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숲샘의 지리산통신 2022-06] 지리산의 강들 또한 지리산이다.

 

겨울 가뭄에 이어 역대급 봄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지리산의 6, 오랜 세월 유장하게 흐르던 지리산의 강들도 가뭄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한때 지리산 댐 건설 논란으로 하마터면 수장될 뻔했던 엄천강 용유담의 거북바위도 배를 수면 위로 드러낸 채 가뭄의 심각성을 눈으로 확인하게 한다. 산은 강을 건너지 않고 강은 산을 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지리산 골골 계곡물들은 북쪽 엄천강과 람천, 동쪽 경호강과 덕천강, 남쪽 섬진강을 지나 바다로 바다로 향한다. 강물은 막힘 없이 흐르고 강가의 모래와 자갈 그리고 온갖 수생식물들이 어울릴 때 비로소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강으로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지리산의 강들에서는 거의 매일 작업 중인 중장비들을 볼 수 있다. 섬진강에서는 그 고운 모래들을 퍼내고 덕천강에서는 강바닥의 자갈들을 실어내고 있는 것이다. 새로 뽑힌 지자체장들이여, 제발 눈앞의 돈 몇 푼 때문에 그 아름다운 강을 파헤치지 마시라. 지리산이 그냥 그대로 있을 때 가장 아름답듯이 지리산의 강들 또한 있는 그대로 구불구불 흐를 때 가장 아름다운 것을...

 

-사족 : 지령 1,000호를 맞은 한국농정신문이 쉼 없이 흐르는 지리산의 강물처럼 1만 호, 10만 호까지 변함없이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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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 경호강의 노을

적벽산 아래로 흐르는 경호강, 저 멀리 지리산의 동쪽 끝자락 웅석봉으로 이어진 달뜨기 능선이 노을로 물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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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 꽃봉산에서 바라본 경호강

산청읍 꽃봉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경호강, 운무에 쌓인 웅석봉을 필자는 한국의 마터호른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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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 덕천강과 구름 속 천왕봉

남명 조식 선생이 말년을 보냈던 산천재에서 바라본 덕천강, 중산리 계곡물과 대원사 계곡물이 만나서 진양호로 향한다. 남쪽에서 바라보는 천왕봉은 구름에 가려 그 모습을 좀처럼 보여주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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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 : 엄천강 용유담

운봉에서 발원한 람천이 실상사를 지나 백무동계곡, 칠선계곡물과 만나 엄천강이 되고 용유담을 이룬다. 그 용유담 가운데서 배까지 드러난 거북바위, 극심한 봄 가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수량이 많아 물에 잠길 땐 용머리처럼 보여 용바위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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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5 : 만수천과 천왕봉

실상사 해탈교에서 바라본 만수천은 바짝 말랐다. 저 멀리 천왕봉은 좌 중봉 우 제석봉을 거느리고 그 모습을 드러냈다. 저 강물이 엄천강, 경호강 지나 남강 댐까지 가서 낙동강으로 사천만으로 흘러가야 하는데 그곳까지 갈 수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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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6 : 구례 서시천

구례읍을 지나 섬진강으로 향하는 서시천, 강둑을 따라 길이 만들어진 지리산 둘레길에서 강물에 비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를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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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7 : 섬진강

화개장터에서 평사리로 향해서 섬진강 길을 걷고 있는 길동무들, 노랗게 핀 큰금계국의 꽃들이 발걸음을 가볍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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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8 : 아픈 섬진강

모래가 많아 다사강이라고 불리는 섬진강, 섬진강의 그 고운 모래를 퍼내서 산성처럼 쌓고는 대형 트럭으로 쉼 없이 실어낸다. 섬진강 재첩이 사라지고 강의 자정 능력이 급속도로 떨어질 것이 분명한데도 지자체는 돈 몇 푼을 위해 언제까지 모래 장사를 이어갈 것인지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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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1

  • 11747
유현숙

지리산과 강들은 슬프도록 아름답네요.
걸어보지 못한 구간이 아직 많은데 죽을때까지 지리산만 돌아도 다 볼 수 있을까 하네요.
사진에 위치 설명이 함께 있어 가봐야겠어요.

마터호른부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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