것은 평화롭고 행복하며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자유롭게 사는 것이다. 이런 삶은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런 한 삶을 선택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상한 일이다. 원하는 것이 분명한데 그 것을 선택하는 사람은 적으니 말이다. 돈이 모든 걸 해결해 줄 것이란 믿음 속에서 사는 우리 ▲ 내 손으로 만드는 인생 핸디메이드 라이프 -윌리암코퍼스웨이트 지음 돌베개 출판사 만약 평화롭게 살고자 한다면 내가 살고 있는 사회가 평화로워야 하고 평화를 해치는 것들에 대해 반대하고 개선하고 투쟁해야 한다. 행복을 원한다면 어떤 일을 선택할 때 돈과 명예 아파트가 아니라 행복한 선택을 하면 된다. 일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원하는 일을 선택하면 된다. 그것이 돈이 되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핸디메이드 라이프 저자인 윌리암코퍼스웨이트는 오랜 세월 동안 메인주의 북부 해안에 있는 농가에서 소박한 삶을 추 구해온 교사이자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이자 작가다. 그는 아무것도 사지 않고 가급적이면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중앙아시아 유목민이 개발한 '유르트'라는 천막의 아름다움과 천재성에 매료되어 북미에 유르트 디자인과 건축술을 도입했다. 그가 추구하는 것은 소박하고 자발적인 가난한 삶이다. 또 경제적인 자급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사회를, 집을, 삶을 스스로 디자인하라고 말한다. 우리는 삶을 스스로 디자인 할 수 있을까? 사실 우리 인생의 대부분은 이미 그려놓은 그림위에 다시 기름종이를 올려놓고 베끼는 작업에 불과할지 모른다. 부모들은 돈을 잘 벌 수 있는 소수 잘 나가는 대학의 좁은 문으로 아이들을 통과시키기 위해 발버둥을 치며 학원에 집어넣는다. 자연과 친구들과 어울려 놀아야 할 아이들은 부모에 의해 자유를 박탈당한 채 사회가 원하는 인재가 되도록 양성된다. 이런 것들은 대부분 재미가 없으면 아이를 창의적으로 키우지도 못하고 또 돈이 많이 들어간다. 한 번 학교라는 문에 들어서면 짧게는 12년부터 길게는 20년 동안 학교를 다닌다. 아이는 초등학교 입학식날 자기가 이 문을 나서기 위해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이다. 더구나 그 교육이라는 것이 자유와 행복을 포기하고 배워야 할 만큼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평가기준은 모호하다. 현대 사회에서 그것에 대한 완벽한 평가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그가 졸업 후 돈을 잘 버는 가에 있다. 행복하냐가 아니다. 돈과 명예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부모를 보고 자란 아이들은 부모의 인생과 잘나가는 소위 몇 몇의 인생 베끼기에 여념이 없다. 새로운 패션이나 명품(사실 명품이라는 것은 얼마나 웃긴 것인가. 이 사회에서 그것은 신발이나 옷 구두 핸드백 용도 이상의 가치가 없다. 그것이 그 가격을 받아야 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을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소비를 통해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돈을 벌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돈을 벌지 못하면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진 것처럼 절망한다. 우소박하고 가난하게 살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 돈을 벌려고 모든 시간을 투자하기 보다는 차라리 자발적인 가난을 선택하고 소박하게 사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비싼 집을 사려고 돈을 모으기 위해 일하는 시간만큼, 더 비싼 차를 가지기 위해, 술과 담배를 피우기 위해 더 좋은 음식(사실 비싼 음식보다는 소박하고 검소한 식단이 건강에 좋다)을 먹기 위해 일하는 동안 그 시간을 자연과 산책하고 책을 읽고 아이와 대화하고 가족과 소풍을 가거나 할 수 있다. 이런 선택을 얼마든지 가능하다.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비싼 아파트 보다는 스스로 집을 짓고 도시의 화려한 네온싸인보다는 은빛을 빛나며 흘러가는 강물과 산과 들에서 자연과 호흡하는 것을 선택 할 수 있다.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가기보다는 도시락을 가지고 아이들과 들판에서 뛰어 놀고 함께 집에서 준비한 도시락을 먹는다고 해서 결코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보다 덜 행복하거나 아이들이 멍청해지지 않는다. 진정한 발견이 있는 여행은 새로운 장소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찾아가는 것이다. – 마르셀 프루스트 인생의 디자인은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다. 오직 잘 짜여진 각본처럼 사회가 원하는 인재가 되어 그 용도를 다하고 은퇴하면 그 때부터는 연금생활자가 되어 자유롭게 평화롭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벗어 던지고, 지금부터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평화와 자유 그리고 행복한 삶을 살면 된다. "인생은, 누구나 스스로 값지다고 여기는 것들을 찾아나서는 대단한 보물찾기 같은 것이 될 수 있다. 돈, 명예, 승리와 같이 우리가 찾은 것들의 공급이 제한되어 있다면 그만큼의 투쟁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지혜, 건강, 기술처럼 우리가 찾는 보물이 무한히 샘솟을 수 있는 것이라면, 또는 사랑, 우정, 정의처럼 남들을 돕는 보물이라면, 이미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동참하고 있는 셈이다." - 본문 중에서 인간은 태어나면 누구나 죽는다. 하지만 가끔 사람들은 자신이 영원히 살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은 자꾸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는 결정을 한다. 하지만 지금 행복을 위한 결정을 한다고 해도 미래의 행복이 포기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것 같다. 우리는 생각을 바꾸면 새로운 삶은 스스로 디자인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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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2-03-02
  • 사라져 가는 겨울놀이
    사라져 가는 엄천강의 놀이 자연에서 이제 볼수 없는 풍경이 되었다
    • 이야기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2-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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