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15(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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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25년 전의 봄날이었다. 류요선 사진작가는 남원시 운봉읍에서 인원면으로 이어지는 화수리 소석마을 앞의 24번 도로에서 버스를 내렸다. 바래봉을 목표로 소석마을을 경유하여 덕두산 정상으로 올라 산 능선 줄기를 타고 바래봉으로 향하는 등산길을 잡았다. 


소석마을의 어느 집 낮은 돌담 아래 화단에 양귀비가 몇 그루 꽃 피어 있었다. 그 당시 소석마을 집들은 대부분 돌담이었다. 양귀비꽃 사진을 찍고 있는데, 그 집에 사는 할머니가 나와서 박카스를 한 병 건네주었다.  그 집 할아버지는 매우 편찮았다고 한다. 몇 년 후 그 집 앞을 지나갔는데, 그 집은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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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후반에는 지리산 운봉목장과 초원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바래봉의 철쭉꽃을 감상하려고 찾아온 관광객들은 24번 도로변에 정차한 관광버스에서 내려서 운봉목장의 정문을 통과하고, 목장과 초원을 가로질러 바래봉으로 올라갔다. 이때 운봉목장은 면양들이 떠났고 이후에 가축 유전자 시험장이 되었다. 


목장 가운데로 실개천이 흐르고 바래봉으로 올라가는 왼쪽은 소석마을 쪽인데 철조망이 허술한 곳이 있었다. 류요선 사진작가는 운봉목장의 초원에서 독새기풀이라고도 부르는 뚝새풀을 운봉목장 초원의 풍경 사진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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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류요선 : 영국병정지의(꼬마붉은열매지의)]

이 시기에 지리산의 한 산장에 머물던 사진작가 한 분이 선태류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그는 사진 작품 공모전에 선태류라고 출품하기도 했다. 류요선 사진작가는 겨울에 바래봉 능선을 걷다가 눈밭에서 선태류라고 하는 이 돌꽃(?)을 우연히 발견했다. 


그곳은 양떼가 다니던 길의 옆 비탈에 산사태가 조금 생겼고 그곳의 흙 표면에 이 돌꽃들이 있어서 오전에 사진을 찍었다. 능선 반대편에도 이런 꽃들이 있어서 그쪽은 오후에 사진을 찍었다. 그 당시에 사진작가들은 이것을 선태류로서 이끼 종류로 알았다. 그러나 이것은 붉은색의 자실체가 끝에 달린 지의류의 한 종류로서 영국병정지의(꼬마붉은열매지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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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요선 사진작가는 지리산둘레길이 생기기 10여 년 전부터, 훗날 지리산둘레길이 될 산길을 혼자 걸었다. 어느 봄날 남원시 산내면의 실상사에서 출발하여 등구재 고개를 찾아가며 상황마을을 지나 산길을 걸을 때였다. 그늘진 산기슭의 한 무덤 벌안에 붓꽃이 피어있었다. 그 무덤은 후손이 없는지 또는 관리를 안 하는지 봉분에도 풀이 무성하였다. 해 질 무렵 무덤가에 무리지어 핀 아름다운 붓꽃을 사진에 담으며 마음은 쓸쓸하기도 하였다. 


경남 함양군 삼정산의 삼불주암을 찾아가는 산길은 이웃하는 여러 암자를 차례로 답사할 수 있는 지리산 암자 순례길 코스에 속한다. 이 삼정산 자락의 한 골짜기는 견성골이라고 하는데, 까마귀나 까치도 불경을 외우며 날아간다고 한다. 류요선 사진작가는 남원시 산내면 실상사에서부터 걸어서 삼불주암을 찾아갔다. 


삼불주암은 산 아래 마을에서 2시간은 걸어야 도착할 거리의 산속에 있다.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는 한적한 곳에 자리한 비구니 참선 도량이었다. 이 사찰 뜨락을 지나 정갈한 텃밭에는 금낭화가 군락을 이루고 피어 있었다. 금낭화 군락을 사진에 담은 지 20여 년 후 이 사찰은 비구의 도량이 되었다. 지금도 금낭화가 봄날에 피어나는지 삼불주암을 다시 찾아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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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요선 작가의 지리산 사진 이야기 [첫째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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